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라운드엔터테인먼트 드림컴퍼니 후르츠커뮤니케이션의 제롬 빅스비 원작 배삼식 각색 최용훈 연출의 맨 프롬 어스
공연명 맨 프롬 어스
공연단체 (주) 올라운드엔터테인먼트
드림컴퍼니
후르츠커뮤니케이션
원작 제롬 빅스비
각색 배삼식
연출 최용훈
공연기간 2014년 11월 7일~2015년 2월 22일
공연장소 대학로 유니플렉스 2관
관람일시 12월 2일
대학로 유니플렉스 2관에서 (주)올라운드엔터테인먼트&드림컴퍼니&(주)후르츠커뮤니케이션의 제롬 빅스비(Jerome Bixby) 원작, 배삼식 각색, 최용훈 연출의 <맨 프롬 어스(The Man from Earth)>를 관람했다.
맨 프롬 어스(The Man from Earth) 는 2007 년에 제작된 독립 영화다. 제롬 빅스비(Jerome Bixby 1923년~1998년) 가 1960년대 초부터 쓰기 시작해서 1998년 사망 직전에 완성한 시나리오를, 리차드 셴크만(Richard Schenkman) 이 메가폰을 잡고, 주인공역으로 데이빗 리 스미스(David Lee Smith), 존 빌링슬리(John Billingsley), 엘렌 크로포드 (Ellen Crawford)가 주요배역으로 출연했다.
무대는 존 올드맨의 집 거실이다. 정면에 벽에 음식물 조리대가 있고, 그 오른편에 벽난로가 있어, 불이 피워져 있다. 왼쪽으로 2층으로 오르는 계단이 있고, 계단 중앙에 난간과 공간이 있어 장면변화에 따라 연기공간으로 사용된다. 이층에는 작은 방이 있고, 침대가 놓여있다. 무대 오른쪽 객석 가까이에는 이 집 현관과 복도가 있고, 반대쪽은 창고로 들어가는 문으로 설정이 된다. 무대에는 긴 안락의자와 작은 의자들이 놓이고, 벽난로 앞에도 사각의 조형물이 앉을 수 있도록 가로 놓여있다. 벽 가까이 낮은 장식장이 있고, 그 위에 축음기와 기념품이 잔뜩 놓여 있다. 무대왼쪽 바닥에는 이사 짐을 담은 상자가 놓여있다. 그 옆에는 반 고흐의 나무그림 캔버스가 놓여있다. 후반에는 작은 의자들을 이사 짐 옮기는 사람이 들고 나간다. 조명의 명암으로 장면전환에 대응한다.
내용은, 뛰어나고 장래 유망한 교수였던 존 올드맨이 돌연 사직서를 제출하고 짐을 꾸려서 떠나는 날, 동료 교수들은 송별회를 위해 그의 집으로 모인다. 증발하듯 훌쩍 떠나려는 그를 애석해하며, 의문을 표하는 동료들에게, 존은 주저하면서도 믿겨지지 않는 고백을 털어놓는다. 사실 자신은 죽지 않고 14,000년 동안의 지구의 시간을 살아왔노라고.
누가 대뜸 '난 불사신이야!'하는 상대를 단번에 믿어주겠는가? 그렇기에 '만약 그런 불멸의 존재가 지금까지 존재하는 것으로 가정을 하고. 이야기를 시작하며 존 올드맨은 그 인물이 바로 자기라는 암시를 한다.
물론, 있을 수 없을 일이기에, 동료들은 농담으로 듣다가, 점점 그의 이야기에 마술에 걸린 듯 빠져들기 시작한다.
존 올드맨은 원시시대로부터 시작해 현재에 이르기까지, 역사 속의 비범한 인물들과 만난 경험담과, 급변하는 시대들을 겪어오며, 그간에 쌓아온 지식을 하나하나 담담하게 풀어낸다. 동료들은 만약이라는 가정 하에 이야기가 진행이 되지만, 그의 말이 사실처럼 들리기에, 한 사람 한 사람 자신들이 궁금했던 점에 대해 이것저것 질문을 던진다.
각자 나름대로 자신의 분야에서 정통한 교수들이 '14,000년간의 지식을 축적한 사람'일지도 모르는 사람에게 질문을 던지고, 거기에 그럴듯한 대답을 하는 토론의 장면은 관객 모두에게 지적 호기심을 불러일으킨다.
우리가 배워오고 쌓아왔던 지식과 비교해 보며 부지불식간에 그를 의심하면서도, '설마 진짜가 아닌가...?'하는 동료들의 마음에, 존 올드맨의 감정이이입이 되어가며, 동료교수들이 점차 그의 이야기에 빠져들게 되는 게 연극의 내용이다.
만약 정말로 지금까지 무한한 시간을 살아온 사람이 존재한다면? 이라는 가정 하에 교수들은 자기도 모르게 거기에 맞춰 상상의 나래를 펴게 된다. 그렇다면 그런 인물에게, 시간의 의미, 인생의 의미는 무엇일까?
그의 말이 진짜인지 아닌지는 믿는 것은 개개인의 의사이고 자유다. 신이 존재하는가? 라는 주제도 이미 보편적 인간의 인지범위를 넘어선 존재에 대한 것이기에, 어떤 식으로든 간단히 증명될 일은 아니다. 그렇기에 그에 대한 판단은 모두의 몫으로 남긴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이런 특별한 상황을 가정해봄으로서, 다시 한 번 자신을 되돌아보고, 모든 것을 깊은 사유와 함께 새로운 관점으로 바라보게 해주는 독특하고 탁월한 발상의 연극이라 하겠다.
이 연극에서 깊이 있는 지식까지는 다루지 않지만, 철학적인 사고와 종교적인 성찰, 그리고 인류학적 고찰과 생물학적 생성소멸의 법칙이 1만 4000년을 생존해 온 한 인간과의 대화를 통해 기존의 상식을 뒤 엎는 결과와 부딪힌다. 거기에 기독교와 예수에 대한 기존의 종교관까지 포함된. 존 올드맨은 5000년 전의 부처의 세계를 소개하고, 2000여 년 전 골고다 언덕에서의 자신의 행적을 이야기함으로, 그가 예수일지도 모른다는 생각까지 동료교수들이 하게 된다. 기독교 신앙이 깊은 한 미술사교수는 깊은 회의와 절망감에 휩싸인다. 그러나 권총을 겨누며 진실을 밝히라는 선배교수의 말에 모두가 꾸며낸 이야기라는 존 올드맨의 말에, 모두 환각 속에서 깨어난 듯 훌훌 털어버리고 헤어지지만, 대단원에서 다시 그를 찾은 선배교수가 존 올드맨을 사랑하는 젊은 여교수와의 대화에서 그가 한 말이 진실이라는 것을 듣게 되고, 50여 년 전 어린 시절의 선배교수의 모친과 강아지 이름을 존 올드맨이 밝히고, 아버지의 모습까지 이야기하는 존 올드맨의 자상한 이야기에, 선배교수는 올드맨이 자신의 부친이었음을 알고 충격을 받고 기절해 쓰러진다. 암전상태에서 긴급 구호차의 경적 음 소리와 함께 연극은 끝이 난다.
보통 외계인과의 조우를 다루는 SF 영화의 다수가 외계인을 일종의 '그 외계 문명의 지식이 축적된 지식인'으로 그리는데, 반하여 이 연극에서는 주인공을 통해 지구라는 행성에서 온, 지구의 역사가 축적된 기이한 방문자를 대면하게 되는 독특한 창의력과 창조적 발상의 연극이다.
문종원, 박해수, 여현수, 김재건, 최용민, 이대연, 이원종, 손종학, 서이숙, 김효숙, 이주화, 정규수, 한성식, 조경숙, 이영숙, 이주연, 박지나, 강하나, 정구림, 오근욱, 백철민, 전민정, 이관욱 등 출연자 전원의 호연과 성격창출은 도입부터 관객을 극에 몰입시키는 역할을 한다.
프로듀서 이원종, 제작PD 허동훈, 무대디자인 하성옥, 조명디자인 나한수, 음악디자인 이형주, 의상디자인 최 원, 소품디자인 임규양, 분장디자인 최은주, 헤어 박수진, 무대감독 최영길, 조연출 임지민 그 외 제작진의 열정과 노력이 하나가 되어, (주) 올라운드엔터테인먼트&드림컴처퍼니&(주) 후르츠커뮤니케이션 제작, 제롬 빅스비(Jerome Bixby) 원작, 배삼식 각색, 최용훈 연출의 <맨 프롬 어스(The Man from Earth)>를 명작이자 걸작연극으로 창출시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