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백년만에 찾아 뵈온 외손들의 문안 인사
2025년 11월 30일, 매헌공 묘사를 봉행한 뒤, 관수공, 이실환 회장과 함께 울산박씨 박자공(朴自恭)의 산소를 찾아 재배를 올렸다. 외손이 500여 년 만에 매헌공의 장인 조상의 성소를 찾았으니, 참으로 감개무량(感慨無量)하였다.
산등성이를 따라 늘어선 송림은 세월의 흐름을 말없이 간직하고 있었고, 단정히 서 있는 비석과 석물들은 옛 인연의 깊음을 조용히 증언하고 있었다. 이 광경을 마주하니, 매헌공과 박자공 두 분이 생전에 맺은 사돈의 연분은 단순한 혼례의 결합이 아니라, 서로의 덕을 믿고 의를 지킨 금석지교(金石之交)였음을 다시금 깨닫게 된다.
어모장군 박자공께서 그 옛날 외동 따님의 혼인을 허락하여 학성이씨와 사돈의 인연을 맺어주심은 우리 문중에 큰 은혜였다. 이로부터 양가는 세대를 건너 이어지는 동근동맥(同根同脈)의 정을 나누게 되었고, 그 은덕은 500년의 세월을 지나 오늘에 이르렀다.
오늘 후손들이 다시 이 자리를 찾으니, 장인과 사위가 생전에 쌓은 정이 죽어서도 산등성이를 사이에 두고 서로를 바라보듯 자리함을 확인하게 된다. 이는 곧 인연이 끊어지지 않고 이어지는 인연불멸(因緣不滅)의 도리라 하겠다.
울산박공 박자공 어모장군께서 우리 문중과 사돈이 되어 주신 은혜는 불망지은(不忘之恩)으로 길이 길이 기억할 바이다. 특히 우춘 할아버지의 묘소와 박자공 산소가 산등성이를 함께하고 있어, 선대 양가의 정분이 사후에도 이어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에 후손들은 이날의 방문을 기록하여 조상의 은덕을 길이 잊지 않고, 다시 찾은 이 인연을 이어갈 후대의 길잡이로 삼고자 한다. 두루 우리 외손들도 보살펴 주시옵기 바라오며
삼가 감사와 공경의 뜻을 바칩니다.
2025.11.30
학성이씨 후손일동
再拜追恩》(재배추은)— 외손이 다시 절하며 은혜를 기림
松影千年護古墳(송영천년호고분) 소나무 그림자 천년토록 옛 묘를 지키고
兩門姻契重如雲(양문인결중여운) 두 문중의 혼인 인연은 구름처럼 두터웠네
東嶽同峯傳宿義(동악동봉전숙의) 동쪽 산 같은 봉우리에는 오랜 의리가 전해지고,
南山對壑繫深文(남산대학계심문) 남쪽 골짜기 마주한 자리는 깊은 사연을 잇고 있다.
外孫再拜追恩澤(외손재배추은택) 외손이 다시 절 올려 은혜를 되새기니,
先祖雙陵共氣芬(선조쌍릉공기분) 두 분 선조의 묘가 함께 기운을 나누는구나.
五百餘秋緣不滅(오백여추연불멸) 오백 해가 지나도 인연은 사라지지 아니하니,
金石情誼永相親(금석정의영상친) 금석 같은 정이 길이 서로를 가깝게 하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