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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지 제4권 91, 1831독, 「정신게」의 구성
이번 편지의 ‘정토소식’은 야나기 무네요시(柳宗悅) 선생님의 (개정증보판)나무아미타불(조계종출판사)이 나왔다는 뉴스입니다.
2007년부터 번역을 시작해서 마침내 2017년에 초판이 나왔습니다. 그로부터 약 9년이 또 지났습니다. 그 사이에 오역과 오류, 오해가 많다는 점을 발견하고 수정의 기회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마침 출판사에서도 저의 뜻을 받아들여서, 개정증보판을 만들자는 데 합의를 했습니다.
지난 해 여름 방학 때 집중해서 작업을 했고, 마침내 책이 나오게 된 것입니다. 이미 개정증보판을 구입해서 읽으신 분들이나, 읽고 계신 분들도 계실 것입니다.
저희 ‘정토장학회’에서도 법보시를 행하고 있습니다. ‘정토장학회’에 대해서는 처음 말씀드립니다. 작년에 제가 은퇴를 하면서 만든 ‘작은 장학회’입니다. 정토불교를 선양할 인재양성, 정토문헌학회 지원, 그리고 정토문헌의 법보시를 주된 사업으로 설정하여, 저의 뜻에 공감하는 분들이 십시일반(十匙一飯)으로 희사(喜捨)해 주시는 후원금을 모아서 조금씩 일을 해왔습니다. 그 기금에서 나무아미타불을 700권정도 법보시할 생각입니다. 현재까지 이미 300권을 배포하였으며, 다음 주 초까지는 다시 300권을 배포합니다. 그 뒤에 100권 정도를 더 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계속 주소를 확인하여 우송하고 있습니다. 또 직접 뵙고 전달하기도 합니다. 아직 못 받으신 분들께서는 좀 기다려 주시거나, 연락을 주시면 차근차근 배송하고자 합니다.
이 기회에 그동안 ‘정토장학회’에 후원금을 보내주신 여러분들께 김이 감사인사를 드립니다.
오늘 공부할 일본어는 ‘세’입니다. ‘せ’라고 씁니다. 한자의 ‘세(世)’와 비슷하게 보입니다. ‘세계(世界)’라는 말은 ‘세카이’라고 읽는데, ‘せかい’라고 씁니다. ‘세간(世間)’은 ‘세켄’이라 읽는데, ‘せけん’이라고 씁니다. ‘쿠세’라는 말이 있습니다. ‘くせ’인데, 한자로는 ‘癖(버릇 벽)’이라고 하는 것을 ‘쿠세’라고 읽습니다. 2012년에 제가 시코쿠 순례를 일본 사람들과 함께 한 적이 있습니다. 처음 만난 일본사람들과 한 방에서 잤는데, 시코쿠 순례를 네 번째 한다는 어떤 분에게 제가 물었습니다. 4번이나 했는데, 왜 또 왔느냐? 이런 식으로 물었더니, 그 대답이 ‘쿠세데스’(버릇입니다.)라고 한 것이 기억납니다.
이제 오랜만에 「정신염불게」를 한번 읽어보겠습니다. 가능하면, 소리 내서 읽어주십시오.
귀명무량수여래(歸命無量壽如來) ⟶ 나무불가사의광(南無不可思議光)
⤦------------------------------------------------------------------------------------------귀경문(歸敬文), 2句, 14字
법장보살인위시(法藏菩薩因位時) ⟶ 재세자재왕불소(在世自在王佛所)
도견제불정토인(都見諸佛浄土因) ⟶ 국토인천지선악(國土人天之善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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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립무상수승원(建立無上殊勝願) ⟶ 초발희유대홍서(超發希有大弘誓)
오겁사유지섭수(五劫思惟之攝受) ⟶ 중서명성문시방(重誓名聲聞十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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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방무량무변광(普放無量無邊光) ⟶ 무애무대광염왕(無碍無對光炎王)
청정환희지혜광(淸淨歡喜智慧光) ⟶ 부단난사무칭광(不斷難思無稱光)
초일월광조진찰(超日月光照塵刹) ⟶ 일체군생몽광조(一切群生蒙光照)
⤦
본원명호정정업(本願名號正定業) ⟶ 지심신요원위인(至心信樂願爲因)
성등각증대열반(成等覺證大涅槃) ⟶ 필지멸도원성취(必至滅度願成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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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래소이흥출세(如來所以興出世) ⟶ 유설미타본원해(唯說彌陀本願海)
오탁악시군생해(五濁悪時群生海) ⟶ 응신여래여실언(應信如來如實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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능발일념희애심(能發一念喜愛心) ⟶ 부단번뇌득열반(不斷煩惱得涅槃)
범성역방제회입(凡聖逆謗齊回入) ⟶ 여중수입해일미(如衆水入海一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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섭취심광상조호(攝取心光常照護) ⟶ 이능수파무명암(已能雖破無明闇)
탐애진증지운무(貪愛瞋憎之雲霧) ⟶ 상부진실신심천(常覆眞實信心天)
비여일광부운무(譬如日光覆雲霧) ⟶ 운무지하명무암(雲霧之下明無闇)
⤦
획신견경대경희(獲信見敬大慶喜) ⟶ 즉횡초절오악취(卽橫超截五惡趣)
⤦
일체선악범부인(一切善惡凡夫人) ⟶ 문신여래홍서원(聞信如來弘誓願)
불언광대승해자(佛言廣大勝解者) ⟶ 시인명분타리화(是人名分陀利華)
⤦
미타불본원염불(彌陀佛本願念佛) ⟶ 사견교만악중생(邪見憍慢悪衆生)
신요수지심이난(信樂受持甚以難) ⟶ 난중지난무과사(難中之難無過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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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경단(依經段), 42句 294字, 경전을 의지한 아미타부처님의 말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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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서천지론가(印度西天之論家) ⟶ 중하일역지고승(中夏日域之高僧)
현대성흥세정의(顯大聖興世正意) ⟶ 명여래본서응기(明如來本誓應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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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가여래능가산(釋迦如來楞伽山) ⟶ 위중고명남천축(爲衆告命南天竺)
용수대사출어세(龍樹大士出於世) ⟶ 실능최파유무견(悉能摧破有無見)
⤦
선설대승무상법(宣説大乘無上法) ⟶ 증환희지생안락(證歡喜地生安樂)
현시난행육로고(顯示難行陸路苦) ⟶ 신요이행수도락(信樂易行水道樂)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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억념미타불본원(憶念彌陀佛本願) ⟶ 자연즉시입필정(自然卽時入必定)
유능상칭여래호(唯能常稱如來號) ⟶ 응보대비홍서은(應報大悲弘誓恩)
⤦
천친보살조론설(天親菩薩造論說) ⟶ 귀명무애광여래(歸命無碍光如來)
의수다라현진실(依修多羅顯眞實) ⟶ 광천횡초대서원(光闡橫超大誓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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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유본원력회향(廣由本願力廻向) ⟶ 위도군생창일심(爲度群生彰一心)
귀입공덕대보해(歸入功德大寶海) ⟶ 필획입대회중수(必獲入大會衆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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득지연화장세계(得至蓮華藏世界) ⟶ 즉증진여법성신(卽證眞如法性身)
유번뇌림현신통(遊煩惱林現神通) ⟶ 입생사원시응화(入生死園示應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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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사담란양천자(本師曇鸞梁天子) ⟶ 상향란처보살례(常向鸞處菩薩禮)
삼장류지수정교(三藏流支授淨教) ⟶ 분소선경귀락방(焚燒仙經歸樂邦)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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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친보살론주해(天親菩薩論註解) ⟶ 보토인과현서원(報土因果顯誓願)
왕환회향유타력(往還廻向由他力) ⟶ 정정지인유신심(正定之因唯信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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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염범부신심발(惑染凡夫信心發) ⟶ 증지생사즉열반(證知生死卽涅槃)
필지무량광명토(必至無量光明土) ⟶ 제유중생개보화(諸有衆生皆普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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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작결성도난증(道綽決聖道難證) ⟶ 유명정토가통입(唯明浄土可通入)
만선자력폄근수(萬善自力貶勤修) ⟶ 원만덕호권전칭(圓滿德號勸專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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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불삼신회은근(三不三信誨慇懃) ⟶ 상말법멸동비인(像末法滅同悲引)
일생조악치홍서(一生造悪値弘誓) ⟶ 지안양계증묘과(至安養界證妙果)
⤦
선도독명불정의(善導獨明佛正意) ⟶ 긍애정산여역악(矜哀定散與逆惡)
광명명호현인연(光明名號顯因緣) ⟶ 개입본원대지혜(開入本願大智慧)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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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자정수금강심(行者正受金剛心) ⟶ 경희일념상응후(慶喜一念相應後)
여위제등획삼인(與韋提等獲三忍) ⟶ 즉증법성지상락(卽證法性之常樂)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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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신광개일대교(源信廣開一代教) ⟶ 편귀안양권일체(偏歸安養勸一切)
전잡집심판천심(專雜執心判淺深) ⟶ 보화이토정변립(普化二土正弁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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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중악인유칭불(極重惡人唯稱佛) ⟶ 아역재피섭취중(我亦在彼攝取中)
번뇌장안수불견(煩惱障眼雖不見) ⟶ 대비무권상조아(大悲無倦常照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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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사원공명불교(本師源空明佛敎) ⟶ 연민선악범부인(憐愍善惡凡夫人)
진종교증흥편주(眞宗教證興片州) ⟶ 선택본원홍악세(選擇本願弘惡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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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래생사륜전가(還來生死輪轉家) ⟶ 결이의정위소지(決以疑情爲所止)
속입적정무위락(速入寂靜無爲樂) ⟶ 필이신심위능입(必以信心爲能入)
⤦
홍경대사종사등(弘經大士宗師等) ⟶ 증제무변극탁악(拯濟無邊極濁悪)
도속시중공동심(道俗時衆共同心) ⟶ 유가신사고승설(唯可信斯高僧說)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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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석단(依釋段), 76句, 532字, 인도・중국・일본의 일곱 조사(祖師)스님
/ 7조사에 대한 주석 부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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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행신증』 제2권)
「정신게」를 어떤 한 글자를 실마리로 삼아서, 그 글자가 들어가는 구절의 문맥을 파악하고 뜻을 살피는 편지를 드렸습니다. 이제 「정신게」 편지도 마무리할 때가 되었습니다. 그래서 이번 91번째 편지에는 「정신게」 전체를 어떻게 볼 수 있는가, 그 내용 구성에 대해서 어떻게 분별해서 이해할 수 있는지를 살펴보고자 합니다.
전통적으로 그러한 방법을 ‘과목(科目) 나누기’라고 합니다. 분과(分科), 혹은 과분(科分)이라고도 말합니다. 하나의 텍스트를 세부적으로 살피면서도, 전체와의 연관을 고려하는 것입니다. 말하자면 종합과 분석을 함께 하는 것이지요.
일본에서 「정신게」를 나누는 방법은 대개 크게 둘로 나누어 왔습니다. ‘귀명무량수여래’부터 ‘난중지난무과사’까지를 한 덩어리로 보고, 그 뒤에 ‘인도서천지론가’부터 ‘유가신사고승설’까지를 한 덩어리로 보는 관점입니다. 이렇게 둘로 나누기에 이분설(二分說)이라 할 수 있습니다. 둘 중에, 전자는 신란스님이 경전에 의지한 것이라 해서 ‘의경단(依經段)’이라 말하며, 후자는 7고승들의 주석서에 의지한 것이라 해서 ‘의석단(依釋段)’이라 합니다. 과목 나누기를 할 때는 도표를 제시하는 것이 일목요연하게 됩니다. 이런 이분설을 도표로 정리해 봅니다.
┌ 의경단 : 귀명무량수여래 – 난중지난무과사
└ 의석단 : 인도서천지론가 – 유가신사고승설
일본에서 이렇게 구분하는 것은, 최초로는 존가쿠(存覺)까지 거슬러 올라갑니다. 이 분은 신란스님 이후 정토진종에서 저술을 가장 많이 한 분으로 유명합니다. 물론 나무아미타불에서도 이 분의 정토진요초(淨土眞要鈔)라는 책이 인용되고 있습니다만, 실제로 주저는 육요초(六要鈔)라는 책입니다. 이는 6권입니다. 신란스님의 주저 교행신증(敎行信證)도 6권인데, 바로 그 책의 주석서입니다. 교행신증 전6권에 대한 최초의 주석서가 육요초입니다.
아시다시피, 「정신게」는 교행신증 제2 행권(行卷)의 말미에 나오니까 존가쿠의 육요초 제2권 말미에서 그에 대한 언급이 있을 것입니다. 찾아가 보니, 역시 위에서 소개한 것처럼, 현재 일본의 정토진종 학자들이 「정신게」를 ‘의경단’과 ‘의석단’의 둘로 나누는 것의 근원이 존가쿠에게 있음을 알 수 있었습니다. 다만, ‘의경단’이니 ‘의석단’이니 하는 말은 나오지 않습니다. ‘의경단’ 대신에 “이 게송의 첫 구절(귀명무량수여래 – 인용자)부터 (난중지난 – 인용자)무과사까지는 ( --- ) 대경의 뜻이다’라고 하였습니다. 그리고 “‘인도’ 이하 ( --- )는 총체적으로 세 나라의 조사들이 다함께 정토교의 뜻을 드러낸 것이다”라고 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과목 나누기는 사람에 따라서 다를 수 있습니다. 보는 관점이 다르면, 과목 나누기도 달라지는 것입니다. 저는 존가쿠에게서 시작하는 이분설을 다소 변형시켜서 생각해 본 일이 있습니다. ‘대경의 뜻’과 ‘세 나라의 조사들(=7고승)들이 정토교의 뜻을 드러내는 부분’도 결국은, ‘나무아미타불’이라는 명호에 대한 해석이 아니겠는가 하는 점에서입니다. 이는 일본의 이분설과는 다릅니다. ‘귀명무량수여래 나무불가사의광’이라는 제1구와 제2구를 그저 ‘대경의 뜻’ 내지 ‘의경단’에 집어넣는 것은, 그 의미 내지 위상이 충분히 드러나지 못하는 것 아닌가 하는 점 때문이었습니다. 그 점이 불만이었습니다.
제1구와 제2구를 말한 뒤, 그것을 단순히 하나의 귀경문(歸敬文)으로만 보는 대신에, 물론 그렇기는 하지만, 그 이하의 모든 구절들은 다 귀경문을 해설하는 것으로 보자는 것입니다. 이러한 저의 과목 나누기를 도표로 나타내 보면 다음과 같이 됩니다.
정신게 = 귀경문(귀명무량수여래 나무불가사의광)
┌ 의경단(법장보살인위시 – 난중지난무과사)
└ 의석단(인도서천지론가 – 유가신사고승설)
이런 저의 생각을 논문으로 발표해 본 일이 있습니다. 「신란(親鸞) 정토사상의 몇 가지 특성 - ‘정신염불게’를 중심으로 -」라는 주제로, 불교학보 제95집(2021)에 수록되었습니다. 관심 있으신 분들은 참조할 수 있을 터입니다.
그런데 근래 들어서, 다시 생각해 보게 되는 문제가 하나 있습니다. 흔히 불교의 해석학 전통에서는 과목 나누기를 할 때, 삼분설(三分說)을 많이 취합니다. 서분(序分), 정종분(正宗分), 유통분(流通分)으로 나누는 것입니다. 이를 「정신게」에 적용해 보면, 일단 제1구 ‘귀명무량수여래’와 제2구 ‘나무불가사의광’을 서분으로 보고, 117구 ‘홍경대사종사등’에서부터 제120구 ‘유가신사고승설’까지로 이루어지는 마지막 게송을 유통분으로 보게 합니다. 그리고 그 중간, 즉 제3구부터 제116구까지는 정종분으로 볼 수 있게 합니다. 물론, 그 정종분을 다시 의경단과 의석단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이러한 관점을 도표로 나타내면 다음과 같습니다.
┌ 서분 : 귀명무량수여래, 나무불가사의광
├ 정종분 ┰ 의경단 : 법장보살인위시 – 난중지난무과사
│ ┕ 의석단 : 인도서천지론가 – 필이신심위능입
└ 유통분 : 홍경대사종사등 – 유가신사고승설
문제는 유통분을 이루는 마지막 구절, ‘유가신사고승설’에 있습니다. ‘오직 이러한 고승들의 말씀을 믿을지어다’라는 뜻이기에, 그것의 범위는 ‘인도서천지론가’ 이후부터 ‘필이신심위능입’이라는 부분, 즉 ‘의석단’만을 가리키는 것으로 보이기 때문입니다. 만약 앞부분, 즉 ‘의경단’까지를 포함하는 유통분이었다고 한다면 ‘고승’이라는 말 만으로는 부족할 것입니다. 그 ‘고승’ 대신에 부처와 조사라는 의미의 ‘불조(佛祖)’를 넣어서 ‘유가신사불조설’이라 하든지, 아니면 경전과 어록이라는 의미의 ‘경록’을 넣어서 ‘유가신사경록설’이라고 할 수도 있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그렇게 하지 않았습니다.
이렇게 생각해 보니, ‘귀명무량수여래’부터 ‘난중지난무과사’까지, 그 안에 이미 서분, 정종분, 유통분이 다 있었습니다. 또한 ‘인도서천지론가’에서부터 ‘유가신사고승설’까지도 그 안에 서분, 정종분, 유통분을 다 볼 수 있는 것 아닐까 생각되어졌습니다. 다음과 같이 말입니다.
┌ 대경의 뜻 ┰ 서분 : 귀명무량수여래, 나무불가사의광
│ ├ 정종분 : 법장보살인위시 – 시인명분타리화
│ └ 유통분 : 미타불본원염불 – 난중지난무과사
│
└ 고승들의 뜻 ┬ 서분 : 인도서천지론가 – 명여래본서응기
├ 정종분 : 용수대사출어세 – 필이신심위능입
└ 유통분 : 홍경대사종사등 – 유가신사고승설
결국, 이 도표가 보여주는 것은 애당초 신란스님은 명확하게 ‘대경의 뜻’과 ‘고승들의 뜻’을, 즉 ‘의경단’과 ‘의석단’을 하나의 독립된 덩어리로 생각해서 구성했다는 것입니다. 물론, 그때의 ‘독립’은 서로서로 의지하는 점을 전제로 한 독립입니다. ‘대경의 뜻’은 ‘고승들의 뜻’을 전제하고, ‘고승들의 뜻’ 역시 ‘대경의 뜻’을 전제했을 것입니다. 이렇게 볼 수 있다면, 제가 시도했던 새로운 과목 나누기와 새로운 해석 역시 나름의 의미(새로운 해석의 관점을 제시하는 것)가 없지는 않았습니다만, ‘의경단’과 ‘의석단’으로 나누는 종래의 과목 나누기는 신란스님의 의도를 잘 드러낸 것이라 볼 수 있습니다.
물론, 위 도표에서 ‘정종분’을 다시 조금 더 세분화해서 볼 수 있습니다. ‘고승들의 뜻’은 사실 너무나 쉽습니다. 그것은 7고승의 설이기 때문에 일곱 부분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그러나 ‘대경의 뜻’을 어떤 방식으로 좀 더 세분화할 수 있는가 하는 점은 깊은 연구가 필요해 보입니다. 그 점은 여기서는 더 다룰 수 없습니다. 여러분들 스스로도 한 번 생각해 보시길 바랍니다.
이제 이렇게 전체적인 구성을 미시적으로, 또 거시적으로 한번 살펴주십시오.
다음 편지에는 ‘대경의 뜻’을 우리말로 번역해 보겠습니다. 지금까지 한 번도 온전히 번역하지는 않았습니다. 부분적으로, 그때그때 번역을 제시하기는 했습니다만, 이제 「정신게」 공부를 마침에 즈음하여 우리말 번역을 제시하고자 합니다. 양이 많습니다. 120구이기 때문에, 두 번으로 나누어서 번역하겠습니다.
그럼, 마지막으로 퀴즈 문제를 내겠습니다. 지난 편지 89의 ‘퀴즈’ 정답은 ‘지옥, 아귀, 축생’입니다. 제1원 전문은 “만약 제가 부처가 되어서도, 그 나라에 지옥, 아귀, 축생이 있다면 저는 부처가 되지 않겠습니다”입니다. 오늘 퀴즈는 제4원에서입니다. “만약 제가 부처가 되어서도, 그 나라 중생들의 모양이 같지 않아 ( )가 있다면 저는 부처가 되지 않겠습니다.”에서 ( )에 들어갈 말은 무엇일까요? 제5권을 쓰게 되면, 퀴즈 문제를 내는 책도 바뀔 것입니다. 바로 나무아미타불로 말입니다. 그런 뜻에서라도, 책을 필요로 하시는 분들은 연락주시길 빕니다.
긴 편지 감사합니다. 새해에도 열심히, 건강하게 공부할 수 있기를 빌어봅니다.
감사합니다. 나무아미타불
(2026년 2월 2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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