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지혜
현대사회는 지식의 전문화 시대입니다
전문 지식이 없으면 사업을 구상하기 어렵고 좋은 직장을 찾기도 쉽지 않으며 직장 생활에서 자신의 능력을 발휘하기란
더욱 쉽지 않습니다.
지식은 지혜에 의해서 살아 움직일 수 있습니다. 살아 움직이는 지식은 능동적으로 일에 대처하고 일의 속성을 정확히 파악
하며 순간의 직감력을 발휘하는 힘으로 작용합니다.
지혜가 없는 지식은 막상 당면하면 마치 죽어 있는 고목처럼 일처리의 힘으로 작용되기가 쉽지 않습니다.
성인의 말씀은 어떻게 지혜를 일깨울 것인가에 대해 밝히고 있습니다.
성인의 말씀을 담아둔 경전공부에서 지식이 살아 있는 힘으로 작용할 수 있게 돕는 지혜를 얻게 됩니다.
지혜는 지식을 살아 있는 힘으로 작용할 수 있게 도울 뿐만 아니라 생명의 근원인 법신과 계합하는 힘으로 작용합니다.
법신은 자아의 생사를 초월하여 항상 변함없이 여여합니다.
법신과 계합하면 죽음을 두려워할 필요 없습니다.
왜냐하면 법신은 생사가 없기 때문입니다.
삶의 지혜를 일깨우고 법신과 계합하는 이치를 <유마경>공부에서 성취합니다.
<유마경>의 핵심은 불이법문입니다.
불이란 평등.조화.화합을 뜻합니다.
불이의 이치는 실참실구에서 채득되며 실참실구할 수 있는 불이좌선의 이치를 <유마경공부>로 체득합니다.
그래서 <유마경 공부>는 선 수행을 돕는 공부이며, <유마경 공부> 그 자체가 바로 선 수행입니다.
<유마경 공부>로 생사해탈과 인생행복의 불이지혜를 성취하면서 동시에 경전공부의 기초인 용어개념과 한문풀이의
실력을 함께 향상할 수 있도록 매 단원을 경문낭독,경문해석,방편설법으로 구성했습니다. <유마경공부>에서 반드시
알아야할 용어는 경문해석 아래 수행용어에서 설명했습니다.
경문낭독에서 표점 이외 끊어 읽기점(.)을 두었습니다
만약 끊어 읽기 점(.)이 없으면 읽으면서도 그 뜻이 무엇인지 모르며, 낭독 또는 독송하면서 잘못 끊어 읽으면 경전의
참 뜻을 알기가 쉽지 않습니다.
예를 들면 <금강경>에서 '불고수보리'라는 문장이 자주 반복됩니다.
이것을 한문으로 佛告 須菩提 로 표현하며 '부처님께서 수보리존자에게 말씀하시기를'의 뜻입니다.
佛은 부처님이고, 須菩提 는 수보리존자이며 告는 '말씀하시길를'입니다.
그래서 불.고.수보리하고 끊어 읽습니다. 이것을 '불고, 수보리' 또는 '불,고수,보리'하고 읽는 것은 괜찮습니다
만약 '불고수,보리'또는 '불고, 수,보리'하고 읽는다면 경전공부가 쉽게 되지 않겠죠
뜻은 정확히 모르지만 용어에 맞게 끊어 읽다보면 어느 순간 경전의 이치와 통하게 됩니다. 이것을 문리가 났다고 표현합니다.
경전을 보면 볼수록 어렵다는 말을 많이 듣습니다.
그것은 전문용어의 개념이 명확하게 정립되어 있지 않기 때문입니다.
대부분 경전이 철학을 원료로 삼고 있습니다. 철학은 우주만물의 이치입니다. 물로 <유마경>공부하는 자신도
그 속에 포함되어 있습니다. 철학은 눈으로 보이는 사물의 현상처럼 이것은 자동차, 저것은 자장면하고 쉽게 알 수
없습니다. 더욱 난해한 점은 개념마다 독립성을 지니고 있으면서 동시에 서로 불가분의 관계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마치 <반야심경>에 나오는 '색즉시고 공즉시색, 색불이공 공불이색'처럼
우리는 '자동차는 자동차요, 자장면은 자장면이다.'고 단정 지으며 그것을 당연한 진실로 믿고 있습니다.
이것을 고정관념이라 합니다.
고정관념으로 인해 다양한 분별심이 생깁니다.
이러한 고정관념을 바탕으로 경전을 받아들이면 경전의 이치를 고정관념화 시키면서 '자동차는 자동차,자장면은 자장면'의
현상의 모양만 받아들이고 내면의 이치는 체득하지 못해 분별심만 키우게 됩니다.
그런 결과 자신이 무언인가 아는 것이 많게 느껴져서 다른 사람의 공부모습을 옳다 그르다 판단하게 되며 막상 이치를
드러내어 보여야 할 때 말문이 막혀 경전의 지혜가 발현되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고정관념에 근거해서 경전을 공부하면 색은 색이고, 공은 공이라고 인식하며, 색이 곧 공이요 공이 곧 색이라는 이치를
함께 받아들이기는 쉽지 않습니다
자동차가 어찌 자장면이 될 수 있으며, 자장면이 어찌 자동차가 될 수 있느냐는 것이죠 어불성설이라고 자신도 모르게
대뇌의식 속에서 단정 짓습니다. 그래서 큰 스님과 훌륭한 법문을 많이 듣지만 자신의 마음속에 느껴지는 것은 재미난
이야기의 줄거리뿐입니다. 졸음 또는 산만함을 방지하기 위해서 덤으로 한 목소리만 받아들이고 마음의 큰 문을 열어
지혜를 발현하게 돕는 가르침은 흔적 없이 사라집니다.
우리가 분명히 알 수 있는 것은 그동안 틀지어진 고정관념을 내려놓고 경전공부에 임해햐 한다는 것입니다.
그렇게 했을 때 개념이 선명하게 정립되고 선명하게 정립되 개념을 바탕으로 만사만물이 둘이 아닌 불이의 이치를
체득하여 삶을 풍요롭게 돕는 지혜가 발현되어 나옵니다.
법의 문에 들어서게 해주신 명선 큰 스님, 법의 향에 젖게 해주신 백운 큰스님, 법의 선열을 베풀어주신 평전 큰스님,
법이 중생과 함께함을 일깨워주신 정여 큰스님, 법과내가 들이 아님을 밝혀주신 무우열 교수님, 법은 법신이며 법계이며
제법임을 일깨워주신 남희근 대사님, 그리고 모든 선지식께 머리 숙여 경배 드립니다.
자료정리를 도와준 은선 선생님, 집필에 힘을 실어준 우선 선생님, 항상 변함없이 등불을 밝혀주시는
하늘북 선생님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유마경 공부로 삶의 지혜 성취하시길 기원합니다.
2009년 봄 불이방에서
정암 합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