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 천년송
만고풍상 겪어 온 이끼 낀 바위 옹두라지 틈 뒤틀려 굳은 살로 자라 용틀임으로 솟은 천년송
줄기와 가지마다 울퉁불퉁 마디 지고 한 맺힘이 옹골차 보이지만 솔잎을 볼 때면 생명 파랗게 숨쉰다
독야청청 고고함을 뽐내느라 세상을 내려다 보면서 유유히 서 있다
나이테 하나 하나에는 겨레가 모지게 당한 아픔만큼 살아 온 고통이 스며 있고 절절이 슬픔이 뱄다
세월이 흘러 갈수록 강인한 저항력 불굴의 인내 더하여 오늘까지 면면히 이어 온 숨결을 듣는다
험한 풍설 휘몰아치면 죽은듯 하다가도 다시 살아나는 줄기찬 생명도 본다
오 천년송이여 겨레의 강건한 절기 겨레의 불멸의 의기 도도하게 이어가는 역사의 당찬 맥락이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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