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6년 국회에 입성하여 현장정치 12년의 정치인이자, 1년여의 국회사무처 수장으로서 국회행정업무를 진두지휘해 오고 있는 권오을 사무총장. 그에게 있어 지난 1년여의 시간은 참으로 바쁜 시간들이었다. 그 분주함 속에서 성과와 함께 아쉬움도 많이 남는다는 권 사무총장은 국회가 국민들의 기대에 부응할 수 있도록 더 많은 노력을 기울일 것을 다짐하고 있다.
국회의원이 정치 영역의 비전을 제시하고 이끌어 나가는 것이라면 국회사무총장은 행정의 영역이다. 행정은 세밀하고 치밀해야 시행착오를 하지 않는다.
12년간의 현장 정치생활에서, 국회의 행정을 책임지는 사무총장의 자리로 1년여의 업무를 수행해 오고 있는 권오을 사무총장은 국회의장과 의원들이 의정활동을 원활하게 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보좌하는데 국회직원들과 최선의 노력을 기울여 오고 있다.
<권오을 국회사무처 사무총장 인터뷰>
Q. 국회사무처의 수장으로서 사무처 차원의 대국민 소통을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있는가?
18대 후반기 국회사무총장으로 취임하면서 ‘열린국회, 현장국회, 소통국회’를 목표로 노력하고 있다. ‘열린국회’를 위해 주차장 시스템을 개선하고 방문자 센터 운영을 확충했다. 국회의 주인은 국민이다. 국민이 좀 더 편하고 가깝게 찾을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현장국회’를 위해 지역현안해결을 위한 입법지원 간담회를 수차례 개최하고 있다. 각 지역 국회의원이 주최하고 국회 법제실 직원들이 현장에 계신 국민의 목소리와 전문가들의 입법제안을 듣고 현장에서 법률적 검토보고를 해주고 있다. 쉽게 말해 찾아가는 서비스인 셈이다. 작년 8월부터 10개월간 12개 지역을 찾아 지역민들의 호응을 얻고 있다. ‘소통국회’ 실현을 위해서는 국회 홈페이지 개선, 모바일 국회실현 등 다양한 분야에서 노력하고 있다. 서울 G20 국회의장회의를 통해서는 범인류적 소통의 장으로의 면모를 보여주기도 했다.
또한 조용하지만 내실 있는 변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지금까지는 시설 확충 등의 하드웨어에 신경을 썼지만 소프트웨어 개선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예를 들면, 입법 조사관 실명제나 전결 규정을 개편해 국회 직원들의 책임과 권한을 강화하여 보다 높은 수준의 입법지원 활동을 펼치고 있다. 이러한 활동으로 국회가 편하고 좋은 직장이기 보다는 자랑스럽고 보람 있는 직장이 될 수 있도록 이끌어 나가겠다.
Q. 사무총장 취임 1년, 그동안의 성과와 아쉬운 점은?
무엇보다 보람 있었던 것은 서울 G20 국회의장회의가 아닌가 한다. 대립과 몸싸움으로 대변되던 우리 국회 중앙 홀에서 전 세계 입법부 수장들이 모여 소통과 화합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안전한 세계, 더 나은 미래’라는 슬로건 아래 인류 평화와 공동 번영의 길을 논의하는 모습을 지켜보며 보람을 느낄 수 있었다. 앞으로, 우리 국회도 글로벌 이슈에 더 많은 관심을 가지며 글로벌 리더로서의 역할을 이어 나가길 기대하고 있다.
아쉬웠던 점은 지난해 예산처리 과정이었다. 18대 후반기에 박희태 국회의장께서 취임하시고 한차례 몸싸움이 있었던 그 시기였다. 사무총장으로 아쉬움이 남는다. 이제 우리 국회도 역지사지의 입장에서 보다 선진적인 정치의 모습을 보여주길 기대하고 있다. 여야를 막론하고 이미 몸싸움으로 국민들의 신뢰가 무너져 있는 것을 잘 알고 있다. 이제 더 이상의 몸싸움은 모두가 공멸하는 길임을 인식하고 ‘출석의무, 토론의무, 표결의무’에 따라 민주적 의사결정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해 나가겠다.
Q. 국회에 대한 국민들의 인식이 부정적이다. 이를 쇄신할 노력과 방안은 무엇인가?
12년간 국회의원을 했다. 국회의원을 하면서 굉장히 자부심이 있었다. 하지만, 18대 국회에 들어 밖에서 접하는 국회는 전혀 다른 것이었다. 지난 연말 국회 몸싸움을 바라보며 국회사무총장으로 송구한 마음과 함께 자괴감도 느껴졌다. 이제, 몸싸움에 대한 국민들의 거부감이 극에 달해 있는 것을 국회 내부에서도 느끼고 있다. 앞으로 선진적 의회의 모습으로 발전하길 기대하고 있다.
여·야 정권교체, 다수당, 소수당이 교대로 바뀐 경험이 있다. 이제는 역지사지의 입장에서 민주주의 기본원칙을 준수해야 한다. 치열하게 토론하고 손들어 표결로 처리하고 이를 인정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국민 의식 수준이 대단히 높기 때문에 그 결과는 선거에 정확하게 반영된다.
또한, 국회선진화, 효율적인 법안처리와 함께 국회의원 스스로 떳떳하고 당당할 수 있도록 국회내부 윤리위 강화 노력 등에 대한 논의는 계속 이어가야 할 것이다.
Q. 3선 국회의원 출신의 사무총장으로서, 현실 정치에 임하는 개인적 정치 철학은 무엇인가?
학창시절 황석영의 ‘장길산’을 재미있게 읽었다. 책의 말미에 “미륵이 일어나 춤추는 세상”이라는 말이 나온다. 모두가 주인 되는 세상을 표현한 말이라고 생각한다. 정치에 입문하며 그런 세상을 만들고 싶었다. ‘서민이 따뜻한 세상, 부자가 자유로운 세상, 국민이 행복한 세상’을 만드는 것이 나의 정치 철학이다.
또한 정치는 기본적으로 ‘봉사의 길’이다. 국민 속에서 국민과 함께 국민을 편안하게 모시는 것이다. 내 정치의 시작은 서민이었다. 나도 서민이었고 내 주변 대다수가 서민이었다. 정치를 하며 그래도 편하게 전화 한 통할 수 있는 정치인, 소탈하게 소주한잔 기댈 수 있는 정치인이 되기 위해 노력해왔다. 앞으로도 그런 마음으로 일할 생각이다.
Q. 때가 되면 국가와 고향 안동시민을 위해 지금까지 쌓아온 정치적 경험을 다시 돌려주어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고 했는데, 내년 총선출마에 대한 생각은 어떠한가?
부모가 자식을 키우면 자식이 성장해 부모를 봉양하는 것이 도리라 생각한다. 나는 안동시민이 키운 사람이다. 34살 도의원부터 39살 국회의원으로 정치를 시작할 수 있게 한 것은 잘 성장해 지역과 국가를 위해 봉사하라는 뜻으로 새기고 정치를 해왔다. 12년간 여러 상임위와 위원장으로 원내 활동을 해왔고 경북도당 위원장 등 당내에서의 역할을 수행하며 경험도 쌓아왔다. 시민들이 허락해야 할 일이지만 지역과 나라를 위해 내 역할을 다할 생각이다.
최근에 지역을 찾아 시민들과 많은 대화를 나누고 있다. 내 불찰이기도 하지만 풀지 못한 오해에 대한 이야기도 많이 나누고 지역발전을 위한 의견도 많이 듣고 있다. 앞으로, 안동의 발전을 위해 ‘물 산업, 문화산업, 농·축산업’에 대한 비전을 마련할 생각이다. 또한 경북도청 이전과 관련해서는 도의원시절부터 현재까지 많은 관심을 가지고 추진해왔던 일이다. 안동으로의 경북도청 이전시대를 맞아 경북지역 발전에도 기여할 수 있도록 노력할 예정이다. 개인적으로도 정치를 시작하며 꿈꾸던 것을 이룰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 내 꿈, 안동 그리고 국가를 위해 봉사하고자 한다.
Q. 대한민국 국회의 세계적 발전과 위상제고를 위해 필요한 부분과 국민들의 직접적인 정치 참여에 대한 견해는 어떠한가?
서울 G20 국회의장회의를 통해 우리 국회의 위상이 높아졌다. 지금까지 우리는 경제대국으로 성장했지만 정치적 역할에 미흡한 부분이 있었다. 이번 회의를 계기로 글로벌 이슈에 대한 관심을 지속하고 국제사회에서 우리 외교의 위상을 높여가야 한다. 서울 G20 국회의장회의는 ‘서울 공동선언문’을 통해 회의 정례화의 기초를 마련하는 세계사에 기록될 만한 성과를 거두었다. 또한 우리 외교의 수준도 방문외교에서 초청외교로, 의원외교에서 의회외교로 격상시키는 계기가 됐다.
이를 통해 우리 국회는 국민의 신뢰를 다시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며, 국민 여러분께서도 글로벌 이슈에 더 많은 관심을 기울여 주시길 당부 드린다.
또한, 국민들의 정치참여에는 찬성하는 입장이다. 선진국의 경우에는 유권자들이 후보를 결정하는데 있어 철저하게 이익투표를 한다. 지역과 정당을 넘어 자신에게 어떤 후보가 더 많은 혜택을 줄 수 있는지를 평가하고 선거에 참여한다. 보다 적극적인 정치참여를 통해 국민의 의사가 의회에 더 많이 반영되어야 할 것이다.
권오을 사무총장은 ‘국회의원은 4년 계약직’이라고 말한 적이 있다. 나라의 국민을 대표하기 때문에 국회의원을 주인으로 보지만 다만, 선거라는 국민과의 계약을 통해 권한을 가진다. 국민이 부여한 4년의 임기동안 국민과의 약속을 성실히 수행하여야 한다. 지역을 위해, 국가를 위해 노력하는 모습에서 국민과의 재계약이 결정되는 것이다.
권 사무총장은 “국회의원의 의정활동을 입법과 정책 활동을 중심으로 보아야 한다. 언론 속에 잘 보이는 의원보다 언론에 비춰지지 않지만 나름의 정책 활동을 성실히 해나가는 의원들이 참 많다. 애정을 가지고 질책하고 응원해 주시길 당부 드린다”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