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는 지난 2월 17일과 18일 양일간 부산광역시 기장군 대변마을로 동해안별신굿 굿판에 다녀왔다. 몇 년간 준비해 7일간 50여 거리의 굿이 진행된 그야말로 제대로 차려진 굿판이기에 기대가 컸는데 바닷가 마을인 대변마을에 도착하니 스피커를 통해 무당의 구성진 굿거리가 들렸다. 굿청 안으로 들어가니 정성스럽게 차려진 제단과 정성스럽게 준비한 종이로 만든 장식들이 화려하다.
동해안 별신굿은 대개 포구가 있는 어촌마을에서 주로 하고 있는데 남해안에서 하는 굿판은 남해안별신굿 이라하며, 동해안별신굿은 동해안 지역 마을 사람의 안녕과 어민의 풍어를 기원하는 굿으로 한바탕 마을 축제라고 보면 된다. 1985년 중요무형문화재(82-1호)로 지정된 뒤 해마다 송정, 공수, 대변, 죽성, 학리, 이천마을 등 6개의 마을을 돌면서 굿을 펼친다. 지난해는 죽성 마을에서 열렸다.
대변마을 동해안별신굿은 6박7일간 펼쳐졌다. 마을의 안녕과 무병장수, 어촌의 무사태평과 풍어를 기원하는 부락민들의 축제 마당인 '대변마을 별신굿'이 열린다. 이번 풍어제는 제28회 동해안별신굿 공개행사를 맞이하여, 문화재청과 기장군청의 후원으로 대변마을에서 6년 만에 열리는 풍어제이다. 대변마을 별신굿은 풍어제로 마을 또는 어촌계에서는 부정이 없는 사람을 가려 제주 또는 제관을 선출한다. 굿을 행하는 시기는 마을마다 차이가 있으나, 동해안 큰무당이 주재하여 수년마다 며칠에 걸쳐 연행한다. 비록 규모, 경비, 주관단체 등에서 차이가 있을지라도 신심만은 변함이 없다.
대변마을 풍어제는 바다와 마을전체 주민이 참여하는 공동제의로 가망굿, 세존굿, 성주굿, 천왕굿, 용왕굿, 문굿, 제석굿, 부인굿, 황제굿, 대왕굿, 손님굿, 걸립굿, 대신굿, 선생굿, 군웅굿, 뱃노래, 도둑잡이, 등노래, 대거리, 심청굿 등 무려 50석이나 되는 굿으로 진행되며, 마을의 화합과 한 해의 무사안녕을 기원한다.
별신굿은 대개 ‘제주집굿→당맞이굿→문 굿→(내당)가망굿→세존굿 →제석굿→산신령굿→성주굿 →부인굿 →천왕굿 →손님굿 → 대왕굿 →걸립굿 →황제굿→대신굿→(외당)가망굿→세존굿→도둑잡이→제석굿→장군굿→선생굿→군웅굿→제석굿→부인굿→용왕굿→심청굿→천왕굿→장수굿→걸립굿→월래굿→영산맞이→거리굿’의 순으로 진행되며 외당과 내당으로 나누어 겹굿을 하는 것이 특징이다. 같은 동해안 남부지역 별신굿이라도 굿거리가 일치하지 않는 것은 시간의 경과와 굿의 규모, 당주무의 차이, 지역의 정체성 등에 영향을 받기 때문에 차이가 있다
옛 부터 우리 조상들은 설 명절을 보내고 정월대보름을 전후하여 마을단위로 풍요와 번영을 기원하는 동제(마을제사)를 지냈다. 내륙에서는 산신제 혹은 서낭제를 지냈고 바닷가 마을에서는 본격적인 출어를 앞두고 풍어를 기원하는 굿판을 펼치고 주민간의 단합과 무사항해, 그리고 번영을 기원하였으니 사전에 선출한 제관을 앞세우고 10여명의 무당과 악사들이 다양한 노래와 사설로 굿판을 진행했다.
굿판에는 국악과 전통문화를 전공한 학생들과 전문가 외에도 일반인과 외국인까지도 보였다. 이제는 좀처럼 보기 힘든 한국의 전통문화와 민속을 엿볼 수 있는 기회이기에 그들은 눈을 떼지 못하고 굿판에 집중하며 함께 어깨를 들썩이고 추임새를 넣으며 굿판에 참여했다.
사실 그동안 우리는 우리의 전통문화인 굿에 대해 선입견과 편견을 갖고 있었으니 그것은 조선인의 단합과 집결을 두려워한 일본제국주의자들의 굿은 미신이고, 시대착오적이며 타파되어야 할 구시대의 유물이라는 선전에 세뇌당한 측면도 있고 1960년대 이후 급격한 산업화와 도시화로 전통문화가 급속히 해체되어 굿에 대한 정확한 정보나 계승의 기회가 없었기 때문이다.
굿 또한 신을 섬기고 기원을 한다는 측면에서는 종교적인 제의성이 있지만 보다 면밀히 들여다보면 굿은 우리민족의 오랜 역사와 전통이 오롯이 담겨있는 문화적 원형질이자 종합예술이라고 할 수 있다. 고조선 시대 단군왕검이 제정일치의 지도자로 하늘에 지내는 제사와 정치를 주관했으나 이후 신권과 왕권이 분리되어 굿은 민간신앙의 일부이자 예술적, 축제적 성격을 갖고 계승되었으니 고구려의 동맹, 부여의 영고, 예의 무천 같은 제천의식을 굿의 원형으로 볼 수 있을 것이다. 또한 현재 전하는 많은 민속예술들이 굿판에서 유래한 것으로 판소리와 남도음악 시나위, 진도 다시래기 그리고 성주풀이를 비롯한 많은 민요, 민속무용인 태평무, 살풀이 등은 무당 들이 행하던 예술의 영향을 받은 종목들이다.
첫댓글 가까이에서 행사하셨는데도 몰랐답니다. 국악의 모든 면을 두루 챙기시는 님, 고맙습니다^^
반갑습니다.
아~~굿의 문화가 그래도 이어오고 있군요..한번 참여 해 보고 싶네요...
다음에 수도권에서 좋은 굿 있으면 연락드리지요
느티나무님의 왕성하신 활동 페북으로 소식받고있었습니다! 오늘에야 느티나무님이 그분인즐 알았네요! ㅎㅎ
페친님 반갑습니다. 관심에 감사드리구요 조만간 공연장서 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