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18차 경남 밀양 낙화산(2023.2.23.)
오늘은 경남 밀양의 낙화산을 다녀왔습니다. 완연한 봄 날씨에 밀양(密陽)답게 햇볕도 정말 빽빽하게 비취는 날이었습니다. 아래에서 보기에는 그냥 동네 뒷산으로 보였는데 올라가니 가파르고 곳곳에 암능 구간이 있어서 힘든 코스였습니다.
저는 등산을 하면서 등산길이 인생길과 참 많이 닮았다는 생각을 하곤 하는데, 오늘은 더욱 그랬습니다. 오르막이 있는가 하면 내리막이 있과, 내리막이 있는가 하면 또 오르막이 있고, 여기가 정상인가 하면 정상은 저 멀리 있고, 우리네 인생도 그렇지 않습니까? 그리고 언제나 문제는 갈림길에서 생기기 마련입니다. 갈림길에서 어떤 선택을 하느냐가 앞으로의 인생이 어떤 인생이 되는지 결정되기 때문입니다. 오늘 산행에서도 갈림길에서 문제가 발생했습니다. 낙화산에서 점심을 먹고 내려가는 길에서 대원 중에서 가장 베테랑 대원이라고 할 수 있는 두 분이 그만 다른 길로 가버리지 않았겠습니까? 그것도 다시 돌아오기는 너무나 방향이 다른 곳으로 말입니다.
저도 지난 인생을 돌이켜 보면 수많은 갈림길에서 수많은 선택이 있었고, 그 수많은 선택이 지금의 나를 만든 것이 아니었겠습니까? 다른 선택을 했을 때, 나의 모습의 지금의 나의 모습과 얼마나 좋았을지, 또 얼마나 나빴을지 아무도 모르는 일이 아니겠습니까? 하지만 모든 순간의 선택은 내가 했고, 나의 선택에 대한 책임 또한 내가 져야 하는 것이 어쩔 수 없는 인간 실존의 문제가 아니겠습니까?
다른 길로 가신 분 중의 한 분이 “오늘 많은 걸 배웠습니다.”라고 하더군요. 그렇습니다. 우리는 등산을 하면서 인생을 배웁니다. 그런 면에서 오늘 등산은 참으로 값진 등산이었습니다.
등산을 마치고, 청도의 미나리 단지로 이동해서 멋진 미나리 삼겹살 파티를 했습니다. 미나리도 좋았지만, 강신찬 대원이 준비해 오신 묵은지가 미나리보다 더 맛이 있었습니다. 그 많은 묵은지 김치를 준비해 주신 강신찬 회원님게 감사를 드립니다. 삼겹살도 풍부해서 배불리 먹고도 남았습니다.
식사 후 모두 미나리를 사더군요. 저는 비싼 것 같아서 사지 않았더니 여성 대원들이 싼 거라면서 사라고 해서 한 단 샀습니다. 남자가 사라고 했으면 사지 않았을 텐데 저는 여자에 약한 사람이라 어쩔 수 없이 샀습니다.
돌아오는 차 안에서 먹는 아이스크림은 오늘따라 더 맛이 있었습니다.
오늘도 멋진 산행이었습니다.
첫댓글 매실나무에 소박하게 피어나는 꽃들이 봄이 오고있음을 알려주네요. 산에 다니시는 분들의 행복은 계절따라 자연을 남보다 먼져 교감함에 있는거 아닐까요. 오늘도 수고 많이 하셨습니다.
부지런하신 총장님 감사합니다.
가꾸지 않은 소박한 시골 아낙 같은 산, 가끔 따끔한 바위맛도 보여주어 재미있는 산행이었습니다. 따뜻한 봄기운과 함께 먹는 묵은지미나리삼겹살은 더욱 맛있었고요. 행복한 하루 선물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총장님의 산행일지로 오늘도 멋지게 마무리합니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