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숲속에서 온전히 동면에 빠지다!
요란했던 캠핑 시즌은 끝났다. 이제부터는 온전히 남자만을 위한 고즈넉하고 여유로운 진짜 캠핑 시즌이다. 아무것도 볼 것 없는, 춥고 앙상한 겨울을 굳이 찾는 이유? 바람소리와 물소리를 온전히 들을 수 있기 때문에. 장작불의 온기 하나로 온전히 감사할 수 있기 때문에. 원두커피의 진한 향기에 온전히 취할 수 있기 때문에. 오랜 친구의 깊은 배려와 우정을 온전히 느낄 수 있기 때문에. 겨울 숲속에 내린 무거운 고요 속에서 깊이 숨겨왔던 자신의 고독과 온전히 마주할 수 있기 때문에. 그것만으로도 남자가 겨울 한가운데로 걸어들어갈 이유는 충분하지 않은가!
겨울에 제격인 노르디스크 TP 텐트 몽골식 텐트인 TP 텐트는 방풍과 보온이 뛰어나 겨울 캠핑에 최적인 텐트다. 크기에 비해 설치가 편하며, 특히 공간이 넓어 밖에 나가지 않고도 안에서 모든 것을 해결할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환기구가 위에 있어 난로를 피우고 야전침대 하나 놓는 것만으로도 따뜻하게 잘 수 있다.
이승무 캠핑 경력 21년, 45세, 포토그래퍼
이승무 실장의 술주정 레퍼토리 중 하나는 대학생 시절의 캠핑이다. 이야기의 시작은 늘 캠핑을 좋아했다는 교수님과의 전설적인 ‘구들’이야기부터다. “캠핑이라고 할 수도 없었던 시절, 저희가 가는 곳은 오직 한 곳, 계곡과 폭포가 있는 한 산속이었습니다. 마치 저희 전용 캠핑장과 같은 곳이었죠. 그런데 어느 해 겨울, 교수님이 저희에게 황당한 지시를 하셨습니다. 구들을 만들라는 것이었습니다. 어쩔 수 있나요? 땅을 십자형으로 파고, 그 위에 얇고 평평한 돌을 깐 후 다시 흙을 덮어서 완성했죠.” 생각보다 굉장히 훌륭했다고 한다.
당연히 뜨끈한 구들 위는 늘 교수님 차지였지만, 구들 앞에서 나무를 때는 것만으로도 겨울 산속이 후끈했다고. “아마 그때부터 겨울 캠핑의 맛을 알기 시작했던 것 같습니다.” 당시의 진한 경험 때문인지 이승무 실장의 캠핑 놀이는 삶과도 이어지고 있다. 한창 혈기왕성한 시절 아내에게 프로포즈한 곳도 캠핑장이었고, 중년의 나이가 된 현재 아이들과 놀아주는 곳도 캠핑장이다. “불행인지 다행인지 겨울에는 아내나 아이들 모두 스키 재미에 빠져 캠핑을 하지 않습니다. 덕분에 후배나 제자들과 캠핑할 수 있는 시간이 생기는데, 그 녀석들과 있으면 교수님과 함께했던 그 시절이 떠오르곤 합니다. 녀석들이 저를 위해 ‘구들’을 만들어줄까요? 만들라고 해야겠지요?” 그가 정말 올겨울 자신의 ‘구들’을 가질 수 있을까? 만들어지면 꼭 연락을 달라고 했다. 그의 폭정(?)이 아니면 어디서도 전설적인 ‘구들’을 경험해볼 수는 없을 테니까.
낭만 캠퍼의 추천 아이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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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길리 케틀 빠르게 물을 끓일 수 있으며 동시에 난로 역할을 하는 몽골식 용기다. 용기 위에 거치대를 놓으면 간단한 요리도 할 수 있다고. 다만 부피에 비해 실용성이 크다는 단점이 있지만, 독특한 스타일이 캠핑의 낭만을 더해준다. 2 파라핀 랜턴 옛날 ‘호롱불’이라 불리던 랜턴이다. 요즘은 그을음과 냄새가 덜한 파라핀 오일을 사용한다. 전기나 가스 랜턴에 비해 사용이 불편하고, 가솔린 랜턴에 비해 광도도 떨어지지만 분위기 조성에 있어서는 최고다. 여자들을 유혹하는 무기. |
빠르고 간편한 스토로지 웍스 루프텐트 자동차 루프바 위에 장착하는 텐트로, 무게가 상당해서 전문가의 손길이 필요하다. 그러나 일단 차에 장착하면 계절은 물론 노면 상태에 상관없이 언제 어디서나 10분 안에 텐트를 펴고 접을 수 있다. 성인 4인까지도 잘 수 있는 공간으로, 아래에 난로를 켜놓으면 대류열이 루프텐트를 데워준다.
한상무 캠핑 경력 7년, 39세, 포토그래퍼
다큐멘터리와 여행 사진이 주전공인 한상무 실장에게 캠핑은 일상이다. 최근에는 일출을 찍기 위해 관청의 허가를 받고 한 국립공원 산 정상에서 비박식 캠핑을 하기도 했다. 하지만 엉뚱하게도 캠핑의 재미는 7년 전 수상스키를 배우다가 알게 되었다고 한다. “서울에서 청평까지 자주 오갈 수도 없고, 숙박비가 비싸서 오래 머무를 수도 없었죠. 결국 텐트 하나 치고 노숙하다시피 하다가 캠핑 재미에 빠졌습니다.” 지금 한상무 실장은 오토캠핑부터 백패킹까지, 모든 스타일의 캠핑을 즐길 수 있을 만큼 어마어마한 장비를 갖추고 있다.
그런데 또 엉뚱하게도 최대 관심사는 다른 곳에 있다. “좋은 공기, 아름다운 경치 다 좋죠. 그렇지만 그 속에서 맛있는 요리를 먹을 때가 가장 좋습니다. 그래서 캠핑 갈 때 가장 먼저 챙기고, 늘 함께하는 것은 캠핑 장비가 아니라 요리기구입니다.” 무게를 최대로 줄여야 하는 백패킹에서조차 3kg의 야전침대 대신 2kg 넘는 무쇠 프라이팬을 챙긴다는 한상무 실장. 그가 유독 겨울 캠핑을 좋아하는 이유도 음식 때문이다. “겨울에는 추워서 다들 불 앞에 모입니다. 그 한가운데서 제가 요리를 합니다. 그러면 프라이팬에서 풍기는 향기에 다들 취하고, 적절한 타이밍에 요리가 나오면 모든 사람들이 동시에 행복감에 빠져듭니다. 단출하고 소박한 요리 하나에도 충일감을 느낄 수 있다는 것, 그것이야말로 겨울 캠핑의 묘미가 아닐까요?” 추위 탓에 먹는게 부실해질 수밖에 없는 겨울 캠핑에 이런 친구 한 명은 굉장히 유용하다. 저기, 우리 이제 친해진 거죠?
풍미 캠퍼의 추천 아이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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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무쇠 프라이팬 캠핑용 요리도구는 대체로 무게가 가벼운 대신 맛에 깊이가 떨어진다. 그에 비해 무쇠로 만든 프라이팬은 무거운 대신 직화구이 마저 맛의 깊이를 준다. 캠핑 장비 매장보다는 요리기구 전문 매장에서 구하는 것이 좋다. 2 로터스 그릴 부피가 큰 대신 훈제식으로 요리하기에 캠핑에서 흔히 먹는 숯불구이와는 차원이 다른 맛을 느낄 수 있다. 숯에 불이 붙으면 연기가 나지 않기 때문에 오토캠핑에서 뿐 아니라 콘도나 펜션, 아파트에서도 사용할 수 있다. |
겨울 백패커들을 위한 벨토2 텐트 백패커들에게 겨울 캠핑의 가장 큰 고민은 텐트다. 작으면서도 가벼운 겨울용 텐트는 쉽게 엄두를 낼 수 없을 정도의 고가 제품이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벨토2 텐트는 보급형으로 개발되었기에 가격이 30만원선으로 저렴하며, 특히 국내 스타일에 맞게 실용성을 극대화하여 사계절용으로 제작된 것이 특징이다.
이욱택 캠핑 경력 10년, 39세, ‘캠핑온’ 대표
내로라하는 캠핑 고수들에게도 스승들이 있다. 그중 한 명이 캠핑전문쇼핑몰 ‘캠핑온’의 이욱택 대표다. “원래는 RC카 프로선수였습니다. 지금도 RC카 팀을 운영하고 있지요. RC카 대회는 주로 야외에서 열리는 특성 때문에 캠핑할 기회가 많습니다. 자연스럽게 캠핑의 재미에 빠져들게 되었고, 2005년에 RC카 전문숍 한켠에 캠핑 용품을 조금씩 가져다놓고 팔기 시작한 것이 지금에 이르렀지요.” 원조 캠퍼니만큼 요즘은 좀 시들해졌다는 이욱택 대표의 캠핑 횟수는 1년에 70~80회 정도다.
그런데 그 대부분의 캠핑이 겨울 전후에 집중되어 있다. 봄부터 가을까지는 전국 곳곳이 도떼기시장처럼 북적거려 휴식은 고사하고 오히려 스트레스만 쌓이기 때문이다. “요즘은 장비가 좋아져 늦가을과 겨울에도 제법 캠퍼들이 많지만 아직까지 겨울 캠핑의 맛이 퇴색할 정도는 아닙니다. 그래서 찬바람이 불어오기 시작하면 언제든 훌쩍 떠날 수 있게 준비해놓습니다.” 이욱택 대표의 장비는 간소하다. 4계절용인 2인용 텐트와 두꺼운 침낭, 여기에 한 가방 분량의 기타 장비들이다. 더 필요한 것은 오직 따스한 모닥불과 마음 맞는 두세 명의 친구들이다. “겨울 숲속의 유일한 온기인 모닥불 앞에 모여 앉아 나누는 대화는 진솔하고 깊어집니다. 물론 아무 말이 없어도 좋습니다. 세찬 겨울바람 소리에 귀 기울이며 가만히 저마다의 외로움과 고독감을 내려놓는 것 역시 겨울 캠핑만의 매력이니까요.” 남자의 고독은 겨울밤과 함께 깊어진다고 해야 할까? 멋지다. 이밖에 무슨 이유가 또 필요하겠는가!
스타일 캠퍼의 추천 아이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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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파이어스틸 [정글의 법칙]의 김병만이 종종 선보이는 일종의 부싯돌이다. 사실 라이터만으로도 충분하지만, 간혹 라이터 부싯돌이 물에 젖거나 버너 점화장치가 고장이 나는 경우가 있으니, 일종의 비상용이라 할 수 있다. 2 착화제 주로 막대형과 원형이 있다. 라이터 같이 작은 불씨에도 불이 붙어 오래 타기 때문에 장작 혹은 차콜(캠핑용 석탄)에 불을 붙이는 데 많이 쓰인다. 가스를 이용한 토치도 많이 쓰이지만, 역시 작은 불로 큰 불을 만드는 것이 더 멋지게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