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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년, 그 후 10년 신변잡기(身邊雜記)
10년 간 강산(江山)과 인심(人心)이 많이 변했다. -우리가 늘 그리던 나라다운 나라가 눈에 들어온다. 집권자의 정치철학과 국민들의 의식이 역행과 순행을 거듭해 왔다. 촛불혁명을 이룬 나라가 됐다. -모두들 살기 어렵다고 아우성이다. 빈부격차가 심하다는 말이다. 근로시간을 단축하여 저녁 있는 삶을 영위하게 하고 최저 임금을 인상하여 근로자의 소득을 높이려 한다. 그러나 그 부작용이 또한 깊다.
-웬만큼 사는 사람들은 씀씀이가 헤프다. 4차 산업으로 이어지는 길목에서 일자리는 쉽지 않다. -사람이 먼저인 세상을 외치고 있다. 인간 존중 사상이 온 누리에 퍼져가야 할 텐데 아직은 멀다. -우리나라도 문명국가가 되었다. 교육, 문화시설, 교통, 주택, 생필품, 편의시설 등이 세계 최상인 나라다.
10년 전과는 많이 달라졌다.
만 75세의 감회 요즘 황인경의 목민심서 상, 중, 하를 탐독했다. 다산의 일생을 엮은 책으로 그의 영민함에 놀랐다. 다산은 곤궁할 때(귀양) 오히려 저작과 훈도에 열중하고 관리들의 근무 자세를 바로 세우는 지침서를 내 놓았다. 18년간의 귀양에서 풀려나 집에서 회혼을 맞은 날, 그는 저 세상으로 갔다. 75세. 오사필의(吾事畢矣 나의 일은 끝났도다)라는 말이 새삼 떠오른다. 임상옥이 부(富)가 다하는 날 한 말이다. 자기에게 한 가지라도 손해를 가져오는 날이 바로 자신의 일이 모두 끝난다는 신념이다, 나는 그런 의미는 아니로되 회갑 이후 15년이면 1/4회갑을 맞는 것이니 더 이상 욕심 부리지 않고 순리에 따르겠다는 생각이다. 의술이 발달하여 여간해서는 세상을 등지지 않으니 사는 날까지 잡다한 일들은 멀리하고 소박하게 살고자 한다.
신변잡기(身邊雜記) 감명 깊은 책, 주변 친지들 최근 6년 간, 우리(우남회 9인 모임)는 김제복 교장의 장서를 주(週마)다 대여하여 읽고 있다. 내 서가에도 고전문학, 수필, 전기, 교육학 도서 등이 널려 있지만 김 교장의 서재에는 소설과 수필, 교양서가 주를 이룬다. 소설은 주로 전집을 읽었다. 나의 지구력 테스트다. 여가를 이용한다. 늙으면 새벽에 잠을 깨기 마련이다. 이때도 책을 읽는다. 박경리의 토지, 조정래의 아리랑, 한강, 태백산맥, 이병주의 산하, 관부연락선, 지리산, 바람과 구름과 비, 최인호의 상도는 10-22권이다. 작년에 읽은 책을 셈해 보니 대충 70권정도(?). 독서의 생활화(?)가 된 셈이다. 친구 덕분에. 평생 관심분야인 교육학 도서는 매일 내 책장에서 점검하는 중이다. 책을 읽고 감명 깊은 내용은 내 카페(문기정의 심리교육디오라마)에 수필형식으로 올리고 있다. 아무튼 카페는 한 달에 2-3번 글을 올리는 게 나의 버킷리스트. 이를 추려서 2012년에 ‘곧은 길, 돌아가는 길’이란 심리교육 수상록을 저술했다. 내 주변에는 존경스런 선후배, 동료들이 많아서 행복을 느낀다. 그분들과 자주 만나서 교훈을 얻는다.
이사(移徙) 운세(運勢) 작년 가을부터 이사 운이 있었다. 45년간 지키고 있던 우리 집. 작은 평수에다가 이사 한 번 안 했으니(중간에 개축) 헐값일 수밖에 없었지만 재개발 보상비가 짭짤하게 지급되어 맘에 드는 집으로 이사. 월세로 전전하던 연구실(사무실)을 청산하고 작은 평형 아파트로 이사. 아파트를 처분하고 다시 아담한 사무실로 이사. 무려 세 번이다. 문제는 허름한 집이었던지라 아파트를 제외하고는 모두 리모델링을 했으니 시간과 금전적 부담이 컸다. 이사비용도 만만치 않았다. 그래도 빚을 내지 않았으니 다행.
비망록(備忘錄)과 카페 컴퓨터가 좋기는 하다. 일기장과 펜이 없어도 비망록을 기록하고 하드에 저장할 수 있으니... 1998년부터 20년간 매일의 행사를 개조식으로 기록했다. 컴퓨터에 기록하면 동시에 웹하드 클라우드에 저장된다. 내 비망록은 컴퓨터1, 2, 3에 모두 저장되었다. 그리고 네이버 클라우드에 반영구적으로 저장되어 있다. 친지들과의 만남, 강의 및 행사, 가정의 경조사, 농장 일기(아내) 등. 이걸 보고 있으면 과거의 행적을 재조명하고 추억을 되살리는 시간을 갖게 된다. 일기장도 좋지만 워낙 분량이 많아서 매년 올린 비망록만도 출력하면 높이 쌓이게 되리라. 굳이 출력까지야 필요 없는 일이다. USB로도 충분하다.
노인대상 강의와 주례 2016년 4월, 김홍 영암군노인대학장의 초청으로 노인대상 강의를 했다. 주제는 ‘감정거울 다시보기’. 퇴임 전에 노년에 접어든 분들을 대상으로 교수방법 강의를 했던 때의 일이다. 그 분들은 유아를 상대로 예절이나 한문을 지도하고 국가에서 지원하는 수당을 받았다. 이질적인 집단이었다. 경찰, 공무원, 자영업 등 교육 현장에서 학생을 지도한 경험이 적은 분들이 많았다. 나의 강의 내용은 교육방법과 교육원리였는데 이를 알아차리는 분은 많지 않은 눈치였다. 당연히 나쁜 수업이 되고 말았다. 이런 경험이 있어 영암노인대학 강의는 평이(平易)한 말, 알기 쉬운 내용, 주의를 끌고나가는 방법, 에듀ㅡ엔터테인멘트 방식을 택했다. 끝나는 시간에 고맙다는 인사를 받았다. 2015-16년은 주례 요청이 쇄도했다. 그도 한 철이었나? 요새는 그도 사라졌다. 다행이다.
자의반 타의반(自意半 他意半) -동신대학교 사회복지관 이사(2008-) -광주사범 15회 동창회 회장(2010) -해인학원 이사 겸 이사장(2012-) -우남회 총무(2014-) -광주사범 15회 동창회 총무(2018)
(광주사범 15회 동창회원, 동신대학교 방문) 남곡한실(南谷閒室) 활용법 내게 삶의 공간이 하나 더 있다면 그것은 나의 서재(사무실) 남곡한실이다. 남곡(南谷)은 내 호이고 한실(閒室)은 공간이라는 의미다. 내가 퇴임 하던 해 퇴임 6개월 전에 마련한 방이다. 퇴임 후 집에 그냥 있자면 오랜 교직생활을 한 나로서는 감당하기 힘들 것 같아 마련한 방이다. 그것이 점점 성장하여 이제는 나름 실속 있는 방으로 바뀌었다. 우선 어쨌거나 그간 관심 영역의 도서를 비치했다. 그리고 많은 음향자료와 영상자료를 진열했다. 당연히 접대실, 서실, 컴퓨터실과 주방을 마련했다. 이 공간은 공용이라 해야 옳다. 오래 오래 친구들이 많이 왔으면 좋겠다. 동호인이면 더욱 좋다. 이 방은 내방자 접견장이며, 휴식 공간으로 활용할 것이다. 가끔은 우리 아이들 맞이방으로 활용될 것이다. 지금은 동창회 사무실을 겸하고 있다.
친지들과의 만남 모임을 너무 많이 가지면 금전적 시간적 부담이 따른다. 그러나 나는 퇴임 후 기존의 모임을 그대로 유지하려고 했다. 가족, 초등(매월), 중등(매월), 고등(분기별, 연회), 대학(매월), 동문(매월, 격월) 직장(격월 소요정담, 화송회, 유교회, 교우회), 사회(수시, 5)에서 맺은 인연을 소중히 생각해서다. 일주일간의 행사 게시판은 매일 매일의 모임과 해야 할 일들로 매워지고 있다. 만나면 반갑고 헤어지면 그리운 모임이 오래 지속되기를 바란다.
(우남회, 부부동반 동신대학교 방문) 스마트폰 유감(有感) 2010년과 2018년에는 사범 동기생들과 스마트폰 연수를 시행했다. 2010년에는 재직했던 대학에서 지난 동료들의 도움으로 연수를 진행했고, 2018년 1,2월에는 장학회관과 레스토랑 홀을 빌렸다. 수준이 각기 달라 간단한 설문지를 통하여 수준을 가늠한 뒤 멘토와 멘티를 정해 주었더니 시간가는 줄 모르고 가르치고 배우는 모습이 아름다웠다. 나는 최근(7.24) 3년간 쓰던 스마트폰을 반납하고 최신 폰으로 갈아탔다. 신기하게도 구 폰의 앱이나 메모, 심지어 주소록의 그룹까지도 고스란히 옮겨졌다. 도대체 IT가 얼마만큼 발전할 것인지 가늠하기 어려웠다. 신 폰이지만 3년 약정으로 이런저런 혜택을 받아 공짜 폰을 가진 셈이다.
버킷리스트-나태(懶怠)와 무능(無能)과의 씨름 나는 해마다 1월 1일이면 그 해의 버킷리스트를 만들어 보았다. 작심삼일이란 말이 있지만 그렇더라도 해야 할 일을 표로 정리해 두고 매월 말에 체크해 나가는 것으로 나의 무능과 나태를 잠재우려는 의도다. 과연, 중간에 해이해 진 것이 있는가 하면 지속적으로 이어지는 것들이 생겨났다. 해를 거듭할수록 내용을 정선한다. 가령 독서 50권, 국내여행 분기별 1회, 세계여행 1회, 친지 방문, 고향 방문, 모임 참석, 위선(爲先) 활동, 영화감상, 클래식 음악 감상, 서예 등. 정년을 하면 모든 걸 놓으라는 의미가 있기는 하지만 할 일을 소수 정돈하여 번거롭지 않는 생을 영위하라는 의미가 크다.
가까운 친구는 이제 남은 인생을 여생이라 하지 말고 본생으로 살아가자고 강변하기도 한다.
2017 버킷리스트
2017 독서 목록 1월(5) 히가시노 게이고,나미야 백화점의 기적, 이청준, 당신들의 천국, 서편제, 소문의 벽
임병식, 여섯 빛깔 숲으로의 초대
2월(7) 김솔, 망상어, 기시미 이치로, 미움 받을 용기, 이병주, 산하1,2,3,4 김훈, 라면을 끓이며
3월(9) 이청준전집1,2 이어도, 이육사시집2, 조정래, 풀꽃도 꽃이다1,2, 김신운, 대필작가,
임병식 수필1
4월(3) 이병주, 바람과 구름과 비 1-3권
5월(6) 바람과 구름과 비 4-9권
6월(3) 바람과 구름과 비 10권 완독, 지적대화를 위한...재독, 사랑한다는 것
7월(6) 창문 넘어 도망친 100세노인 , 송수권-아내의 맨발, 송선영 -어떤 목비명,
이병주-정도전, 조정래-시선, 다장쥔거 나는 왜 작은 일에도 상처받을까
8월(10) 이병주-소설 알렉산드리아, 관부연락선1,2 지리산1,2,3,4,5,6,7
9월(9) 이병주-행복어사전 전5권, 그해5월 6권 중 4권
10월(2) 이병주- 그해 5월 5,6권
11월)(3) 이병주-별이 차가운 밤이면 2독, 조정래-황토
12월(3) 고발(반디), 김훈-남한산성, 한승헌-산민 객담
(2018.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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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정년,그후 10년 남곡님! 사회활동과 봉사, 꾸준한 자기 개발로 정말 모범적이고 헌신적인 생활을 하셨습니다.
지근 거리에서 남곡님의 삶을 멘토로 생각하며 동행하는 친구가 있어 행복하며 감사하게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