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www.sisajournal.com/news/articleView.html?idxno=129686
1. 단어정리
* 애증: 사랑과 미움을 아울러 이르는 말
* 반인반수: 반은 인간이고 반은 짐승인 괴물
* 보편타당: 특별하지 않고 사리에 맞아 타당함
2. 기사 정리
: 이 기사는 구미호를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본 기사다. 당시 방영되었던 '구미호 여우누이뎐'이라는 드라마를 통해서 본 구미호에 대한 새로운 해석을 주제로 하고 있다. 구미호가 인간이 되기 위해 갖가지 수단을 겪는 플롯은 자신의 목소리를 낼 수 없었던 여성들의 한을 대변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한 인간이 봉건적인 조선 사회 속에서 한 사람의 아내로의 변신을 강요받고, 갖은 고난을 겪은 후 다시 자유로운 인간으로 되돌아가려 하는 갈망과, 이에 따를 수 밖에 없는 고통을 말하고 있는 것이다. 이에 그치지 않고, 구미호를 현대적으로 해석하여 '계급 격차에 놓인 차별받는 서민들'로도 보고 있다. 즉, 요괴로만 인식했던 구미호를 차별과 억압에 고통받는 존재로 그려내며, 새로운 '공감'의 대상으로 이끌어내고 있다.
3. 내 생각
: 구미호에 대해 많은 생각이 들었다. 이름만 들어도 섬찟하고 지금 어딘가에서도 왠지 간을 찾아 입맛 다시고 있을 거 같은 이미지의 구미호를, 이렇게 새로운 시각에서 볼 수 있게 된 것은 나에게 있어서도 큰 발전이라고 생각한다. 어쩌면 구미호에 대한 새로운 우리의 시선은, 우리 주변의 억압받는 타자를 재인식할 수 있게 되는 계기로서 작용하지 않을까? 원래 구미호는 우리가 생각하는 무서운 이미지가 아니라, 태평성대 때 나타날 법한 긍정적인 풍요의 신이었다고 한다. 하지만 명나라와 고려, 조선에 본격적으로 유교 이념으로 무장한 지배층들이 나타나기 시작하며, 그들은 구미호를 통해 자신의 정치적 입지를 단단히 하려고 했다. 유교 이념을 내세우기 위하여 민간신앙(여우신)을 배격해야 했고, 봉건적 차별 질서를 유지하기 위해서 뛰어난 힘을 가진 구미호를 처단하는 결말을 통해서 당대 여성들, 또는 비범한 능력을 가진 사회 하층민들에게 경고의 메세지를 던진 것이다. 자신의 본질을 잊은 채, 수 천년 동안 억압과 차별의 상징으로 살아온 구미호는 현재 우리 곁에도 존재한다. 우리의 잣대로, 우리의 이익을 위해서 그들의 정의내리고 편견어린 시선을 바라보는 우리의 태도야말로 무고한 인간을 구미호로 옭아매는 것과 무엇이 다르단 말인가? 구미호에게 따뜻한 세상을 알려주어야 한다. 늘 한을 품고 타도당하는 결말이 아닌, 인간의 모습이 아니더라도 세상과 함께 어울려 살아갈 수 있는 충분한 기회를 구미호에게도 마땅히 주어야한다. 이렇게 시야를 확장하지 않고 계속해서 우리 자신의 세상에만 눈을 눈다면, 이는 분명히 '인간과 요괴 관계의 역전'이 될 것임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