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8일 고향인 상트페테르부르크를 찾았다. 나치 독일의 레닌그라드(현 상트페레르부르크) 포위전 75주년 기념식에 참석한 뒤 피스카로프스코예 기념 묘지에 들러 헌화했다. 1941년 9월 시작된 레닌그라드 포위는 1944년 독일군이 철수하면서 풀렸다.
헌화 사진보다 더 눈길을 끈 것은 크렘린측이 이날 밤에 배포한 푸틴 대통령의 얼음물 속 세례 Крещение 장면이다. 드리트리 페스코프 대통령궁 공보수석은 이날 "푸틴 대통령이 상트페테르부르크주 인근의 트베리를 찾아 닐로-스톨로벤스카야 수도원 Нило-Столобенская пустынь에서 미사를 본 뒤 셀리게르 호수에 마련된 세례용 얼음물 웅덩이에 몸을 담궜다"고 밝혔다. 이날은 예수공현(公顯) 축일 праздник Крещения 이다.
페스코프 대변인은 "올해 러시아 중심부에서는 전통적인 축일 추위를 보기 힘들었다"며 "밤에 호수 주변 기온도 영하 6~7도 정도였다"고 전했다.
푸틴 대통령의 얼음물 세례는 3월 대선을 앞두고 러시아 정교회 일반 신도들을 겨냥한 행보로 보인다. 페스코프 대변인은 "푸틴의 얼음물 세례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라고 토를 달았지만, 나이가 적지 않는(65세) 대통령이 한 겨울 밤에 차가운 얼음물 속에 몸을 담그기는 쉽지 않다. 페스코프 대변인은 "대통령은 최근 몇년간 일련의 얼음물 세례 고행(?)를 진행중이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