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설악의 아름다움을 노래한 이성선(사진, 1941~2001년) 시인이 작고한 지 20주기가 되는 해이다. 이에 설악문화예술포럼(회장 이상국)이 시인을 기리는 다채로운 행사를 마련했다.
먼저 오는 22일 오후 3시 속초문화예술회관 소강당에서 ‘이성선 시인 20주기 추모 심포지엄’을 연다. 속초시와 속초문화재단이 후원하는 심포지엄은 ‘이성선 문학의 문학사적 조명’이라는 주제로 열린다. 고형렬 시인이 ‘영실천으로 떠난 영북의 성대리 시인 이성선’을, 여태천 동덕여대 교수가 ‘자기-비움과 미(未)주체의 가능성-이성선의 시세계’를 발제한다. 이어 이상국 시인을 좌장으로 장대송 시인과 김종훈 문학평론가(고려대 교수), 채재순 시인(청호초교 교장)이 토론을 진행한다.
설악문화예술포럼은 시인의 문학적 성과와 시 정신을 공유하고자 11월 중에 이성선 시인의 시 717편 가운데 대중이 사랑하는 51편을 엄선해 시선집을 출간할 예정이다.
설악문화예술포럼은 “1970년 등단 이래 작고하기까지 일관성 있게 혼탁한 시속에 때 묻지 않은 순수서정시를 고집했던 시인은 산, 바다, 별, 나무와 같은 자연에 대한 관조를 통해 얻은 자족적인 깨달음의 세계를 간결하고 명징한 언어로 자신의 시세계를 형상화했다”며 “기후변화와 코로나19 위기 속에서 우리 인간이 가야 할 길은 바로 이성선 문학이 추구하는 가치일 것”이라고 시선집 발간의 의미를 밝혔다.
이어 11월 27일에는 속초문화예술회관 소강당에서 시선집 출간 기념회와 함께 시선집에 실린 시를 위주로 ‘시낭송 콘서트’와 ‘이성선 시, 캘리로 만나다’를 진행할 예정이다.
이성선 시인은 최명길, 이상국, 고형렬 시인들과 1981년부터 ‘물소리시낭송회’를 열어왔다. 지역시인들을 중심으로 한 물소리시낭송회는 중앙 문단의 시인들을 초대해 지역문단에 활력을 불어넣으며 80년대 지역 문화운동에도 이바지했다. 현재도 이어져 오며 전국의 시낭송회 중 최장수 그룹에 속한다.
설악문화예술포럼은 “고인이 생전 추구했던 독자의 확산과 대중과 함께하는 문학의 가치를 이어받아 시낭송 콘서트를 열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이성선 시, 캘리로 만나다’는 이성선 시인의 시 1편을 캘리그래퍼가 현장에서 작품화해 기념액자로 만들어 100명에게 선착순으로 증정하는 행사이다. 선착순으로 100명을 온라인으로 사전 접수를 받을 예정이며, 이성선 시인의 시를 사랑하는 사람이면 누구나 가능하다.
고 이성선 시인은 1941년 고성군 토성면 성대리에서 태어나 고려대 농학과와 동 대학원 교육대학원을 졸업한 뒤 1970~1999년까지 30여 년간 중고등학교 교사로 재직했다. 1969년 설악문우회 창립과 함께 초대 회원으로 활동했다. 이듬해 <문화비평>에 ‘시인의 병풍’ 등 4편의 시를 발표하며 등단했고, 72년 <시문학>으로 재추천 받았다. 시집으로 <몸은 지상에 묶여도>(1979), <나의 나무가 너의 나무에게>(1985), <별까지 가면 된다>(1988), <벌레시인>(1994), <내 몸에 우주가 손을 얹었다>’(2000) 등을 펴냈다. 2011년 10주기에 <이성선 전집 1 서정시편>(서정시학)과 <이성선 전집 2 산문시·기타 편>(서정시학) 등 유고시집 두 권이 발간됐다. 한국시인협회상(1990), 정지용문학상(1994), 시와 시학상(1996), 강원도문화상(1998) 등을 수상했다.
2001년 5월 4일 60세의 나이로 세상을 등졌으며, 성대리 고인의 생가 옆에 시비가 있다. 장재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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