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시는 왜 쓰는가?/바보천사 김영

[검은고양이]

 
 

                 시는 왜 쓰는가?

                                          글/김 영


시는 왜 쓰는가?
어느날 갑자기 누군가 당신에게 묻는다면 
시를 쓰는 펜을 들고 당신은 무어라 답 할것인가?
스스로 에게도 물어 본 적 있는가?  시는 왜 쓰느냐고?

나는 이 답을 존경하는 김구 先生님의 글 '나의 소원' 에서 얻었다.
["네 소원이 무엇이냐?" 하고 하나님이 물으시면, 나는 서슴지 않고 
"내 소원은 대한 독립이오" 하고, 대답할 것이다.]       
라고 시작되는 그의 문장 3단원에 이런 글이 있다.

[나는 우리나라가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나라가 되기를 원한다. 
가장 부강한 나라가 되기를 원하는 것은 아니다. 
내가 남의 침략에 가슴이 아팠으니, 내 나라가 남을 침략하는 것을 원치 아니한다. 
우리의 부력(富力)은 우리의 생활을 풍족히 할 만하고, 
우리의 강력(强力)은 남의 침략을 막을 만하면 족하다. 
오직 한없이 가지고 싶은 것은 높은 문화의 힘이다. 
문화의 힘은 우리 자신을 행복되게 하고, 나아가서 남에게 행복을 주겠기 때문이다. 
지금 인류에게 부족한 것은 무력도 아니오, 경제력도 아니다. 
자연과학의 힘은 아무리 많아도 좋으나, 인류 전체로 보면 현재의 자연과학만 가지고도 
편안히 살아가기에 넉넉하다.
인류가 현재에 불행한 근본 이유는 
인의(仁義)가 부족하고, 자비가 부족하고, 사랑이 부족한 때문이다.]

나는 이 글을 어린 나이에 공부 하면서 어찌 민족의 지도자가 광개토 같은 고구려의 
기상을 말하지 아니하고 패배주의적이고 감상적이기 까지 하냐고 비판한 적이 있었다.
그러나 불혹과 지천명의 사이에 선 지금 나는 이 글의 깊은 뜻에 한없이 고개 숙인다.

개인적으로라도 잘 사는 게 무엇이냐? 
'잘 먹고, 잘 입고, 남을 짓밟고 내 멋대로 권력을 휘두를 수 있다면 그것이 잘 사는 것이냐?'
국가적으로라도 잘 사는 나라가 무엇이냐?
'물질이 풍부하고 힘이 남아서 다른나라를 지배하고 복종케 하는 것이 잘 사는 나라인가?'
오늘날 누구라고 말할 것도 없고 어느 나라라고 말할 것도 없이 우리가 익히 안다.
미국의 국민이 행복한가, 베네룩스의 국민이 행복한가, 물어 볼 필요도 없다.

나는 감히 김구 先生님의 혜안에 다시 한번 감탄하고 나의 어리석음에 한 없이 부끄러워 한다.
"한 없이 가지고 싶은 문화의 힘 !
 그것은 우리 자신을 행복되게 하고, 나아가서 남에게 행복을 주겠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이 얼마나 멋지고 심오한 표현이랴 !
'세계는 하나라느니, 글로벌 이라느니' 그런 말이 무에 필요하냐 ?
내가 행복해져서 너 까지 행복해지는....그것은 종교가 추구하는 궁극의 그것 아니던가?
소위 문화적 충돌이라 해서 피를 부르는 오늘날의 그 한심한 종교가 아닌......

각설하고, 시는 왜 쓰는가?
이는 다른 표현으로 왜 사는가? 라는 물음과 무엇이 다르겠는가?
사는 것이 먹고 입는 것이 전부라 말하는 사람이 있다면 더 이상 할 얘기가 없겠지만, 
먹고 입는 일 다음에 또 詩가 전부도 아니겠지만, 
그러나 詩는, 
인류의 언어를 아름답게 표현하여 세상을 빛나게 하는 가장 상위의 문화 아니냐?
그 문화가 나를 살찌게 하고 나아가 이웃을 행복하게 한다면 이 얼마나 멋있는 일이냐?

그러므로 詩쓰는 이들이여,
그대 마음을 보석처럼 닦을지라.
그 보석 같은 마음에서 오색실을 뽑아 내어 이 세상을 무지개로 수놓아 보자 !
병들고 아픈 가슴들을 솜털처럼 따스히 감싸 않아 보자 !
그런 연후에야 우리의 눈앞에 더불어 사는 진정한 파라다이스가 펼쳐 지리니
감히 우리가 말하기를,
神이 우리를 만들었고 우리가 詩를 지었도다!

mmmmmmmmmmmmmmmmmmmmmmmmmmmmmmmmmmmmmmmmmmmmmm

 시작(詩作)

                         詩: 김 영


무엇을 담을까?
나의 詩에는

'장미꽃 가득한
 향기로운 꽃병
 산해진미 수북한
 궁중의 접시'

물레에 앉은
도공(陶工)의 번민인 양

단단한 항아리에
꽃을 새기는
꽃보다 더 고운
그대 새기는

상감의 칼질
그 아린 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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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상감 [象嵌]  
  금속 ·도토(陶土) ·목재 등의 소지(素地) 표면에 여러 무늬를 새겨서 그 속에
  같은 모양의 금 ·은 · 보석 ·뼈 ·자개 등 다른 재료를 박아넣는 공예기법. 
 
@인터넷 카페'교산문학관'에서 보냅니다.
   김영 시인은 2008년도 '해양문학상 수상자'이기도 한 분이지요.
   좋은 글이기에 전체메일로 보냅니다.
   문우님들께서는  새봄에 희망의 날개 활짜펴고 날아보세요.
              카페지기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