25 상하이(4) - 금무대하(진마오다사)빌딩(88층)
난징똥루 다음역인 루지아주이역에서 내렸다. 이곳은 푸동지구로 건너편 와이탄의 고대
건축물과 잘 어우러진 현대식 건물이 즐비하다. 우선 점심을 먹기로하고 역 바로 앞에 있는
컨더지(KFC)에 갔다. 앞서도 얘기했지만 KFC는 교통이 편리한 곳에 있고 낯익기 때문에
웬만한 도시에서는 이용하기가 가장 편하다.
황푸강을 두고 어제 밤에는 와이탄쪽에서 동방명주 타워를 보았고, 지금은 강을 건너와
푸동지구에 내가 서 있다. 육교로 올라가니 밤의 화려한 옷을 벗은 맨살의 동방명주탑이
우뚝 서 있고 왼쪽으로는 빽빽한 빌딩중에 88층인 금무대하 빌딩이 그 위용을 자랑하고 있
다. 나는 동방명주탑을 오를 것인가 아니면 금무대하를 오를 것인가를 놓고 잠간 생각했
다. 안내 책자를 보니 동방밍주의 전체 길이는 468M이지만 제일 높은 전망대(모두 세곳임)
가 350M지점에 있고, 금무대하의 전망대는 400M가 넘는 지점에 있다고 한다. 그래서 상해를
조금이라도 더 잘 보려면 금무대하에 오르는 것이 좋다고 했다. 요금도 동방명주는 135元이
고 이 쪽은 88元이란다.
금무대하는 420M(봉방명주보다 48M낮음)로 미국 시카고 설계회사의 작품이다. 1-52층
은 사무실, 53-87층은 하얏트 호텔의 객실로 이용한다. 전망대는 88층에 있다.(동방명주탑
보다 50M가 높은 곳) 건축물의 외모도 동방명주는 TV송신탑이기 때문에 철구조물같은 모양
이고 금무대하는 그야말고 아름다운 건물이다.
입장권을 끊는 곳에서 줄을 서 있다가 검색대를 통과하고 안에 까지 들어 갔것만
표를 파는 곳은 따로 있었다. 다시 나와 표파는 곳을 잦아가 표를 사고 다시 검색대를
두번째 통과해서 에레베이터를 탔다. 혼자하는 여행이기에 이런 실수는 당연한 것이라
생각하니 마음이 편했다. 이는 또한 내 몸으로 직접 부딫치면서 배우고 있는 것이다.
88초만에 88층 전망대에 도착했다. 88층이어서 88초로 맟우어 놓았는지 모르겠다. 전망
대에 내려 천천히 한바퀴를 돌며 88층의 아래를 내려 보니 아주 장관이었다. 몇분 후에 에
레베이터앞으로 모이라는 지시도 없다. 넉넉히 천천히 사진을 찍으며 아래를 내려다 보았다.
꺼꾸로 보이는 빌딩,고층 아파트, 도심 한복판을 흐르는 황푸강 모두가 한 눈에 들어왔다.
미국의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 파리의 에펠탑을 올랐다. 미국의 록키 산, 스위스의 몽
불랑, 백두산, 한라산을 오르면서 그때마다 정상은 흥분을 자아냈고, 그 오름의 기쁨은 컷
다. 그래서 인간은 정상정복의 본능이 있는가 보다, 사람이 만들어 논 건축의 일정한 공간
에 기계를 이용해서 오른다는 것은 진정한 오름은 아니지만 어쨌던 높은 곳에 올라 저 밑의
보잘 것 없이 작아진 물체들을 보며 겸손함을 배우는 것은 참으로 귀중한 경험이라 할 수
있다
금무대하 빌딩에서 나와 나는 육교로 올라가 작은 쉼터에서 잠시 휴식을 취했다. 해가
서쪽으로 기울자 날씨도 많이 시원해 졌다.다른 사람도 좀 넓은 의자에 누어 있기에 나도
편안히 누웠다. 사람은 많지 않고 내 옆에는 아기를 데리고 온 남성 둘 밖에 없어서 누운
것이다. 그런데 5분도 채 안되어 공익근무원(한국식의 내 표현)으로 보이는 청년이 와서
일어 나라했다. 중국에서는 공공장소에서 누우면 안 된다. 심지어는 버스터미널 의자에서
배낭에 몸을 비스듬이 기대는 것도 안 된다. 앞의 경우는 미관을 생각해서 눕지 못하게
하는 것 같고, 후자의 경우는 배낭에 기댔다가 깜박 잠이들어 버스를 놓지지 말라고 그런
가 보다.(이 것도 내가 체험한 것이다) 어쨌던 한국이나 다른 나라에서는 경험하지 못하는
경험을 했다. 개성에 갔을 때 점심을 먹고 길가의 나무그늘 돌의자에서 남쪽에서 간 한
남성이 발가락 사이가 가려웠든지 양말을 벗고 발가락 사이를 비비고 양말을 털으니까 앞
에있던 감시원 사내가 심하게 그를 나무라는 모습을 보았다. 좋은 의미이지만 이렇게 통제
하는 것도 그 사회의 통념이되어 있으니 그 통제를 따르는 것이 마땅하다 하겠다.
오늘은 바쁘지 않게 실컷 놀았다고 표현해도 될 것 같다. 저녁은 중국식 컨더지에서
먹고, 날이 어두어지자 다시한번 아름 다운 야경에 빠져 든다. 어제는 와이탄 공원
위의 강변에서 지금은 반대편 육교위에서 상하이의 밤을 맞는다. 이 육교위에도 건너편과
같이 사람들이 물밀듯 모여든다. 일년 열두달 하루도 빼 놓지 않고 세계의 사람들과, 그
많은 중국사람들이 이렇게 북적 댈 것이다. 아름다운 옛 건축물들과 반대편의 마천루 같은
빌딩들, 그리고 그 사이를 흐르는 강이 묘한 어울림이 되어 낮엔 무역과 상업도시로, 밤엔
휘황찬란한 요정도시로 변하기에 이 곳은 밤 낮이 없는 세계인의 도시가 되었다. 여기서는
1년에 관광객 몇 00000명 유치계획 같은 것은 무의미 할 것 같다. 오지 말라고 해도 몰려
들 것이니 말이다.
오늘도 전철과 오토바이 인력거로 무사히 밤 10시 30분쯤 민박집에 도착했다. 샤워를
하고 편안히 침대에 누었다. 여러 곳은 못 갔지만 상해에서 먹고 놀았으니 이보다 더 큰
즐거움이 또 있을가?
전철을 탈때도 이런 검색대를 통과해야된다
지하철 역
중국을 볼 수 있는 바로미터다
"중국어를 배울 생각이 안 드십니까?"
밤이 되면 이 원형 육교위로
세계인이 몰려온다
이 빌딩이 내가 오른
88층 금무대하다.
에레베이터 속도 계산기
88초가 표시되었다.
놀면서 쉬면서 ㅠㅠ
첫댓글 장영희 교수는 말하길,
내가 살아보니까 정말이지 명품 핸드백을 들고 다니든, 비닐 봉지를 들고 다니든 중요한 것은
그 내용물인 것이다. 명품 핸드백에도 시시한 잡동사니가 가득 들어있을 수 있고, 비닐 봉지에도
금덩어리가 담겨있을 수 있다고...비록 외적으로 보이는 것들이 행복의 척도는 아니겠지만 그 대단한
위용앞에 주눅들지 않을수 없군요. 참으로 대단합니다. 특히 단조로이 높게만 올린 건물이 아니라
현대적인 디자인이 가미된...발전해가는 상해의 모습을 담아온 사진을 통해서 느껴보았습니다. 특히
금방이라도 풍겨오는 냄새에 코를 부여 잡아야 할 것 같은 발가락 조형 까지...ㅎ
"금방이라도 풍겨오는 냄새에 코를 부여 잡아야 할 것 같은 발가락 조형 까지...ㅎ"
아차! 내가 실수했나. 냄새까지 풍겼으니 ㅋㅋㅋ"
엄청납니다.
여의도 거리보다 더 찬란해보이는 군요.
발품을 팔다보니 선배님 오른쪽 엄지발가락이 사알짝 살결을 내밀었네요. ㅎ
너무 자세히보면 안됨... 다 들어나니 ㅋㅋ
엄청나게 높고멋있는건물들이 많네요.
시골이나 산골같은 것만 생각했던 중국이 하루하루 다르게 발전하는게 실감납니다.
건물앞에서 찍으신 사진에 등산화가 다소 어울리진 않지만
건강하시고 밝게 웃으시는 모습에서 여유로움이 보이는듯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