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광학원, 한방병원 구조조정 시사...한의대 "전면투쟁" 선언
[ 데일리메디 ] 2014.02.11 12:00
양·한방 통합 암병원 설립을 두고 한의대 학생들이 반발하고 나선 원광대학교에 의료계 이목이 집중
되고 있다. 학생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동맹휴학, 등록거부 등 전면 투쟁에 나설 것을 선언하
고 있는 만큼 사태가 확대될 가능성이 커진 상황이다.
10일 지역 의료계 등에 따르면 이번 반목은 원광학원이 대학 내 10개 병원에 대한 구조조정에 착수하면
서 불거지기 시작했다. 원광학원은 이들 병원에 대한 경영진단을 거쳐 익산·산본 한방병원을 통폐합키
로 했다. 구조조정을 통해 병원의 경쟁력을 강화하겠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한의과 학생들은 “실습과 전문의 수련 과정에서 교육권 피해가 발생할 우려가 있다”며 반발하고
있다. 학생들은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 10일 익산시청에서 기자회견을 가졌다. 이 자리에서 “원광학원
이 추진중인 익산한방병원과 산본한방병원 통폐합을 철회하라”며 투쟁을 선언했다.
특히 비대위는 “익산·산본 한방병원의 폐원은 원광대 한의과대학 학생들의 교육권을 침해하는 것”이라
고 주장했다. 당장 본과 4학년 학생들이 실습할 곳, 한의과 대학 6년 과정을 마친 한의사가 4년 동안 전
문의 수련을 받을 기관이 없어지는 피해를 입게 된다는 이유에서다. 이들은 특히 학생들의 교육권 침해
는 의료의 질 저하로 이어지며, 이는 진료를 받는 시민의 건강권을 심각하게 침해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한의과 교수와 학생들도 모르는 상황에서 이사회를 통해 한방병원의 폐원이 진행된 점도 문제로 지적됐
다. 비대위는 “지난달 13일 경영진단 결과가 나왔고 그 즉시 폐원이 진행됐다”며 “비민주적이고 비상식
적이며 교직원과 학생의 목소리가 철저히 무시된 일방적인 통보는 철회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한방병원 폐원 결정 철회와 함께 학생들의 교육권을 침해하지 않을 발전방안을 모색하라”며 “요
구가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 동맹휴학, 등록거부 등 전면 투쟁에 나설 것”이라고 경고했다.
논란에 대해 원광학원 측은 “실습과 전문의 과정 수련에 차질없도록 광주와 전주한방병원에 여건을 갖
췄다”며 “학생 편의를 위해 교통을 제공하는 등의 지원도 고려중”이라고 말했다.
원광대 통합암병원 설립 시각차 확연
의과대학, 치과대학, 한의과대학 등 3개 대학병원과 전국에 10개의 계열병원을 운영하고 있는 원광대학
교는 최근 병원 미래 전략을 발표했다. 여기에는 양·한방을 통합한 암병원과 의학연구센터 설립 등이 포
함됐다. 한방과 양방을 병행하는 한방병원이 통합의학을 선도, 최적화한 치료서비스를 제공한다
는 목표다.
대학은 암 치료에 한방의학을 결합하기 위해 의과대학병원, 익산한방병원, 산본의대병원, 산본한방병원
을 통합하고 ‘통합암병원’을 설립키로 했다. 국내에 처음 세워지는 통합암병원은 암 치료·연구를 수행한
다. 뿐만 아니라 뇌졸중과 근골격계 질환에도 양방과 한방을 병행해 치료 효과를 높이기 위해서다.
원광대는 또 광주한방병원 내 '원광통합의학연구센터'를 설립, 임상실험과 통합의학 연구·개발을 수
행할 계획이다. 전주한방병원은 질환별 센터 체제로 개편하고 전문경영체계를 도입하게 된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암센터에선 소수가 될 수 밖에 없는 한의사들이 무시당할 공산이 크다. 진정한 의미
의 협진은 힘들지 않겠느냐”는 부정적 시각을 제기하고 있다. 특히 인근에 전북대암센터가 있는데다 서
울의 큰 병원 선호현상이 지속되고 있는 만큼 원광대 네임벨류를 가진 원광대 통합암센터의 성공 가능
성을 낮게 보고 있는 상태다.
원광학원 관계자는 “전국 의료기관과 경쟁하기 위해 양·한방 협진체계를 구축하는 방향으로 경쟁
력 강화에 나설 계획”이라며 “수정·보완을 통해 완성도를 높이겠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