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7월 강원도 홍천군 내면 광원리 내린천 천렵.
1.일시: 2020년 7월 24일 금요일~ 25일 토요일.
2.참가인원: 바람, 딱선생, 그윽한 미소 그리고 나.
3.날씨:비비비비비비비비비비비비비비!
출발
매년 하는 천렵을 올해도 빠질 수 없어 서로 일정을 조율하여 날짜를 골라 골라 잡았다. 그러나 골라 잡은 날짜가 장마의 한복판이다. 앞 뒤 사방이 다 장마다.
전날까지 줄기차게 내리는데, 이걸 본 마누라 왈 "무슨 청승으로 이 비에 내일 천렵을 간다고 그래!" 하며 천렵을 연기하자는전화가 분명 올 것이라고 단언했다. 그러나 내가 마누라랑 산 시간보다, '그윽한 미소' 와 친구로 지낸 시간이 훨 많은데 내가그를 모르겠는가!
한번 약속을 하면 금과옥조로 여기는 인간 아닌가! 마누라의 기대는 있을 수 없는 일이다. 해서 준비물들을 바리 바리 싸는데, 창 밖으로 비는 계속해서 매롱 매롱 나를 놀리며 오고 있었다.
아침 일찍 서둘러 '그윽한 미소' 집으로 향하는데 상수역에 내리자 마자 아래에서 급하다는 신호를 보내고 있었다.
나의 인생 신조중 하나가 생리 현상은 절대 참지 말자이다. 절집에 가면 해우소가 있다 쉽게 말해 똥간이다. 왜 해우소라 칭하겠는가. 우리 인생에서 가장 급박하고, 근심중의 근심이 생리 현상 아닌가!
천당과 지옥 차이가 여기서 나오는데, 굳이 왜 지옥에서 살겠는가 말이다. 참으면 지옥, 싸면 천국이다.
해서 천국에서 살기 위해 생리 현상을 해결하느라 약속 시간 10분이 늦었다.
'딱선생' 의 차로 이동하는데, 강변 도로가 잠깐 막히니, 그윽한 미소' 가 일성을 날리는 것이 아닌가! 십분 상간에 이곳은 이렇게 막힌다고...
이런 쓰벌! 다시 지옥으로 떨어지는 순간이다.
서종 면사무소에 도착하니 똥 마려운 강아지 모냥 헐레벌떡 자기 차를 '딱선생' 에게 맡기며 급하다는 '바람'이다.
요즈음 주식에 빠져 똥 오줌 못가리는데, 살 타임잉인지 팔 타임잉인지 알 수가 없다.
'바람' 은 오대산 내고향 팬션에 오는 중에도 주식을 팔고 샀는지, 순간적으로 돈으로 내상을 입었는가 보다.
오대산 내고향 팬션에 도착하니 비는 계속해서 추절이 추절이 내리고 있다.
휴게소에서 아침 우동을 먹고 커피를 마시는 짬에도 정신줄을 놓고 있는 '바람'.
뒤로 '딱선생'의 훤한 속알 머리가 보인다.
비도 추절이 내리고 점심을 먹어야 하는데, 마침 '딱선생' 이 비 올 것을 대비하여 부침개 재료를 만들어 가지고 왔다.
꽤나 많은 양인데 그걸 다 먹었다.
부침개를 공중에 날려, 부침개 뒤집는 신공을 보여줬더니 나보고 부치란다.
그래서 신공은 아무때나 보여주는게 아닌가 보다.
근 삼십년이 다된 판초 우의를 쓰고 있는 '딱선생'.
오히려 더 젖었다며 궁시렁 궁시렁 거린다.
팬션을 나올 때 이 판초우의는 용도 폐기했다.
물살이 장난이 아니라 봉돌을 엄청 무거운 것으로 했는데도 바닥에 가라앉지를 않는다.
그래도 좋아 죽는다.
족대질이며, 낚시질이며, 어항도 내가 보기에는 다 꽝이다.
작전상 팬션으로 후퇴하여 맥주로 입가심.
아무것도 잡은 것이 없어 오대산 팬션에서 두부 부침과 두부 전골을 먹었다.
밑반찬들이 도시에서는 먹을 수 없는 것들로 색다르고 맛이 있다.
저녁 동영상!
저녁을 먹고 숙소로 들어오니, 돈으로 내상을 입은 상태에서 음식을 먹은 것이 급체했는지 '바람' 이 비실 비실거린다.
지압을 해주니 조금 나아졌다고 하는데 쳇기가 아직 조금 남아 있다.
창밖으로 여명이 어슴푸레 들어오고, 마치 명상하는 고수의 포스가 느껴지는 장면이다.
'딱선생' 은 옆모습이 명상하는 간디 모습과 흡사하다.
내가 가져 온 불루투스 스피커를 가운데 두고, 서로 듣고싶은 음악이랑 시를 불러내 감상 중이다.
'바람' 은 내상으로 몸져 누워있다.
취침중!
내린천이 지랄을 하고 있다. 미쳤는가 보다.
어항을 놓으면 꽝치는 법은 없는데 오늘은 다 꽝이다.
여기서 열목어의 열자도 보지 못했다.
원추천인국.
얘도 고향이 북아메리카다.
꽃말은 영원한 행복!
인디안들이 뱀에 물렸을 때 찧어 붙였다고 한다.
부은 곳 농창에 주로 쓰인다니 해독 작용이 뛰어난가 보다.
자주닭개비.
꽃말은 외로운 추억, 사랑할 수 없습니다, 짦은 추억, 협력, 즐거움이라는데, 원산지는 북아메리카라고 한다.
안토시아닌 성분이 함유되어 있고 당뇨병에 혈당 강하작용을 하며 종기를 삭혀주고 해독 작용도 있다.
아침 상으로 물고기를 한마리도 못잡아 초근 목피중...
허연 김치 국물에 생선(멸치 꽁다리)몇마리 넣었는데, 국물에 무슨 짓을 했는지 그런대로 먹을만 했다.
학명은 미유기 우리말로는 산메기.
이놈들 아니었으면 천렵 인생에서 최초로 꽝을 칠 뻔 했다!
참 귀여운 인상이여!
올망 졸망 생긴 것이, 자연의 신비 아니고 뭐겠는가!
두마리 잡고 좋아 죽는 '그윽한 미소'!
비가 그칠 것 같지 않고 더 이상 해봐야 무의미할 것 같아 조금 이른 시간에 오대산팬션을 체크아웃하고 홍천으로 출발했다.
비린내를 맡기 위해 홍천의 매운탕 집으로 왔다.
미꾸라지 튀김.
어항에 든 고기로 튀김을 해먹으려는 우리의 열망을 이 미꾸라지가 매꿔주었다.
점심 동영상.
빠가 메기 등, 역시 잡고기 매운탕이 최고여!
자세 죽이는 산체스 김.
깊은 내상이 나의 특별한 치료로 씻은 듯이 난 '바람' 의 스트로그 자세.
이 좋은 자세로 첫판을 먹었는데, 이후 세판을 내리 진 그윽한 미소, 바람, 딱선생.
내가 세판을 연속 먹는 바람에 알수를 하나를 더 올리니 이후의 게임 결과는 아무도 모른다.
보통 당구 수 올리고 나면 징크스로 헤매기 일쑤다.
딴 돈으로 저녁을 먹으러 서종면으로 출발하여...
서종면에서 유명하다는 시래기 명태 코다리찜 집으로 왔다.
그래서 시래기 명태코다리 찜 정식 2인분, 시래기 쭈꾸미 볶음 정식 2인분을 시켰다.
그 짬을 이용하여 잠을 자고 있는 '딱선생'.
어제 밤에 뭐 했어?
사진을 보니 정식 명칭이 '시래기밥 명태 코다리찜 정식' 이다. 이름이 길어서 그런지 맛은 괜찮은 편인데, 나는 이겨서 웬만하면 맛이 있을 터인데, 얘덜은 입이 쓸터 인데도 불구하고 맛있게 잘 먹는다.
이겨서가 아니라 간만에 먹는 시래기가 정말 맛있다.
식곤증으로 계속해서 자고 있는 '딱선생'.
식당 앞에서 커피로 일과를 마무리하고 있다.
웃음을 되찾은 '바람'이 살아난 것이 다행중 다행이다.
고기는 잡지 못했으나 내린천의 미친 풍광과, 빗속에서 먹은 부침개랑, 어두운 저녁 모여 앉아 들었던 음악들이, 뒷가에 쟁쟁하다.
나의 집 도착 12시 30분.
첫댓글 비가오면 비가되어 놀고 물이 불면 물이되어 놀면 되는게지..
추억의 한페이지..행복했다..
너도 고기 못 잡느라 고생했다.
살생을 싫어해 안잡은 거 다 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