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업변호사, 불법대부업 채무 원금과 이자 반환 의무 어디까지일까
불법대부업자에게 돈을 빌린 뒤 높은 이자를 계속 지급하고 있는 채무자라면 한 번쯤 이런 의문이 들 수 있습니다.
“상대방이 불법으로 대부업을 하고 있다면 이자뿐만 아니라 원금도 계속 갚아야 하는 걸까?”
반대로 돈을 실제로 빌린 것은 사실이니 상대방이 불법대부업자라고 하더라도 원금만큼은 반드시 전액 갚아야 한다고 생각하는 분들도 많습니다.
그런데 현재 대부업 관련 법률은 그렇게 단순하게 판단하기 어렵습니다. 특히 2025년 7월 22일부터 개정 대부업법이 시행되면서 불법사금융업자의 이자 수취를 제한하고 일정한 반사회적 대부계약에 대해서는 원금까지 계약의 효력을 인정하지 않는 제도가 도입됐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채무자 입장에서 중요한 것은 상대방이 요구하는 금액이 얼마인지를 확인하는 데 그치지 않습니다.
상대방이 등록된 대부업자인지, 실제 이자율은 얼마인지, 계약이 언제 체결되거나 갱신되었는지, 지금까지 원금과 이자로 얼마를 지급했는지를 따져 법적으로 인정되는 채무가 얼마인지를 다시 확인해야 합니다.
1. 불법대부업자가 요구하는 이자를 모두 지급할 필요는 없습니다
먼저 이자 문제부터 살펴보겠습니다.
현재 법에서 정한 최고금리는 연 20%입니다. 따라서 대부업자가 이보다 높은 이자를 약정했다고 해서 그 초과 부분까지 당연히 지급해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채무자가 계약서에 직접 서명했거나 높은 이자율을 알고 돈을 빌렸다고 하더라도 마찬가지입니다. 당사자끼리 합의했다는 이유만으로 법에서 정한 최고금리 제한을 넘어설 수는 없습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실질적인 이자율을 어떻게 계산하느냐입니다.
대부거래에서는 계약서에 적힌 이자 이외에도 선이자를 먼저 공제하거나 수수료 등 다른 명목으로 금전을 받는 경우가 있습니다.
따라서 서류에 기재된 원금과 이자율만 볼 것이 아니라 채무자가 실제로 받은 돈과 실제 지급하기로 한 돈을 기준으로 거래 내용을 구체적으로 확인해야 합니다.
더욱이 개정법이 적용되는 미등록 불법사금융업자와의 대부계약에서는 이자약정 전부가 무효가 될 수 있다는 점도 중요합니다.
즉, 미등록 불법대부업자에게 돈을 빌린 경우에는 단순히 연 20%를 초과한 부분만 지급하지 않는 문제와는 다른 법률관계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불법대부업 채무 문제를 검토할 때 ‘이자가 너무 높다’는 사실보다 먼저 상대방의 대부업 등록 여부와 계약 시점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2. 이미 많은 이자를 냈다면 원금이 그대로 남아 있는지도 확인해야 합니다
불법대부업 채무자분들 중에는 원금보다 훨씬 많은 금액을 지급했는데도 대부업자로부터 “아직 원금은 그대로 남아 있다”는 말을 듣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럴 때 상대방의 계산을 그대로 받아들여서는 안 됩니다.
법적으로 효력이 없는 초과이자를 지급했다면 해당 금액의 원금 충당이나 반환 문제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지금까지 지급한 금액이 많다면 거래내역 전체를 다시 계산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가장 먼저 해야 할 것은 실제 지급내역을 시간 순서대로 정리하는 것입니다.
처음 실제로 받은 금액이 얼마인지, 선이자가 공제되지는 않았는지, 이후 매주 또는 매월 얼마씩 지급했는지, 대부업자가 원금과 이자를 각각 어떻게 계산하고 있는지를 확인해야 합니다.
계좌이체로 지급했다면 금융거래내역이 중요한 자료가 될 수 있습니다. 현금으로 지급했다면 문자메시지나 메신저 대화, 영수증 등 지급 사실을 확인할 수 있는 자료가 있는지도 살펴봐야 합니다.
이미 지급한 초과이자가 있다면 원금에 충당될 수 있고, 원금을 모두 변제하고도 추가로 지급한 돈이 있다면 반환청구 가능성까지 검토할 수 있습니다.
결국 대부업자가 말하는 ‘남은 원금’과 법적으로 계산되는 ‘실제 남은 채무’는 서로 다를 수 있습니다.
그래서 이미 상당한 이자를 지급해온 채무자라면 추가 변제를 하기 전에 원금과 적법한 이자, 무효가 되는 이자, 지금까지 지급한 금액을 구분하여 다시 계산하는 작업이 중요합니다.
3. 불법대부업자라면 원금도 갚지 않아도 되는 경우가 있을까
이 부분에서 가장 많은 오해가 발생합니다.
상대방이 미등록 대부업자라고 해서 모든 계약에서 원금까지 당연히 무효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불법대부업자에게 빌렸으니 원금도 갚을 필요가 없다’고 일률적으로 판단해서는 안 됩니다.
다만 현행 대부업법에서는 일정한 반사회적 대부계약에 대해서는 원금까지 포함하여 계약의 효력을 인정하지 않는 제도를 두고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연 60%를 초과하는 초고금리 대부계약 등 법률이 정한 요건에 해당하는 계약이 중요한 검토 대상입니다.
또한 성착취나 인신매매, 신체상해 등과 결부된 계약이나 폭행·협박 또는 채무자의 궁박한 상황을 이용해 체결한 일정한 계약 역시 구체적인 요건을 따져봐야 합니다.
이러한 반사회적 대부계약에 해당하여 계약 자체가 무효로 판단된다면 단순히 초과이자를 지급하지 않는 정도에서 끝나지 않습니다.
원금과 이자를 포함한 계약 자체가 무효가 될 수 있고, 이미 지급한 원금과 이자에 대해서도 반환을 청구할 수 있는지가 문제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불법대부업 채무는 크게 구분해서 접근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최고금리 위반이라면 초과이자의 효력이 우선 문제가 되고, 미등록 불법사금융업자와의 일정한 계약이라면 이자약정 전체의 무효 여부를 살펴봐야 합니다.
그리고 법에서 정한 반사회적 대부계약의 요건까지 충족한다면 원금을 포함한 계약 자체의 무효 여부까지 검토해야 합니다.
특히 개정된 제도의 적용 여부는 계약 체결 또는 갱신 시점 등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므로 계약 날짜도 반드시 확인해야 합니다.
불법대부업 채무를 둘러싼 문제에서 가장 위험한 판단은 두 가지입니다.
하나는 “돈을 빌렸으니 상대방이 요구하는 돈은 무조건 전부 갚아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상대방이 불법대부업자니까 원금도 무조건 갚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하는 것입니다.
둘 다 정확한 접근이라고 보기 어렵습니다.
법정 최고금리를 초과한 이자는 효력이 인정되지 않을 수 있으며, 이미 지급한 초과이자는 원금 충당이나 반환청구의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미등록 불법사금융업자와의 계약이라면 이자약정 자체의 무효 여부를 추가로 살펴봐야 합니다.
여기에 법에서 정한 반사회적 대부계약의 요건까지 충족한다면 원금과 이자를 포함한 계약 전체가 무효가 될 가능성도 검토할 수 있습니다.
제가 불법대부업 채무를 검토할 때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은 대부업자가 주장하는 채무액을 그대로 출발점으로 삼지 않는 것입니다.
채무자가 실제 받은 금액부터 다시 봐야 합니다.
이후 지급한 돈을 날짜별로 정리하고, 상대방의 등록 여부와 적용 이자율, 선이자와 수수료, 계약 체결·갱신 시점까지 함께 확인해야 합니다.
특히 원금에 가까운 금액 또는 그 이상의 돈을 이미 지급했다면 추가 변제 전에 초과이자와 원금 충당 관계를 반드시 확인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결국 핵심은 간단합니다.
돈을 빌린 사실이 있다고 해서 불법대부업자가 요구하는 원금과 이자가 그대로 법적인 채무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불법대부업 채무자라면 먼저 자신의 계약에서 이자를 어디까지 지급할 의무가 있는지, 이미 지급한 초과이자를 돌려받을 수 있는지, 그리고 일정한 경우 원금까지 계약 무효의 대상이 되는지를 구체적으로 검토한 후 대응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 광고책임변호사 : 김범식 변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