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일등으로 도착했다.
시험 30분 남기고 대기실에서 같이 시험보러 온 아무아저씨에게 부탁해 기념(?)촬영을 했다.
교수님이 시험날 먹으라고 직접 만들어주신 초콜렛도 먹고
엿도 사서 돌려먹었다.
긴장된다고 우황청심환을 드신 분도 계셨다.
우리는 실기책을 무작위로 펼쳐서
무슨 요리가 나올까 맞춰보기도 했는데
닭찜이 두 번이나 나왔다.
근데, 시험에는 비빔밥과 무생채가 나왔다.
다행히 한 명도 빠짐없이 제시간안에 요리를 제출해냈다.
나도 예상외로 빨리 완성해서 여유있게 냈는데
연습 때는 완벽하기만하던 냄비밥이 바닥에 조금 눌어버리는 바람에
제출그릇에 비해 밥이 너무 적었다.
또 무생채는
교수님한테 한소리 들으면서 훈련(?) 받은 성과로
잘 썰었는데 다른작품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색이 연해서 지나치게 눈에 띄었다.- 교수님은 항상 시험 때, 옆 작품과 눈에띄게 비교가 되면 안 된다고 하셨다ㅜ-
제일 걱정하던 것이 시간 맞추기였는데
그래도 시간 안에는 제출해서 다행이다.
사람은 급한상황이 오면 초인적인 힘이 발휘된다는 게 사실인가 보다.
게다 다들 입모아서 나오지 말라던 요리들은 정말 하나도 등장하지 않았다! 북어보푸라기나 어선(김밥마는 발을 두고오신 분들이 많았다.), 그리고 내가 싫어하는 적-화양적,지짐누름적 등-도, 그리고 많이 지지거나 볶는 요리들 같이..
뭐 하여튼,
잘 봤든 못봤든 우리의 몇달간의 노력은 감독관들에 의해 10분도 채 되지 않아 점수로서 평가 되었고
슬프게도 그 결과는 무려 한달 뒤에나 발표가 된다고 한다.
시험이 끝나고
우리는 갖가지 요리전문점들이 밀집해있는 안동시내에서 점심을 먹었다.
샤브샤브를 시켜 먹었다.
정확히 말하자면 나는 얻어먹었다.
↑바로 요분께.
소고기와 버섯과 야채, 해물을 모두 주문시켜 모듬샤브샤브를 먹고
칼국수도 넣어 건져먹었다.
그리고 마지막에는 밥도 볶아먹었다.
우리는 끊임없이 시험 이야기로 수다를 떨었다.
그리고
"칼국수면이 이렇게 굵으면 않되. 끓으면서 더 뿔잖아."
"어디보자, 이 당근은 3센치 쯤 되겠다. 굵기가 일정하지가 않다~"
"여기 육수국물 거품 걷어내야되는데.." -
라며 시험장의 여파를 잊지 못했다.
요로코롬 맛있는 샤브샤브를 거하게 먹고,
우리는 근처 이마트에서 간단하게 장을 본 뒤 봉화로 돌아감으로서
그날의 파란만장(!)한 하루일과를 모두 마쳤다.
12월 22일, 모두에게 좋은 소식이 들리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교수님께선 우리가 전원합격하면 모두에게 생맥을 쏘시겠다고 하셨다!-
첫댓글 영주! 정말 수고했어. 그 무거운 보따리들 들고 추운데 역에서 문화원까지 시간 맞춰 뛰어다니길 얼마. 안스럽기도 하고 대견스럽기도 했어. 자신이 선택한 것을 열심히 그리고 충실하게 즐기는 모습은 참 고맙고 감동적이기까지 했다. 결과가 어떠하든 엄마, 아빠는 네가 자랑스러워. 사람들은 한식조리사를 준비 중이라니 모두 "그럼 식당차려?"라고 묻더구나. ㅎㅎ 공부를 하면 박사가 되야하고 그림을 배우면 화가가 되야하는가 보다. 세상의 시선이 어떠하든 네가 원하는 일을 열심히 충실히 누리면 그보다 더 좋은 것은 없을 거야.
하나의 과정이 끝났으니 한숨 돌리고 또 새로운 도전을 해야겠지? 오래 쉬기엔 네 피가 너무 뜨거운 것 같다. 무엇이든 눈 똑바로 뜨고 열심인 너를 보면 어떨 땐 보기만 해도 뜨겁다! 영주의 새로운 도전이 기대된다. / 근데, 조리복입은 모습 정말 멋지다! 두호버전으로~ "영주누나 진짜 요리사다!" /그리고 한가지 더, 싸이에 있는 사진들도 좀 옮겨줘~~ 두호와 똑같이 생긴 너. 각시탈 쓴 영서. 대장정 때 찍은 이쁜 네 사진 등등...
응! 나도 마음이 한결 편해. 그동안 너무 내할일 한다고 딩가딩가해서 미안해 이제 다시 열심히 할게.. 요리는 다른 게 아니라 정말 재밌어서하는거야. 근데 이상하게 식당은 언제 차리냐는 소리는 그렇게 듣기가 싫더라ㅎㅎ 왜 그럴까~
아~~ 영주 너무 귀여워~~ ㅎㅎ
아~~ 영주 너무 귀여워~~ ㅎㅎ
아잉~ㅎㅎ
방가 ~~~~영주야....사진도 넘 멋져부러.글도 넘 멋져부러 어쩜 영주는 못하는게 없니 넘 열심이 하는 널 보니 이쁘고 사랑스러워 울 한참 못 본것 같다. 보고 시퍼지네.....아주 가끔씩 널러 올께 조은글 마이마이 올리도오...근디 사진 싸이로 가져 갈 수 있을까~~~감기 조심해..
무슨요~ 내도 가끔 토스트 먹으러 놀로 갈께요이ㅎㅎ 싸이에도 올려놨는데.. 사진이 작아서 여기거 퍼다쓰는게 나을거에요..
방랑자가 궁금하지....누굴까요~~~~~석봉토스트의 이쁘니 언니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