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체능력은 노력에 따라 발전한다
운동과 훈련, 이래서 해야 한다
가장 중요한 운동능력의 잣대는 유산소 능력이다. 이는 운동할 때 근육이 필요로 하는 산소를 얼마나 많이 공급하느냐를 뜻하며, 심폐능력을 의미한다. 훈련을 하면 유산소 능력은 최대 25% 향상시킬 수 있고, 더 이상 좋아지지 않더라도 산소를 사용하는 근육의 효율은 계속 좋아지기 때문에 기량을 향상시킬 수 있다. 자전거 선수와 동호인에게는 유산소 능력이 중요하지만 순간적인 파워를 내는 데 필요한 무산소 능력 훈련도 병행해야 한다
하승일(하비 성형외과 원장, 관동대 CIDN팀 코치)
우리 몸은 어떤 방식으로 움직이는가. 우리 몸이 갖고 있는 특성을 어떻게 살려 운동하면 좋은 기록을 낼 것인가. 또 운동 중 부상 등이 발생했을 때 치료와 회복 그리고 재활훈련을 어떤 식으로 해야 좋은가. 앞으로 완벽하진 않더라도 동호인과 선수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기를 바라며 이 ‘라이더와 건강’ 칼럼을 시작하기로 한다.
운동을 무조건 열심히 하는 것만으로 기량은 향상되는가? 경기에서 우승을 거머쥔 운동선수들은 도대체 어떤 능력을 갖고 있는 것일까? 정말 나와 다른 신체 구조를 가지고 태어난 것은 아닐까? 자전거를 타는 사람이라면 한번 쯤 고민해봤을 의문이다. 이 질문에 대한 가장 정확한 답을 하나만 대라면 아마 유산소 능력(aerobic ability)이 될 것이다.
유산소 능력은 키울 수 있다
유산소 능력은 매우 힘든 운동을 하는 동안 몸이 사용하는 산소의 최대량을 표시하는 ‘VO2max’로 대신할 수 있다. 이는 운동할 때 근육이 필요로 하는 산소를 얼마나 많이 공급할 수 있는가를 나타내는 것으로 선수의 심폐능력(cardiopulmonary ability)을 의미한다.
VO2max가 모든 시합을 결정할 수 있는 변수는 아니지만 대개 우수한 선수의 VO2max는 일반 선수들보다 10~30ml/kg 정도 높다. 즉 유산소 능력이 뛰어난 사람이 우승을 거머쥐기 쉬운 위치에 있다고 말할 수 있다.
그렇다면 유산소 능력은 어떻게 길러지는 것일까? 우선 조상 탓을 한번 해보자. 키나 얼굴 모양과 같이 VO2max도 사람마다 다르게 타고난다. 그렇다면 타고난 운명을 탓하며 하늘만 바라볼 것인가? 물론 그렇지 않기 때문에 필자가 이 글을 쓰고 있는 것이다. VO2max는 훈련을 통해 향상시킬 수 있다. 타고난 자신의 능력을 원망하기보다는 노력해서 얻을 수 있는 부분을 찾는 것이 정신 건강에 좋고 기록도 좋아진다. 다음에 언급하겠지만 유산소 능력을 나타내는 지표 중에서 타고난 능력보다 노력에 의해서 개선되는 부분이 더 중요한 것이 있다. 너무 걱정 마시라.
그렇다면 어떤 식으로 하면 되고 또 얼마나 향상시킬 수 있는지 궁금할 것이다. 안타깝게도 대개 VO2max는 아무리 노력하더라도 25% 이상 향상시키기는 어렵다. 또 25%도 무조건 운동을 많이 한다고 해서 좋아지는 것은 아니다. 자전거에도 중용이 필요하다. 즉 일주일에 100km를 타는 사람이 200km를 탄다고 VO2max가 두 배 이상 좋아지는 것은 아니며 따라서 이를 향상시킬 수 있는 최적의 조건을 찾아야 한다. 무턱대고 훈련을 많이 하거나 훈련을 게을리 하는 것 모두 자전거 신의 입장에서 보면 죄가 된다.
그리고 훈련을 통한 VO2max 향상이 한계에 부딪히더라도 모든 것이 끝난 것 같은 절망에 빠질 필요도 없다. 같은 유산소 능력에서 훈련을 열심히 하면 산소를 사용하는 근육의 효율이 좋아지기 때문에 기량을 향상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무너진 하늘에도 솟아날 구멍이 있듯이….
VO2max가 낮게 타고 난 사람도 노력하면 올릴 수 있고 또 한계에 부딪히더라도 다른 기능들이 좋아져 기량은 발전하게 된다. 결국 일반적인 상황에서 결코 자전거를 못타는 것은 조상 탓이 아니다.
근육
근육의 기본적인 기능은 무릎과 팔꿈치 같은 관절을 움직이도록 하는 것이다. 이런 기능을 하기 위해서 근육 자체의 길이는 짧아져야(수축) 한다. 그렇다면 근육이 짧아지기 위해서 무엇이 필요할까? 다름 아닌 에너지가 필요하다.
우리 몸은 섭취한 음식물을 통해서 이 중요한 에너지를 생산하기 위해서 두 가지 방법을 사용한다. 첫째, 산소를 이용한 유산소 과정(aerobic process)이다. 이는 우리가 먹은 음식에서 탄수화물, 지방 그리고 단백질을 산소와 결합시켜 에너지를 만들어 내고 물과 이상화탄소를 찌꺼기로 남긴다. 이때 남은 물은 우리 몸에 필요한 것이고 이산화탄소는 그냥 폐를 통해서 배출하면 되기 때문에 몸에 무리가 따르지 않아 오랫동안 운동을 할 수 있도록 해주는 에너지 시스템이다. 다른 방식은 산소를 이용하지 않는 방법으로 ATP-PC(phosphocreatine)와 젖산(lactic acid) 시스템이 있다.
이중 ATP-PC는 10~15초 동안 빠르게 사용할 수 있는 방법으로 결승점을 통과할 때나 스프린트 선수들이 주로 사용하는 시스템이다. 젖산 시스템은 탄수화물을 사용해서 에너지를 1~3분 정도 만들고 찌꺼기로 젖산이 쌓이게 된다. 이때 만들어진 젖산은 근육의 움직임을 방해하기 때문에 자전거를 타는 사람들이 꿈을 이루기 위해서는 이 젖산을 몸이 잘 관리하도록 훈련해야 한다.
이 같은 이치로 지구력을 요하는 도로 자전거나 산악자전거 선수들은 유산소 능력을 더 중요하게 생각해야 한다. 하지만 이런 종목에서도 인터벌을 하거나 결승점에서 강하게 치고 들어오기 위해서 반드시 무산소 훈련을 병행해야 한다.
우리 몸에는 두 가지 근육이 있다. 하나는 빠르게 수축하지만 오랫동안 버티지 못하는 FT(fast twitch) 근육이고, 다른 하나는 느리게 수축하지만 오랫동안 일할 수 있는 ST(slow twitch) 근육이다.
FT 근육은 대개 무산소 시스템의 에너지를 사용하고 ST 근육은 유산소 시스템 에너지를 사용한다. 두 가지 근육의 비율은 이미 태어나면서 결정되어 있어 훈련으로 바꿀 수 없지만 운동을 통해 에너지 효율을 끌어 올릴 수 있다. 따라서 자전거 선수들은 자신의 종목과 약점을 보완하기 위해서 적절한 운동을 해야 한다.
예를 들어 지구력이 필요한 종목의 선수는 유산소 상태의 자전거 타기를 많이 하고, 짧은 언덕을 강하게 오르는데 약점이 있는 산악자전거 선수는 유산소 운동을 주로 하되 인터벌과 같은 무산소 지구력 훈련을 통해서 이를 보완해야 한다.
준비 운동과 마무리 운동
경기장에 가보면 상급자 선수들이 시합 출발 전에 롤러를 타거나 도로를 타면서 땀을 흘리고 또 시합이 끝나고 난 뒤에도 다시 자전거를 가볍게 타거나 롤러 위에 앉아서 잡담을 하며 시간을 보내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이 선수들은 준비 운동과 마무리 운동의 중요성을 이해하고 있는 것이다. 일반 동호인들도 본격적으로 자전거를 타기 전후에는 아무리 시간이 없더라도 준비 운동과 마무리 운동을 그날 훈련이나 시합 시간의 10~15%, 적어도 10~15분은 해야 한다.
준비 운동은 근육의 온도를 올려서 근육의 부상을 방지하고 더 강하고 빠른 움직임이 가능하게 해준다. 또 혈액의 온도도 올려서 근육에 산소를 더 많이 줄 수 있는 상태를 조성하며, 관절을 부드럽게 하고 에너지를 더 좋은 조건에서 만들 수 있도록 해준다. 다시 말해 우리 몸이 기계라면 고장은 줄이고 효율은 올려주는 것이다. 준비 운동으로는 땀이 약간 맺힐 정도로 편하게 자전거를 타고 몸을 유연하게 하기 위해 스트레칭을 해주는 것이 좋다.
그런데 예를 들어 XC 경기장의 상황은 준비 운동이 끝난 직후 바로 시합이 시작되지는 않는다. 초급 베테랑의 경우 대개 출발선상에 서서 개막식을 진행하고 그 다음에 출발하게 된다. 그렇다면 준비 운동은 어떻게 해야 하나? 다행스럽게도 준비 운동의 효과는 45분간 유지된다. 또 준비 운동으로 인한 피로는 준비 운동 후 시합 시작 전 5~10분 동안 회복되기 때문에 늘어지는 출발 신호를 기다리는 출발선에서 초조하게 준비 운동의 효과가 없어진다고 걱정할 필요는 없다.
마무리 운동은 대개의 동호인들이 무시하는 부분이다. 하지만 이 역시 준비 운동 만큼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시합이나 훈련으로 무리한 몸이 휴식 상태로 쉽게 돌아와 회복이 빨라지기 때문이다. 마무리 훈련은 몸에 쌓인 젖산의 배설을 도와주고, 다리 근육 등에 과도하게 쌓인 피를 소화기관 등의 다른 곳으로 좀 더 빨리 보내줘서 심장의 부담을 줄여 심한 운동을 한 뒤 생기는 어지럼증이나 두통 등을 막아준다. 마무리 운동의 방법은 자전거를 천천히 편하게 타면서 심박수가 120회까지 떨어지게 하고 자전거에서 내려 스트레칭으로 긴장된 근육을 풀어주는 것이 좋다.
출처: 바이씨클 라이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