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골옹 섭생] ‘대나무’가 다 함께 꽃을 피우고 다 함께 죽는 이유
참고자료 인용처 : 한겨레 신문기사- https://v.daum.net/v/20220914110006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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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신문기사] : 120년에 한번, 꽃·열매 보는 조릿대..들쥐떼에겐 '세기의 밥상'
조홍섭입력 2022.09.14. 11:00수정 2022.09.14. 12:00
일본·한국 2010년대 개화 맞아... 일, 들쥐 연구
'조릿대 개화때 들쥐 번성' 전설 같은 얘기 입증
밀도 최대 10배 이상 증가, 개화 이듬해도 유지
조릿대는 120년을 주기로 꽃을 피우고 일제히 죽는다.
왜 그런지 그 수수께끼는 아직 풀리지 않았지만 분명한 건 들쥐의 잔치가 벌어진다는 사실이다.
대니무 종류인 조릿대는 수십 년∼백수십 년 주기로 일제히 함께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은 뒤 일제히 함께 죽는다. 조릿대가 왜 이렇게 독특한 생활사를 보이는지는 수수께끼이지만, 조릿대가 대량의 씨앗을 맺자 이를 먹이로 삼아 들쥐가 대발생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가지무라 히사시 일본 나고야대 교수 등 이 대학 연구진은 2017년 절정에 이른 일본 조릿대의 일제개화가 산림성 들쥐 개체군의 대발생으로 이어지는 현상을 확인했다고 과학저널 ‘생태적 과정’ 최근호에 실린 논문에서 밝혔다.
조릿대가 일제히 개화하면 들쥐가 늘어 나무와 농작물을 해치고 전염병을 옮긴다는 이야기는 오래전부터 전해 내려왔지만 실제로 조사하기는 매우 힘들다.
대나무의 개화는 워낙 장기간을 주기로 일어나 생태적 영향을 조사하기가 어렵다. 일본에서는 2010년대 들어 전국 각지에서 조릿대가 꽃을 피우기 시작했는데 이는 120년 만의 일이었다.
운 좋게도 연구자들은 아이치 현의 대학 연구림에서 2011년부터 들쥐의 개체군 동태를 조사해 왔는데, 마침 이곳의 조릿대가 일제 개화해 들쥐 개체군이 개화 전과 후 어떻게 변화해 나가는지 조사할 수 있었다. 가지무라 교수는 이 대학 보도자료에서 “대나무가 개화하면 들쥐가 대번성한다는 사실은 오래전부터 전설처럼 알려져 왔을 뿐이었는데 이번에 이를 규명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하 생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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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골옹 섭생] 대나무가 다 함께 꽃을 피우고 다 함께 죽는 이유
덜컹덜컹 포장되지 않은 시골 산길에서 소달구지를 얻어타고 가던 도시에서 유학중 잠시 고향을 찾은 고등학생이 산비탈에 빼곡이 자라난 조릿대를 보고서, 소와 함께 나란히 걷고 있는 소달구지 영감에게 미안한 듯이 조심스럽게 말을 걸어 물어 왔어요.
“아저씨, 저기.... 저 조릿대를 보니까 생각이 나는 데유, 제가 신문기사를 보니깐 그 머시냐- 조릿대가 120년 만에 일제히 함께 꽃을 피우고 난 후에는, 일제히 함께 죽는다고 그러대유. 조릿대가 그렇게 일제히 함께 꽃을 피우고 난 후에, 일제히 함께 죽는 그 수수께끼의 이유가 머래유? 암만 생각해도 몰겄는디 그 이유가 뭐래유?”
오잉? 어이구 기특혀라. 학상(학생)이 그렇게 큰 질문을 다 할 수가 있다니! 학상(학생)은 참 복 받으시겄네. 그니까 그 머시냐 흠 흠.....
그니까 흠- 수수께끼는 무슨..... 저 논배미에 벼들은 6개월가량인 180여일이 제 수명인 것이라서 가을이 되면 저 논배미에 베(벼)들이 저렇게 일제히 함께 꽃을 피워 씨앗을 맺고난 후에는 일제히 함께 죽게 되는 것이 당연한 이치인 것이지 머. ‘조릿대’도 대나무 종류인 것이고 대나무 종류는 모두 다 저 논배미에 벼(稻)와 같은 벼과(禾科) 식물이라서 저 논배미에 벼(稻)들처럼 제 인생에 가을철이 되면 모두가 일제히 한꺼번에 다 함께 꽃을 피워 열매를 맺고 난 후에는 일제히 한꺼번에 다 함께 죽게 되는 것이 이 대자연의 이치인 것이 잖어.
그러기에 키가 큰 ‘대나무’는 에너지 소비가 많은 즉슨 60여년이 제 수명인 것이고, 화살(矢)을 만들때에 쓰는 키가 작은 ‘시나대’는 에너지 소비가 적은 즉슨 80∼100년이 수명인 것이;며, 그보다 더 에너지 소비가 적은 조릿대는 120년이 수명인 것이듯이 우리네 사람의 몸도 에너지의 소비가 적은 몸집이 작은 사람일수록 수명이 길고 건강한 거란 말여. 그러헌즉 대 자연의 이치에서 허우대 좋게 몸집이 큰 사람일수록 속이 헤프고 수명이 짧은 그 이유를 이제는 알 수가 있것제?
그런데 아주 묘-하게도 대나무는 뿌리줄기로 번식을 하는 것인 즉슨 대나무 밭에 있는 모든 대나무는 한 개의 뿌리줄기로써 연결되어져 있는 것이며, 또한 아무리 멀리 떨어져 있는 대나무라 할 지라도 뿌리줄기로 번식을 한 것이라서 예를 들어 서울에 있는 대나무와 부산에 있는 대나무라 할지라도 같은 한 뿌리줄기에서 번식된 대나무라면 같은 한 그루의 나무와 같은 것인즉, “이 세상에서 가장 ‘큰 나무’가 바로 ‘대나무’인 것이다-” 하여 큰대(大)자를 붙여서 우리말로 ‘대(大)나무’라고 이름 붙여져 있는 것이잖어?
그러헌즉 부산에 있는 대나무와 서울에 있는 대나무도, 혹은 일본에 있는 대나무와 한국에 있는 대나무도 그 뿌리줄기의 유래를 알고 보면 다 같은 한 그루의 큰 ‘대나무’일 뿐인 것이다- 이 말씀여.
그리하여 우리 민족의 전통 사상에서 네 사람의 성인군자(聖人君子)) 류에 해당한다고 일컸는 것을 뜻하는 매란국죽(梅蘭菊竹)의 ‘사군자(四君子)’ 그림에서도 당당하게 ‘대나무’가 들어가고 있는 것이지 않던감?
그래서 ‘조릿대’ 라는 이름도 우리말에서 “몸조리를 잘 해라. 그래야 중간에 죽지않고 120년을 산다.” 라고 하는 뜻에 ‘몸 조리(調理)’ 라고 하는 뜻과 ‘대나무(竹)’ 라고 하는 말의 뜻을 합쳐서 '조릿대'라고 이름 붙여진 말인 것이여. 아시것어?
뿐만 아니라 우리 민족의 전통 풍습에서 매년 정월 대보름날이 되면, 집집마다 안방 출입문 위에 대나무로 만든 ‘복조리(福調理:밥 쌀의 돌을 고르는 조리도구)’를 새것으로 걸어놓는 풍습이 있었는데, 그 뜻도 바로 이처럼 “자기 자신의 복(福) 조리(調理)를 항상 자기 스스로가 잘 하겠다” 라고 하는 자기 스스로에 다짐의 뜻이 것이여.
“아항~ 글시구낭. ‘복조리(福調理)’란 “자기 자신의 ‘복(福) 조리(調理)’를 항상 자기 스스로가 잘 하겠다” 라고 하는 자기 스스로에 다짐의 뜻인 것이로 구낭. 아젓씨 고마워유. ‘조릿대’ 라는 우리말의 뜻과 ‘복조리’ 라고 하는 우리말의 뜻을 아주 잘 갈쳐 주셔서 고마워유-. 이러한 말은 학교에서도 잘 가르쳐 주지 않고, 누구 한테도 듣기 힘든 말인 즉슨 이 대자연에 근본적인 이치를 잘 헤아려서 나 스스로 잘 깨달아 보라는 뜻으로 가르쳐 주신 ‘조릿대’의 말 뜻을 참 잘 가르쳐 주셔서 증말로 참 고마워유.”
에이- 고맙긴 머. 이렇게 말 같지도 않은 내 말도 그렇게 잘 들어주시니까 내가 더 고맙지 머.... 고마운 그대의 인생에서 자기 스스로가 깨닫는 이 ‘조릿대’ 대나무 같은 대자연의 이치가, 우리네 인생에서 큰 에너지를 주는 햇볕같은 역할이 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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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9.22.
아라리오 홍사권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