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장주 끈을 교체하다
다라니 독송수가 7만독이 넘어서면서 늘 사용하던 합장주의
끈이 거의 끊어질 정도가 되었다. 계속 사용하다가 혹시 길거리에서 끊어지기라도 하면, 염주알을 찾기가 힘들 것 같아서
끈을 교체하였다. 사람 마다 사용 습관이 다르고 염주마다 재질이 다르므로 저마다 끈이 헤지는 주기가 다르겠지만, 지금처럼
7만독에 한 번 끈을 갈아야 한다고 가정하면, 몇 번이나 끈을 갈아야 다라니 독송에 있어 달인의 경지에 이르게 될까?
영어 토익 시험이
한국에 처음 도입이 되고 몇 년 뒤에 전국 1등을 했던 학생이 인터뷰했던 내용이 생각난다. 기자가 영어 청취력 향상을 위해
얼마나 노력했는가 묻자 그 학생이 말하기를 마이마이 (그 당시 유행하던 소형 카세트 플레이어)를 일곱 번 교체했다고 했다. 보통
전자제품 수명이 7년이라고 하는데, 7 x 7 = 49, 가끔씩 사용한다고 치면 거의 50년 동안 쓸 수 있는 카세트플레이어들을
불과 몇 년 사이에 집중적으로 다 사용한 것이다.
위의 학생이 집중적으로 청취하였다는 것은 하루에 어느 정도의 시간을 투자한 것일까?
필자는 오래 전에
영문과를 졸업하였다. 입학 초에 한 학생이 교수님에게 물었다. “교수님, 저는 유학 준비생입니다. 나중에 영어 강의를 무리
없이 들을 수 있으려면, 하루에 어느 정도의 시간을 투자해서 청취 연습을 해야 하나요?” 교수님이 답하셨다. “최소한 하루
4시간 이상씩 듣는 연습을 해야 합니다.” 어느 정도 기본 실력이 있는 상태에서 하루 4시간 이상 청취연습을 매일 해야 대학
4년을 마친 후 유학 가서 영어로 진행되는 강의를 들을 수 있다는 얘기다.
위의 영어 공부 예를 다라니 독송에 견주어 본다면, 그 시나리오가 어떻게 될까?
다라니 독송을
(길다라니 빼고) 매일 4시간 이상 집중적으로 독송하며 (지금과 같은 합장주를 계속 사용한다면) 대략 일곱 번 정도 염주 끈을
교체한 이후에 달인의 경지에 오르게 되지 않을까 생각해 보았다. 이는 합장주 끈을 갈면서 아무런 근거 없이 혼자 생각해 본 것일
뿐이다.
기존의 다라니
경험자들은 얼마만큼의 시간을 투자하여 다라니의 달인이 되었을까?
인터넷 검색을 해 보니
(물론
개인차가 있겠지만) 어느 경험자가 쓰기를 매일 6시간씩 집중하면 3년 정도
지나서 득력(힘을 들이지 않아도 다라니가 돌아가는 경지)을 하게 된다고 소개된 글이 올라와 있었다. 생업에 종사하는
재가불자에겐 더욱 긴 기간이 걸리겠지만, 긴 시간이 걸리더라도 꾸준히만 하면 되지 않을까 생각해 보았다.
P.S. – (필자의 합장주 염주알은 그 재질이 매우 거칠었다. 보통의 염주알을
사용한 합장주는 훨씬 더 오래 사용할 것 같다.) 지난 번 한국에 방문했을 때 필자는 고등학교 다니는 조카들을 제대로 볼 수가
없었다. 이른 아침부터 밤까지 입시 공부하느라 밤 12시가 넘어 1시 가까이 되어서야 집으로 돌아오니, 얼굴 한 번 마주치기가
힘들었다. 필자 스스로 자문하였다. “대학 들어가려고 그 많은 학생들이 저렇게 공부하는데, 나는 지금까지 저렇게 절실하게
지속적으로 마음공부를 해 본 적이 있었는가?” 창피할 뿐이다.
첫댓글 이런마음을 가지신 무삼님을 보니 부끄럽습니다.생활과 직결되는 말씀을 들으니 더욱 다가옵니다.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하루 하루 좋은 하루 되소서. _()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