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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임 후 첫 졸업생들과 김석조씨 |
흑백 사진을 바라보며 젊음의 열정이 가득했던 그때로 돌아간 듯 설레는 표정을 짓던 하망동에 사는 김석조씨(65)는 추억 속의 이야기보따리를 한껏 풀어놨다.
안동교육대를 졸업한 김씨는 69년 3월 1일 봉현초등학교로 초임발령을 받아 가르친 제자들이 현재 55~56세쯤 된다. 김씨는 “6학년 담임을 했을 경우는 기억하기가 쉽다. 그러나 세월이 흘러 우연히 제자들을 만나면 ‘어느 학교 몇기 졸업생이다’라고 말해야 알 수 있다”고 웃어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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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친구 장정식씨와 함께 |
풍기초 체육대회 전날 사은회에 초대받아 갔던 김씨는 풍기 북부초 졸업생 중에 초등생 시절에 풍기초와 패싸움이 났을 때 주동하던 제자를 다시 만났다.
김씨는 제자에게 “00아, 네가 패싸움을 해 선생님을 많이 걱정시켰는데 이 자리에서 보는구나”라고 말하니 “선생님이 보살피고 가르쳐주신 덕에 지금 이렇게 잘 성장하게 해 영주서 두 개의 학원을 운영하고 있다”고 고마움을 전해 보람을 느꼈다고 말했다.
풍기초 교사로 재직했을 당시 축구부 감독도 함께 맡은 김씨는 다른 학교에서 있을 때보다 애틋함이 더 있다고 한다. 그 이유는 바로 1951년 아버지가 창설한 풍기초 축구부를 풍기초로 부임하면서 대를 이어 지도를 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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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풍기초등 100년사’에 실린 1971년 풍기초 축구부의 주역들(김영호 61회 동문 제공) |
현재 축구부로 유명한 풍기초가 있기까지는 당시에 열악한 환경 가운데서도 즐겁게 지내며 전국대회에 참가할 만큼 모두가 열성적으로 노력했던 사람들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했다.
김씨의 아버지는 돌아가시기 전 아들에게 축구부 일화를 말할 만큼 축구부에 대한 애정이 가득했다. 김씨는 “아버지가 축구부를 창설하고 영주초등학교와의 첫 경기에서 졌는데 축구부원들과 절치부심해 두 번째 경기에 이긴 날 무척 기뻤다고 말해 주셨다”며 “그 내용을 ‘풍기초등 100년사’에 실었다”고 아버지에 대한 그리움을 전했다.
40년간 교직에 함께하고 퇴직 후에도 항상 곁에 있는 친구 장정식씨 사진을 소개하며 “가장 친한 친구이자 존경하는 사람”이라고 했다.
그 이유에 대해 그는 “훌륭한 인품을 지니고 있어 제자의 결혼주례를 150번이나 했고 나도 아들 주례를 부탁했다”며 “젊은 시절 풍기 새마음학교(야간학교)에서 학생들을 가르쳤다.
그 제자들이 지금 55세쯤 되는데 얼마 전에 일본여행을 제자들과 함께 갔다”며 본받을 점이 많은 친구라고 했다. 김씨는 친구를 만날 때면 “우상 잘 있는가?”라고 인사말을 한다며 애정이 담긴 표정으로 말했다.
2008년 9월 명예퇴직 후 5년째 사회활동에 참여하고 있는 김씨는 현재 소백아코디언연구회(풍기)와 영주문화원 행복한 청춘연주단 지도강사로 재능기부 활동 중이다.
김씨는 “1년반 전부터는 한시에 몰두해 가작, 참방 상을 받았다”며 “시작을 했으니 더욱 노력해 장원도 받아보고 싶다”는 포부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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