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無比스님과 함께 하는 유마경 공부(2020.11.25.PM7시)
유마경 불도품
유마힐의 게송
유마경 공부시간이다. 불도품(佛道品) 세 번째 시간인데, 불도와 비도 무엇이 과연 불도이고, 무엇이 비도인가?
앞에서 그것을 차원높게 잘 설명하고 있었다. 그러니까 가섭존자가 그 이치를 처음 듣는 일이라고 높이 찬탄을 하고, ‘우리 같은 사람은 도저히 거기에 미칠수가 없다’ 그런 표현을 했다.
그리고는 유마거사께서 게송을 읊어서 자신의 도를, 도의 삶을 노래한다. 그 노래하게 된 이유는 앞에서 어떤 보살이 ‘당신은 권속도 없습니까? 시중드는 사람도 없습니까? 뭐도 왜 안보입니까? 방은 텅텅 비었습니까? 도대체 가진 것이 아무것도 없네요’ 예를 들어서 비야리성에서 거부장자로 소문난 분인데 주변에 아무것도 없이 사니까 이상해서, ‘뭐 그런 것 없습니까?’하고 물어볼 수도 있다.
저는 몸도 불편하고 평소에 생활수준이 그렇기 때문에 조촐하게 임시로 사는 도구들만 가지고 있다. 어떤 스님이 와서 보고는 책상 같은 것 테이블 같은 것 좀 바꿨으면 좋겠다고, 자기가 준비해 보겠노라고 했는데, 절대 그렇게 하지 말라고 한 적이 있다. 다 그대로 두고 쓴다.
유마거사는 그 당시로서 그 명성에 비추어 보면 별별 것 없을 것이 없을 거부장자인데, 보니까 주변에 사람도 없고, 시중드는 사람도 없고, 처자권속도 아무도 없고, 그래서 그런 것이 없느냐고 물은 것이다.
지난 유마거사의 게송에 아주 재미있는 표현을 했다.
처음에 지혜는 보살의 어머니요 방편은 보살의 아버지다,
일체 모든 부처님은 다 이로 말미암아 출생한다, 또 법희선열은 아내가 되고 자비심은 딸이 된다, 선한 마음과 성실함은 아들이며 마침내 공적함은 나의 집이다, 온갖 진로번뇌인 제자들이 마음 가는 대로 따라온다, 37조도품은 선지식이 되니 이로 말미암아 정각을 이룬다, 등등 상상도 못한 차원높은 표현을 했다.
오늘은 유마힐 거사의 두 번째 게송을 공부할 차례다.
<2>
사선위상좌(四禪爲牀座)는 종어정명생(從於淨命生)이라
다문증지혜(多聞增智慧)하야 이위자각음(以爲自覺音)하며
“4선정(四禪定)으로 의자를 삼아 청정한 생활을 합니다.
많이 듣고 지혜를 쌓아 스스로 깨닫는 음성으로 삼습니다.”
우리 불자들은 비록 경제적으로 상당한 여유가 있다손 치더라도 뭐든지 고급스러운 것을 장만해서 남에게 보란 듯이 진열해 놓고 그렇게 살 것이 아니다.
그것은 그야말로 세속적인 사람들이나 하는 것이다. 세속적인 사람들이라 하더라도 유마거사는 세속적인 사람이 아닌가? 뜻있는 사람들은 그런 물질적인 것을 그렇게 남보란 듯이 장만하고 진열하고, 그런 것이 없는 것을 부끄럽게 생각하는 차원이 아니다.
그것에서 떠나야 한다. 그런 것을 다 갖추고 있는 것을 오히려 좀 부끄럽게 생각해야 한다. 정말 부끄럽게 생각하는 것이 불자다운 바람직한 태도라고 할 수가 있다.
스님들도 보면 집을 잘 지었다, 어떤 물건을 샀다, 어떤 것이 있다, 그런 것을 상당히 보란 듯이 자랑하는 사람들이 있다. 아직 속물이 안 빠져서 그렇다.
설사 경제적인 능력이 있다손 치더라도 그런 것을 자랑할 일이 아니다. 속물이 덕지덕지 묻어서 그것을 어떻게 숨길 수 없는 입장이다. 자기 수준이 그렇게 됐는데 어떻게 숨기겠는가. 그런 것을 부끄러워 할 줄 알아야 한다.
감로법지식(甘露法之食)하고 해탈미위장(解脫味爲漿)이로라
정심이조욕(淨心以澡浴)하고 계품위도향(戒品爲塗香)하니
“감로의 법으로 밥을 삼고 해탈의 맛으로 간장을 삼습니다. 청정한 마음으로 목욕하고 계품을 잘 지켜 향수로 삼습니다.”
감로법으로써 밥을 삼는다. 감로의 법이 뭔가? 생사를 초월한 법, 생사에 살되 생사를 초월한 이치, 그런 이치의 법으로써 밥을 삼고, 해탈의 맛으로써 간장을 삼는다.
청정한 마음으로 목욕하고 계품을 잘 지켜 향수로 삼는다.
최멸번뇌적(摧滅煩惱賊)에 용건무능유(勇健無能踰)라
항복사종마(降伏四種魔)하고 승번건도량(勝旛建道場)이니라
“번뇌의 도적을 소탕해버리니 용맹하고 씩씩함이 보살을 넘어설 이 없어라.
네 가지 마군들을 항복 받아서 승리의 깃발로 도량을 세웁니다.”
번뇌의 도적을 소탕해버리니 용맹하고 씩씩함이 보살을 넘어설 이 없어라. 네 가지 마군들을 항복 받아서 승리의 깃발로 도량을 세운다. 네 가지 마군은 번뇌마(煩惱魔), 온마(蘊魔), 천마(天魔), 사마(死魔) 이렇게 이야기 한다.
수지무기멸(雖知無起滅)이나 시피고유생(示彼故有生)하야
실현제국토(悉現諸國土)하되 여일무불견(如日無不見)하며
“비록 일어나고 사라짐이 없음을 알지만 다른 사람들에게는 짐짓 태어남을 보여 모든 국토에 다 나타나는 것이 태양을 곳곳에서 다 보는 것과 같습니다.”
비록 일어나고 사라짐이 없음을 알지만, 생멸이 없는 이치를 알지만 다른 사람들에게는 짐짓 태어남을 보인다. 생사를 초월했지만 그래도 다른 사람이 보기에는 그대로 보통사람처럼 태어남을 보인다.
모든 국토에 다 나타나는 것이 태양을 곳곳에서 다 보는 것과 같다. 태양이 뜨면 거의 모든 나라에서 그 태양을 다 볼 수 있듯이 보살은 그와 같이 훌륭한 인격을 갖춘 사람으로서 세상을 살아간다, 좋은 표현이다.
<3>
유마힐의 게송 삼(三)이라.
공양어시방(供養於十方)에 무량억여래(無量億如來)하되
제불급기신(諸佛及己身)에 무유분별상(無有分別想)하며
“시방에 계시는 무량 억만 여래에게 공양 올려도
부처님과 자신을 분별하는 생각이 없습니다.”
공양어시방(供養於十方)에 무량억여래(無量億如來)하되
제불급기신(諸佛及己身)에 무유분별상(無有分別想)하며
시방에 계시는 무량 억만 여래에게 공양 올려도 모든 사람과 모든 생명을 다 공양 공경 존중 찬탄한다. 그래도 부처님과 자신을 분별하는 생각이 없다.
똑같이 보는 것이다.
근본에서 보면 모든 사람 모든 생명이 한결같이 조금도 차별이 없다. 그러니까 분별하는 생각이 없어야 옳다.
그것을 모르고, 외면만 보면 외면에 속아서 그 외면을 가지고 자랑하고 야단법석을 떤다. 이제 그런 차원에서 벗어나야 할 것이다.
수지제불국(雖知諸佛國)과 급여중생공(及與衆生空)이나
이상수정토(而常修淨土)하야 교화어군생(敎化於群生)하며
“비록 모든 세계와 중생들이 공함을 알지만
항상 정토행을 닦아서 뭇 생명을 교화합니다.”
세계도 공하고 중생도 공하다고 하는 사실을 다 알지만 제법공상(諸法空相) 제법이 공하다고 하는 사실을 알지만 항상 정토행을 닦아서 뭇 생명을 교화한다.
정토행이라고 하는 것이 뭔가?
세상을 아름답고 향기롭게 모두 착한 일을 하면서 살도록 하는 것이다. 일체가 다 선행만 행하도록, 정진만 행하도록, 절대로 악은 행하지 않도록, 선만 행하고 악은 행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 항상 정토행을 닦는 것이다.
정토행을 닦아서 뭇 생명을 교화한다.
많은 사람들을 제대로 교화하는 것, 마음으로부터 교화하게 하려면 저 마음 깊은 곳까지 선행이 이루어져야 그것에 감동을 받는다.
제유중생류(諸有衆生類)에 형성급위의(形聲及威儀)로
무외력보살(無畏力菩薩)이 일시능진현(一時能盡現)하며
“온갖 곳의 중생에게 형상과 소리와 위의와
두려움 없는 힘을 가진 보살이 일시에 능히 다 나타납니다.”
온갖 곳의 중생에게 형상과 소리와 위의와 두려움 없는 힘을 가진 보살이 일시에 능히 다 나타난다.
보살은 모든 힘을 지니고, 모든 중생에게 일시에 나타난다.
각지중마사(覺知衆魔事)하되 이시수기행(而示隨其行)하야
이선방편지(以善方便智)로 수의개능현(隨意皆能現)하며
“온갖 마군들의 일을 깨달아 알지만 그들의 행을 따름을 보여서 훌륭한 방편과 지혜로써 마음대로 다 능히 나타냅니다.”
온갖 마군들의 일을 깨달아 알지만 그들의 행을 따름을 보여서, 다 마군이 하는 짓인 줄을 알지만 그들의 행을 따르는 것을 보여주어서 훌륭한 방편과 지혜로써 마음대로 다 능히 나타낸다. 중생들의 일은 중생들에게, 마군의 일은 마군들에게 다 그렇게 수순하고 따라준다는 뜻이다.
혹시노병사(或示老病死)하야 성취제군생(成就諸群生)하되
요지여환화(了知如幻化)하야 통달무유애(通達無有碍)하며
“혹은 늙고 병들고 죽음을 보여 많고 많은 중생들을 성취하게 하되 환화와 같음을 깨달아 알아 통달하여 걸림이 없습니다.”
혹은 늙고 병들고 죽음을 보여 많고 많은 중생들을 성취하게 하되, 세상 사람들이 받는 모든 일을 순리대로 다 받는다는 것이다. 그 받는 것을 보여야 같은 세상에 살면서 특별한 사람이 아니고 평범하면서도 거기서 어떤 독특한 수행자의 면모를 보이는 것이 보살이다.
그래서 혹은 늙고 병들고 죽음을 보여 많고 많은 중생들을 성취하게 하되 다 중생들이 따르게 된다 하는 것이다.
‘환화와 같음을 깨달아 알아 통달하여 걸림이 없습니다.’
혹현겁진소(或現劫盡燒)하야 천지개통연(天地皆洞然)커던
중인유상상(衆人有常想)을 조령지무상(照令知無常)하며
“혹은 겁(劫)이 다할 때에 불이 일어나서 천지가 다 타버리더라도 모든 사람들은 항상하다고 생각하는 것을 지혜로 비춰서 무상함을 알게 합니다.”
혹은 겁이 다할 때에 불이 일어난다고 하였다. 성주괴공(成住壞空)이라고 해서 우리가 사는 이 지구가 45억년 전부터 시작을 했다. 그러다가 차츰차츰 세월이 가면 머무는 시간, 무너지는 시간, 공으로 돌아가는 시간 그때는 불이 일어난다는 것이다. 요즘 현대 우주과학에서 말하는 것과 똑같다.
초신성(超新星)이라고 해서 그 많은 별들이 파괴가 되고, 다시 그것이 가루가 되었다가 가루들이 하나씩 하나씩 중력에 의해서 뭉쳐져서 지구나 태양이나 저 달이나 온갖 여러 가지 별들처럼 뭉쳐져서 많은 세월이 경과하면서 그것이 식고 거기서 비가 내리고 거기서 생명체가 생기고 그래서 지구처럼 이렇게 살게 된다. 그러한 모든 과정을 거치고 나서 나중에 머물다가 무너지다가 공으로 돌아가고, 공으로 돌아갈 때는 또 불로 돌아간다.
혹은 겁(劫)이 다할 때에 불이 일어나서 천지가 다 타버리더라도 모든 사람들은 항상하다고 생각하는 것을 지혜로 비춰서 무상함을 알게 합니다
그런데 항상하다고 하는 것이다.
왜냐, 지금 지구만 하더라도 45억년의 세월이 흘렀지만 그 이상의 시간이 흘러가면 공(空)으로 돌아가는데, 지금 우리처럼 한 백년쯤 사는 사람들은 그것을 항상하다고 보는 것이다.
몇 십억년 내지 백억년이 넘는 세월에 비춰서 보면 백년이라고 하는 것은 아주 순식간이다.
하루살이가 하루 살고는 ‘왜 이렇게 인생이 긴가. 너무 지루하다’라고 하듯이 우리는 그것이 항상하다고 보는 것이다.
무상한데, 결국은 무상해서 없어지고 우리 몸도 생로병사하고 모든 사물은 생주이멸하고 이 지구도 성주괴공으로 전부 순환하게 되어 있다.
일년의 경우를 가지고 우리가 생각하면 가장 이해하기 쉽다. 춘하추동이 계속 돌아가지 않는가? 그것을 일년이라고 한다. 그런데 여름에 태어나서 한 일주일 살다가 죽는 곤충은 여름밖에 모른다.
봄에 태어나서 사는 곤충도 하루를 살든 일주일을 살든 자기가 사는 봄 밖에 모른다.
하루를 살면 그 하루의 봄밖에 모르고 일주일을 살면 그것 역시 일주일 살아봐야 봄이라는 것밖에 모른다.
우리가 지구상에서 이렇게 의지해서 사는 것도 똑같다.
전체적으로 보면 우리들 인생도 생노병사하지만 지구도 성주괴공 하는 것이 잠깐이다. 몇 십억년이라고 하지만 그래봐야 그보다 더 길고 긴 시간 비춰서 생각해 보면 그것 또한 잠깐이다.
몇 억년을 산다 하더라도 그것 또한 잠깐인데 그 안에서 100년이라고 하는 것은 그야말로 눈 깜짝할 사이다.
전부 그런 이치다.
<4>
무수억중생(無數億衆生)이 구래청보살(俱來請菩薩)커던
일시도기사(一時到其舍)하야 화령향불도(化令向佛道)하며
“무수 억 중생이 함께 와서 보살을 청하면 일시에 그들의 집에 이르러 그들을 교화하여 불도에 향하게 합니다.”
무수 억 중생이 함께 와서 보살을 청하면, 유마거사를 두고 생각해도 좋다.
일시에 그들의 집에 이르러 그들을 교화하여 불도에 향하게 한다. 중생 교화의 능력을 표현하고 있다.
경서금주술(經書禁呪術)과 공교제기예(工巧諸技藝)에도
진현행차사(盡現行此事)하야 요익제군생(饒益諸群生)하며
“경서와 주술과 교묘한 온갖 재주를 이러한 일들을 다 나타내어 모든 중생을 다 요익하게 합니다.”
어떤 보살이 유마힐에게 와서 보니 아무것도 없고, 별로 하는 것도 없이 보인다는 표현을 했다.
그러니까 거기에 대해서 유마거사가 상당히 장황하게 길게 설명을 한다. 그것도 아름다운 게송으로써 그렇게 표현을 한다.
그들을 그렇게 교화하고 경서, 주술 교묘한 온갖 재주, 세상에서 필요로 하다고 하는 모든 재주들 이러한 일들을 다 나타내어서 모든 중생들을 다 요익하게 한다, 이익을 준다, 내가 이렇게 빈방에 홀몸으로 이렇게 앉아있다고, 권속도 없고 시자도 없다고 하지만 눈에 보이는 것이 몇 푼어치 되느냐, 내 마음속에 지니고 있는 도력, 덕화 이런 것을 가지고 이야기하기로 하면 끝이 없다, 하면서 그러한 것을 표현하는 것이다.
세간중도법(世間衆道法)에 실어중출가(悉於中出家)하고
인이해인혹(因以解人惑)하야 이불타사견(而不墮邪見)하며
“세간의 온갖 도법(道法)에 모두 그 가운데서 출가하여 그로 인하여 사람들의 미혹을 풀어주고 삿된 견해에 떨어지지 않게 합니다.”
세간의 온갖 도법에 모두 그 가운데서 출가하여 그로 말미암아 사람들의 미혹을 풀어주고 삿된 견해에 떨어지지 않게 한다.
혹작일월천(或作日月天)과 범왕세계주(梵王世界主)하며
혹시작지수(或時作地水)하고 혹부작풍화(或復作風火)하며
“혹은 일천자도 되고 월천자도 되고 범왕과 세계의 주인도 되고, 주지신도 되고 주수신도 되며, 혹은 주풍신도 되고 주화신도 됩니다.”
혹작일월천(或作日月天) 범왕세계주(梵王世界主)
혹시작지수(或時作地水) 혹부작풍화(或復作風火)
화엄경에 우리가 주풍신중(主風神衆) 주공신(主空神) 주화신중(主火神衆) 주수신(主水神) 온갖 천지만물 삼라만상이 그대로 화엄회상의 화엄성중이다, 이렇게 표현했듯이 혹은 일천자도 되고 월천자도 되고 범왕과 세계의 주인도 되고, 주지신도 되고 주수신도 되며, 혹은 주풍신도 되고 주화신도 된다.
겁중유질역(劫中有疾疫)커든 현작제약초(現作諸藥草)하야
약유복지자(若有服之者)면 제병소중독(除病消衆毒)하며
“어떤 해에 전염병이 돌면 온갖 약초가 되기도 합니다.
만약 그것을 복용하는 사람은 병도 낫고 모든 독기도 녹입니다.”
유마거사가 안하는 것이 없다. 못하는 것이 없다. 세상에 필요로 하는 일이라면 무엇이든지 한다는 것이다. 그래야 한다.
아무 것도 없는 것같이 보였는데 모든 것이 꽉 차 있는, 무일물중무진장(無一物中無盡藏)이다. 한 물건도 없는 가운데 무진장 있다. 유마거사는 꼭 그런 분이다.
‘무일물중무진장(無一物中無盡藏)’ 잘 들어두시기 바란다. 일물도 없는 가운데 무진장으로 있다.
그렇게 되어야 그것이 제대로 갖춘 사람이다.
겉으로만 풍성하게 다 있는 것같이 하면서 커피 한 잔 제대로 안 사고, 밥 한 끼 제대로 안 사고 그래가지고 있다고 하면 뭐 하는가? 자기 집에 아무리 제대로 차려놨다고 한들 그것이 뭐 있는 것인가? 아주 가난한 사람이다.
여기 유마거사는 그야말로 무일물중무진장(無一物中無盡藏)이다. 한 물건도 없는 것 같았는데 무진장으로 있어서 사람들이 상상하지 못할 정도로 온갖 능력과 재주가 있어서 모든 일을 다 해결해 낸다. 그런 표현을 하고 있다.
일천자도 되고 월천자도 된다.
일천자 월천자가 뭔가?
태양도 되고 달도 되고 낮도 되고 밤도 되고 범왕과 세계의 주인도 되고, 주지신 땅의 주인도 되고 주수신 물의 주인도 되고 주풍신 바람을 맡은 신도 되고 주화신 불을 맡은 신도 된다.
어떤 해에 전염병이 돌면 온갖 약초가 되기도 한다. 만약 그것을 복용하는 사람은 병도 낫고 모든 독기도 녹인다.
없는 것 같이 보이면서 필요할 때는 백만원도 쓰고 천만원도 쓰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
평소에는 몇천만원 몇 억 번지르르 하게 좋은 차도 타고 좋은 옷 입고 좋은 집에 사는 것 같이 입만 벌리면 자랑하면서, 정작 도반들하고 모여서 식사를 한다, 차를 마신다 할 때는 그저 꽁무니 빼는 사람들이 많다.
저는 승려생활을 할 때 초기에는 너무 없었다.
제일 주머니에 돈이 없을 때가 은해사 시절인데, 은해사에서 한 2년간 살면서 그때 도반한테서 편지가 왔는데 답장을 써놓고 나니까 우표값이 없었다.
그 당시나 지금이나 우표값이 제일 싸지 않은가? 제일 적은 돈이다. 그런데 우표값이 없어서 그 우표 한 장 값을 옆 사람에게 빌려서 답장을 보냈던 시절이 있다. 갚을 돈이 언제 생길지도 모르지만 어떻게 하겠는가.
그런 시절이었다. 어디서 차를 한 잔 먹는다든지 식사를 한끼 먹는다 할 때는 늘 얻어먹었다. 내가 내려고 해도 먼저 내는 사람들이 있었고, 그래도 내가 굳이 내려고 했으면 낼 수도 있었을 것이다.
그러다가 차츰차츰 형편이 괜찮아져서 이제는 도반들하고 어디서 식사를 하고 차를 마시고 하면 ‘무조건 내가 다 낸다’ 기본적으로 의식주 문제이니까 뭐가 얼마나 들겠는가? ‘무조건 내가 다 낸다’ 그렇게 원력을 세운 적이 있다. 그렇게 원력을 세워서 그동안 얻어먹은 것 다 갚기 위해서 ‘이제는 누구하고 만나더라도 무조건 내가 다 낸다’ 그렇게 생각을 하고 살았는데 한때 그 원력이 그대로 실천이 됐다.
그런데 차츰차츰 세월이 변하다 보니까 나만 그런 능력이 있는 것이 아니라, 모든 사람이 다 그런 능력이 있으니 그 원력도 흐지부지 되고 말았다.
딱히 만나서 그렇게 할 일도 없고 그런 세월이 경과했다. 그야말로 이 유마거사 같이 무일물중무진장(無一物中無盡藏)이 되어야 한다.
있는 듯이 보여도 정작 쓸 때는 한 푼도 안 쓰는 사람보다는, 없는 것 같이 보이다가 정작 필요할 때는 그까짓 거 경제적으로 돈 몇 푼 문제가 아니다.
유마거사가 어디 돈 몇푼 문제를 가지고 이야기 하는가?
어떤 해에 전염병이 돌면 온갖 약초가 되기도 합니다
만약 그것을 복용하는 사람은 병도 낫고 모든 독기도 녹입니다
요즘 코로나같이 이렇게 전염병이 돌 때 유마거사 같은 분이 있으면 온갖 약초가 되었을 것이다. 전염병이 돌면 온갖 약초가 되기도 한다고 했잖은가? 그것을 복용하는 사람은 병도 낫고 모든 독기도 녹인다고 했다.
유마거사가 계셔야 하는데, 이 시대 정말 유마거사가 일찍이 계셔서 이 문제를 빨리 해결했어야 하는데 안타깝다.
경전을 자꾸 우리가 공부하다 보니까 이런 대목에 이르기도 한다. 전염병이야기라든지 약초가 되어서 그것을 복용하는 사람이 다 낫고 독기도 제거한다 이런 표현까지 있다.
겁중유기근(劫中有饑饉)커든 현신작음식(現身作飮食)하야
선구피기갈(先救彼飢渴)하고 각이법어인(却以法語人)하며
“어떤 해에 기근이 오면 몸을 나타내어 음식을 만들어 먼저 주리고 목마름을 구제하고 다음엔 법으로써 사람들을 가르칩니다.”
좋은 말이다. 옛날에는 농경사회니까 너무 가물다든지 아니면 장마가 온다든지 하면 농사만 바라보고 살던 시절에 주리고 배고픈 일이 보통 심한 것이 아니다. 그런 때가 많이 왔을 것이다. 인도도 그렇고 어디 없이 다 그런 때가 있었다.
그런 때 몸을 나타내어 음식을 만들어, 먼저 주리고 목마름을 구제하고 그리고는 어떻게 한다고 하였는가?
‘다음엔 법으로써 사람들을 가르칩니다’ 이렇게 이야기 하고 있다. 이것이 불교적인 안목에서 사람을 돕는 일이다.
의식주가 부족할 때는 의식주로써 도와야 한다. 그러나 그것만으로 할 일을 다했다고 생각하면 크게 오산이다.
‘다하면 법으로써 사람을 가르칩니다’
의식주를 제공해서 먼저 사람을 살려놓고, 그다음에는 그 사람들에게 밥값으로 들으라고 하든지 어떤 이유에서든지 ‘너희들 나한테 이렇게 의식주 문제를 해결했으니 나한테 법을 들어라’ 콩심은 데 콩나고 팥 심은 데 팥난다, 선인선과(善因善果) 악인악과(惡因惡果) 뿌린 대로 거두리라, 모든 이치는 전부 인과의 이치로 돌아가니 주는 사람은 어째서 주고 늘 받기만 하는 사람은 왜 받기만 하는가? 밥한 술 줘 놓고 이런 소리를 하는 것이 어떻게 보면 상당히 매정스럽게 보이겠지만, 그러나 이치가 그렇고 그런 것을 가르쳐 주려고, 그런 것을 분명하게 인식시켜 주는 것이 밥을 열 끼, 열흘 먹여 주는 것보다 훨씬 값진 일이다. 듣는 사람이야 마음 아프고 속도 상하겠지만 또 거기서 깨닫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깨닫든지 속이 상하든지 아니면 거기서 괘씸한 생각을 일으키던지 욕을 퍼붓든지 간에 그것은 상관없다. 그것은 그 사람의 몫이다.
그러나 그 가운데 몇 명이라도 그런 이치를 잘 이해하고 깨달아서 정말 열심히 살아서 ‘나도 받는 사람에서 이제는 주는 사람이 된다’ 그런 각오를 한다면 그것이 어디인가? 그것 하나 건지는 것이다. 그것을 건지려고 밥을 주는 것이다.
스님들에게 급식활동을 참 많이 하는데 급식 활동할 때마다 늘 거기다가 ‘법을 얹어줘라 밥만 주지 말고 밥에다가 법을 얹어줘라’ 라고 내가 법회때마다 그런 이야기를 많이 한다. 그것을 이래저래 여러 가지 방법으로 실천하는 사람도 많아졌다.
우리 불자들은 이런 기회에, ‘밥을 주면서 거기다 법을 얹어주어라’ 법하고 밥하고 말이 비슷하다.
밥이라는 말 속에는 의식주 문제 모든 것이 다 거기에 포함된 말이고, 법이라고 하는 것은 모든 인과의 이치라든지 꼭 유마경 화엄경 뿐만 아니라 아주 간단한 인과의 이치, 그것에서부터 예를 들어서 관세음보살을 부르면 위안이 되고 힘을 얻는다, 지장보살을 부르면 돌아가신 분에게 천도의 힘이 거기서 생길 수 있다, 등등 얼마나 많은가? 그런 것을 마음속에 새겨주는 것, 그것이 무엇인가? ‘다음엔 법으로써 사람들을 가르칩니다’ 바로 이 말이다.
유마거사가 밥만 주겠는가? 의식주 문제만 해결하겠는가? 유행병이 돌 때 그 유행병만 치료해주고 그것이 목적이겠는가? 그것은 중요하다.
병이 돌면 일단 병부터 치료하는 것이 제일 중요한 일이기는 하다. 그러나 그 뒤에 어떻게 한다고 했는가?
어떤 해에 기근이 오면 몸을 나타내어 음식을 만들어 먼저 주리고 목마름을 구제하고 다음엔 법으로써 사람들을 가르칩니다.
이렇게 했다.
오늘 유마경 공부여기까지 하겠다.
열을 내지 말고 강의하라고 하는데 이야기 하다 보면 꼭
열이 나고 조금 흥분하게 된다.
내용이 좋고 이럴 때 한 번씩 이렇게 마음을 한 번 일으키는 것이지 착찹하게 하면 또 무슨 감동이 있겠는가?
평소에 제가 생각하고 있는 내용이라서 이런 말씀을 드렸다.
그래도 이성적으로 착찹하게 냉정하게 설명할 수도 있는데 글쎄, 그것은 저의 마음이 아니까 저의 식으로 한다.
*
오신 분들을 한 번 살펴보겠다.
여기 채팅창에 글을 쓰신 분들, 이 시간에 실시간에는 내가 더러 놓치기도 하지만 이것이 다 저장이 되어 있기 때문에 다른 시간에 내가 다 읽는다.
많은 분들이 동참하셔서 법석을 빛내주셨다.
고맙다.
*
불일증휘(佛日增輝) 법륜상전(法輪常轉)
불일증휘(佛日增輝) 법륜상전(法輪常轉)
불일증휘(佛日增輝) 법륜상전(法輪常轉)
부처님의 태양은 더욱 더 빛나고
진리의 수레바퀴는 쉬지 않고 굴러가서
중생들의 미망을 하루 속히 털어버리는
지혜의 광명이 활짝 열리기를
발원하는 바입니다.
성불하십시오.
첫댓글 _()()()_ 어제는 일어나자 마자 펄펄 내리는 눈~~ 일요일에 내리는 눈이라고 모두들 낭만적인 문자들을^^ ~ 오후 들어 눈구경하려고 천변을 걸었습니다. 눈 사람을 세 개나 보았는데 다 귀엽고 행복했고, 웃는 모습의 뚱뚱한 눈사람이 제일 인기가 있어서 사람들이 그 앞에서 사진을 찍었습니다. 눈 사람을 만드는 동안 기뻤을 테고, 여러 사람이 또 그 앞에서 미소를 지으니까, 눈사람 하나 가지고 공덕을 짓네?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배웠다고 그런 생각이 드는 것도 기특했습니다^^ 눈풍경이 어떻게 되었는지 이따 오후에 나가봐야겠습니다.지금 햇빛이 딱 좋은데 나가면 시간이 오래 걸릴 것 같아서요~~추운 날 모두 무사하게 잘 지내시기를 간혹 행복하기도 하시기를....부처님께 다이렉트로 기도 올려봤습니다^^
말씀하신 풍경이 눈에 선하네요. ^^ 녹취하시느라 수고 많으셨어요. 감사합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upH1QZU4Z0Y
PLAY
@釋상정진 오후 산책에서 돌아와 열어본 오늘의 음악선물 너-----^^----무 행복했습니다^^ 제 조카들이 어렸을 때 스노우맨을 얼마나 보았는지....라디오에서 Walking in the air~ 가 나오면 조카들은 "엄마 스노우맨 나와" 하고 제 엄마를 부른다지만, 어른들이 그 노래를 좋아한 건 예쁜 어린날의 그애들이 스노우맨을 너무 좋아했기 때문이거든요.....지금도 찾아보면 '스노우맨'이 녹화된 비디오 테이프가 있을텐데..(그 앞에는 제가 좋아했던 영화 천국보다 낯선이 있을테고요..영화 안본지가 몇 만년인지ㅜ.ㅜ)..^^ 한껏 동화속으로 들어가 보는 아름다운 겨울날입니다.^^ ( '음악편지' 라는 말이 실감나네요^^) 기쁜 저녁! 선물 고맙습니다^^
@慧明華 행복하게 들으셨다니 감사합니다. 저도 이 노래를 들으면 아직도 즐겁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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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맙습니다. 戒香ㆍ定香ㆍ慧香ㆍ解脫香ㆍ解脫知見香!
@釋대원성 고맙습니다^^
大方廣佛華嚴經 大方廣佛華嚴經 大方廣佛華嚴經... 고맙습니다. _()()()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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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맙습니다_()()()_
無一物中無盡藏...고맙습니다 _()()()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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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맙습니다 _()()()_
無一物中無盡藏ㅡ제대로 갖춘 사람. 한 물건도 없는 줄 알았는데 무진장으로 다 있는 능력의 소유자.
유마거사만이 아니라 우리 모두가 그렇다는것으로 받아들였습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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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맙습니다_()()()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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