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제6대 마산교구장 이성효 주교 착좌 미사
입력일 2025-02-17 13:04:22 수정일 2025-02-18 11:10:49 발행일 2025-02-17 제 3430호 1면
“사제·수도자·교우 여러분과 함께 교구 설정 60주년 앞둔 마산교구의 전통 이어갈 것”
2월 12일 창원컨벤션센터 3층에서 거행된 제6대 마산교구장 착좌미사에서 이성효 주교가 강복하고 있다. 사진 박원희 기자
제6대 마산교구장 이성효(리노) 주교가 교구장좌에 착좌했다. 2022년 배기현 주교의 사임 이후 2년 6개월간 비어있던 교구장 자리가 비로소 채워진 것이다. 마산교구는 2월 12일 오후 2시 경남 창원컨벤션센터 3층에서 착좌 미사를 거행했다.
한국 주교단과 교황대사가 공동 집전한 미사는 착좌식으로 시작됐다. 착좌식은 이 주교를 교구장으로 임명한다는 내용의 교황 교서 낭독에 이어 착좌록 서명 순으로 진행됐다. 이후 교황대사는 이 주교에게 목장을 전달했고, 목장을 받은 이 주교는 교황대사와 대구관구장 조환길 대주교의 안내로 교구장좌에 착좌했다. 이 주교가 착좌하는 순간, 참례자들은 박수와 함께 기쁨의 환호를 보냈다.
이 주교는 강론에서 “착한 양들이 있는 곳에는 착한 목자들이 있다”는 아우구스티노 성인의 말씀을 인용했다. 이는 2월 1일 봉헌된 수원교구 송별미사에서도 언급한 내용으로, 이 문장을 통해 수원교구 사제단과 신자들에게 배움을 얻었음을 이야기했던 이 주교는 착좌식에서 이를 다시 언급함으로써 착한 양들에게서 배워가는 착한 목자의 자세를 강조했다. 이어 이 주교는 “수원에서 마산으로 오며 감사의 보화, 겸손의 보화, 기도의 보화를 가지고 왔다”면서 “어려움이 있을 때마다 이 보화들을 꺼내볼 것이며, 꺼낼수록 풍성해지는 이 보화를 사제, 수도자, 교구민 여러분들도 가져가시길 바란다”고 전했다.
영성체 후 열린 축하식은 약력 보고, 꽃다발 및 영적 예물 증정, 축사와 답사 순으로 이어졌다. 교구민들은 이 주교의 영육간 건강과 교구 발전을 기원하며 미사 및 영성체 7만3747회, 묵주기도 90만 5490단, 성체조배 4만 3039회, 희생 5만 5536회, 새 교구장님을 위한 기도 22만 1862회를 봉헌했고, 교구 평협 이한규(안드레아) 회장과 강정신(로사) 여성협의회장이 꽃다발과 함께 영적 예물을 이 주교에게 전달했다.
이후 ▲교황청 성직자부 장관 유흥식 추기경 ▲주한 교황대사 가스파리 대주교 ▲주교회의 의장 이용훈 주교 ▲그라츠-섹카우 교구장 빌헬름 크라우트바슐 주교 ▲박완수 경남도지사 등의 축사가 이어졌다. 또한 마산교구 사제단이 새 교구장을 환영하고 일치를 이루자는 의미에서 성가 ‘하나되게 하소서’를 한목소리로 노래해 눈길을 끌었다. 이날 행사는 이 주교와 주교단, 가족, 지인 등 내빈들이 참석한 축하연으로 마무리됐다.
이날 행사에는 주한 교황대사 조반니 가스파리 대주교와 주교회의 의장 이용훈(마티아) 주교, 대구대교구장 조환길(타대오) 대주교, 광주대교구장 옥현진(시몬) 대주교, 서울대교구장 정순택(베드로) 대주교, 제4대 마산교구장 안명옥(프란치스코 하비에르) 주교 등 주교단과 교구 사제단, 수도자, 신자 등 3800여 명이 참석했다. 박완수 경남도지사와 정영욱 문화체육관광부 종무실장, 최형두 국회의원(다니엘, 국민의힘), 허성무 국회의원(바오로, 더불어민주당) 등도 참석해 기쁨을 나눴다.
착좌식을 위해 방한한 이들도 있었다. 마산교구와 자매결연을 맺고 있는 오스트리아 그라츠-섹카우 교구에서 교구장 빌헬름 크라우트바슐 주교와 현지 사목 중인 김태호(스테파노) 신부, 김정훈(미카엘) 신부가 참석했으며, 이 주교의 독일 유학 시절 인연으로 40년 우정을 이어오고 있는 독일 트리어교구 귀도 라헬 신부와 요아힘 파이 신부도 참석했다.
이나영 기자 lala@catimes.kr
=============================================================
기획특집
[제6대 마산교구장 이성효 주교 착좌] 이모저모
입력일 2025-02-17 15:15:21 수정일 2025-02-18 10:26:32 발행일 2025-02-23 제 3430호 10면
2년 6개월 기다린 교구장…사제·수도자·교구민 등 3800여 명 한마음으로 축하
2년 6개월. 기다림은 길었다. 2022년 배기현(콘스탄틴) 주교의 사임 이후 제6대 교구장이 착좌하기까지, 마산교구 사제‧수도자‧교구민들은 새 교구장을 애타게 기다렸다. 2월 12일 오후 2시, 창원컨벤션센터 착좌식 현장은 기다림을 보여주듯 한껏 들뜬 분위기였다. 전날 밤, 경남지역에는 보기 드문 대설주의보가 내려졌고, 행사장 주변에도 미처 치우지 못한 눈들이 가득했지만 착좌식에 참례하려는 교구민들의 열기는 꺾이지 않았다. 행사 시작 한참 전부터 신자들의 행렬이 이어졌던, 이성효(리노) 주교의 착좌미사 풍경을 전한다.
2월 12일 창원컨벤션센터 3층에서 거행된 착좌미사 후 이성효 주교가 퇴장하고 있다. 박원희 기자
◎… 교구 추산 3800여 명이 모인 행사장. 행사장은 인파가 만들어내는 소음으로 가득 차 있었다. 하지만 한순간, 사회자가 행사 시작을 알리고 기도를 시작하자 소음이 웅장한 기도소리로 바뀌었다. 2024년 12월 21일 새 교구장이 발표된 이후부터 바쳐왔던 ‘새 교구장을 위한 기도’. “자비로우신 하느님, 저희 마산교구에 새로운 교구장 주교를 보내주심에 감사드립니다”로 시작되는 기도문을 보지도 않고 암송하는 신자들도 곳곳에 보였다. 이후 주교단 입장이 시작되자 행사장에는 성가 소리가 울려 퍼졌다. 교구 합창단이 노래를 이끌었다. 합창단 단원 대부분은 이번이 ‘세 번째 착좌식’이라고 입을 모았다. 2002년 안명옥 주교, 2016년 배기현 주교, 그리고 오늘 세 번째 이성효 주교의 착좌까지 곁에서 지켜봤다. 신동희(마르타‧가음본당) 씨는 “단원들이 신이 난다는 이야기를 많이 했던 연습이었다”면서 “공석이 비로소 채워지는 게 너무 기쁘다”고 말했다. 합창단뿐 아니라 평협, 여성협, 전례꽃꽂이회 등 교구 내 모든 단체가 행사 진행에 힘을 보탰다.
◎… 참례자들 중 단연 눈길을 끈 건 동티모르에서 온 핀토(Pinto) 씨였다. 그는 깃털이 하늘 높이 솟은 전통 모자와 전통 의상을 갖춰 입고 미사에 참례했다. 착좌식 중 ‘평화의 인사’ 때는 이주민 대표로 제대에 올라 이성효 주교와 인사를 나누며 동티모르 전통예식에 사용되는 스카프 ‘타이스’를 이 주교의 목에 걸어줬다. 이는 존경과 감사를 표하는 동티모르의 전통 인사다. 함께 제대에 오른 또다른 이주민 대표 필리핀 출신 아브너 씨는 이 주교에게 마산교구 필리핀 신앙공동체의 주보성인인 성 로렌조 루이스 인형을 선물했다.
착좌식 ‘평화의 인사’에 이주민 대표로 나선 동티모르 신자들. 전통 의상을 갖춰 입어 눈길을 끌었다. 박원희 기자
◎… 이날 행사에서는 꾸준히 2년 반이라는 단어가 언급됐다. 사제단도 교구민도 다정한 아버지에게 속상함을 일러바치는 자녀들처럼, 그간의 설움(?)을 이 주교에게 토로했다. 착좌식에 참석한 허태범(요셉‧양덕동주교좌본당) 씨는 “지난 2년 반 동안 교구장 주교님이 계시지 않았고, 서리 체제가 예상보다 길어지면서 신자들에게 서운한 마음이 없지는 않았다”면서 “새 교구장이 왔으니 활기찬 공동체로 교구를 이끌어 나가 주시면 좋겠다”고 말했다.
◎… 이 주교의 오랜 인연들도 착좌식에 참석했다. 이 주교의 독일 유학 시절(1987~1992년) 인연을 맺은 독일 트리어교구의 라헬 신부와 파이 신부는 국경을 뛰어넘는 40년 우정을 뽐내며 이날 착좌식에 참석했다. 또한 지동‧호계동본당 등 수원교구 신자들도 착좌식을 찾았다. 이 주교의 유일한 본당 사목지였던 오산본당 신자들도 참석했다. 40여 명 신자들은 아침 8시에 대형버스를 타고 행사장으로 왔다. 본당 총회장 이석웅(이사악) 씨는 “주교님은 본당 신자들의 존경을 한몸에 받고 계시기에 주교님과 관련된 일이라면 지금도 기꺼이 나서는 이들이 많다”면서 “수원에서 하신 것처럼 마산에서 하시면 교구 전체가 크게 발전할 것 같다”고 기대를 밝혔다.
마산교구와 자매결연을 맺고 있는 오스트리아 그라츠-섹카우교구장 크라우트 바슐 주교(왼쪽)가 이성효 주교에게 성모자상을 전하고 있다. 박원희 기자
제대 아래로 내려가 사제단과 함께 ‘하나되게 하소서’를 부르고 있는 이성효 주교. 박원희 기자
◎… 마산교구와 자매결연을 맺고 있는 오스트리아 그라츠-섹카우교구도 참석했다. 교구장 빌헬름 크라우트 바슐 주교는 마산교구를 ‘젊은 교구’라 불렀다. 크라우트바슐 주교는 “이 주교님의 착좌가 여러 이유로 기쁘지만 독일어로 대화를 나눌 수 있다는 것이 가장 기쁘다”고 웃으며 말했고 이어 “유럽교회는 노후화되었기에, 젊은 교구의 활기찬 행사를 보며 신선함과 영적 기쁨을 얻고 있다”고 전했다. 크라우트바슐 주교는 이날 축하식에서 그라츠교구의 역사가 담긴 성모자상을 이 주교에게 건넸다. 교구 홍보국에 따르면, 성모자상은 900여 년 전 성모 발현 때에 발견된 것으로, 성모자상이 발견된 자리에 그라츠교구 주교좌성당이 세워졌다고.
◎… 이날 행사 중 가장 인상적인 장면은 교구 사제단이 축가로 ‘하나되게 하소서’를 부를 때였다. 제대 뒤편 교구장좌에 있던 이 주교는 노래가 시작되자 자리에서 일어나 제대 앞부분, 사제단에서 가장 가까운 자리로 움직였고 그곳에서 1절을 함께 불렀다. 2절이 시작되자 이 주교는 성큼성큼 제대 계단을 내려가 사제단 곁에 섰다. 망설임은 없었다. 이 주교는 이청준(프란치스코 하비에르) 신부 옆에 서서 끝까지 성가를 함께 불렀다. 노랫말 그대로, 진정으로 하나된 모습이었다.
◎… 착좌식에서 이 주교만큼이나 여러 번 언급된 이름이 바로 신은근(바오로) 신부였다. 신 신부는 성사전담사제로 지내다 배 주교의 사임 이후 교구장서리를 맡아 교구를 이끌어왔다. 행사 내내 홀가분한 미소를 지어보이던 신 신부는 행사 마지막에 마이크를 잡았다. 신 신부는 “새로운 교구장 주교님을 보내주신 하느님께 감사하기 위해 우리는 모였다”면서 “여러 모로 어려운 상황에 ‘감사’라는 이 화두를 간직하고 올 한해를 살아가자”고 당부했다. 아울러 신 신부는 “행사 준비를 위해 물심양면으로 후원해주신 수원교구와 교구장 이용훈 주교님께 감사드린다”고 인사를 전했고, 교구민들 또한 박수와 환호로 화답했다.
축하연에서 건배를 하는 염수정 추기경, 크라우트 바슐 주교, 이성효 주교, 가스파리 대주교, 이용훈 주교(왼쪽부터). 박원희 기자
제6대 마산교구장 이성효 주교의 착좌미사에 참석한 주교단이 미사 후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박원희 기자
이나영 기자 lala@catimes.kr
박원희 기자 petersco@catimes.kr
김성봉 마산지사장
=============================================================
[제6대 마산교구장 이성효 주교 착좌] 축사·답사
입력일 2025-02-17 13:07:47 수정일 2025-02-17 16:18:12 발행일 2025-02-17 제 3430호 11면
2월 12일 오후 2시 경남 창원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6대 마산교구장 이성효 주교 착좌 미사 전경. 박원희 기자
■ 교황청 성직자부 장관 유흥식(라자로) 추기경(마산교구 사무처장 주용민(리노) 신부 대독)
사랑하는 이성효 리노 주교님의 제6대 마산교구장 착좌를 축하드립니다. 프란치스코 교황님께서는 “주교는 하느님 백성의 아버지이고, 하느님 백성의 형제이자 친구이며, 동시에 하느님 백성 가운데 뒤처진 이들의 손을 잡고 함께 나아가는 사람”이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사랑하는 이 리노 주교님. 지난 번 교황청 문화교육부 정기회의에 같은 위원으로 참석하면서 많은 대화를 나누었고, 우리 사이에 사랑과 형제애가 자랐으며, 이를 통해 주교님의 멋진 모습을 보았습니다. 특히 리노 주교님은 AI 시대의 사목에 적응하는 방법과 교회와 인류를 변화시키는 방법에 대해 많은 이와 함께 깊이 연구하고 대화하며 이 시대를 앞장서서 이끌어 가시는 착한 목자이십니다.
마산교구의 하느님 백성 여러분. 선하신 하느님께서 착한 목자를 여러분께 주셨으니 큰 은총입니다. 마산교구의 하느님 백성 모두에게 다시 한 번 진심으로 축하를 드립니다. 저도 하느님의 사랑 안에서 여러분과 함께 하겠습니다. 이 리노 주교님, 힘내십시오. 사랑합니다.
■ 주한 교황대사 조반니 가스파리 대주교
프란치스코 교황님께서는 주교님을 마산교구의 목자로 임명하셨습니다. 교황님을 대신하여 여러분 모두에게 교황님의 깊은 사랑과 기도의 마음을 전달하게 되어 영광입니다. 하느님의 백성이자 교회의 한 부분인 마산교구는, 주님께서 이성효 주교님에게 목자의 마음으로 사랑하며 돌보라고 맡기신 새 가족입니다. 주교님께서는 착한 목자이신 그리스도를 본받아 교구민들의 아픔과 기쁨을 겸손히 하느님께 봉헌하도록 부름받았습니다.
아우구스티노 성인께서는 주교직 전체를 “사랑의 직무”(amoris officium)로 정의하시며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주님의 양떼를 돌보는 것은 사랑의 직무요, 소명입니다.”(요한복음 강해 123,5)
사랑하는 이성효 주교님. 마산교구의 목자로, 양떼를 위해 온전한 사랑의 봉사자로 살아가실 것을 깊이 믿습니다. 사랑하는 마산교구 교우 여러분, 교회가 여러분께 맡긴 새로운 목자를 위하여 기도하고 순명하는 마음으로 함께해 주시길 바랍니다. 또한 착한 목자이신 예수님의 사랑이 마산교구 안에서 더욱 풍성히 꽃필 수 있도록 함께 기도해 주시길 바랍니다.
■ 주교회의 의장 이용훈(마티아) 주교
새로운 교구장을 맞이하는 교구 사제단과 모든 교구민들께 진심 어린 축하의 인사를 전합니다. 기쁨 가득한 오늘, 저는 먼저 마산교구 제5대 교구장 배기현 콘스탄틴 주교님께 깊은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싶습니다. 아울러 2022년 8월부터 교구장서리로 마산교구를 이끌어오신 신은근 바오로 신부님께도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2026년 바로 내년, 설립 60주년을 앞둔 마산교구는 새로운 교구장 주교님을 얻고 크게 도약할 기회를 갖게 되었습니다. 이성효 리노 주교님은 2011년 주교품을 받고 긴 기간 동안 수원교구 총대리 직무를 열정적으로 수행하셨는데, 저 개인적으로는 그동안 동고동락하던 주교님을 낯선 곳으로 보내드려야 하는 아쉬움도 매우 큽니다.
하지만 준비된 교구장으로서 필요한 모든 것을 갖추신 만큼 하느님께서는 주교님을 지금 가장 필요로 하는 곳으로 보내셨다고 믿습니다. 주교님이 태어난 고향 진주 지역을 포함하는 마산교구의 최고 목자로서 하느님 안에 행복하고 건강하게 사목하시며 그분의 크신 계획을 실현하는 소중한 도구가 되시길 빕니다.
■ 오스트리아 그라츠-섹카우 교구장 빌헬름 크라우트바슐 주교
사랑하는 형제자매 여러분 그리고 자매 교구의 새 교구장이 되신 리노 주교님. 저는 오늘 마산교구에 함께 할 수 있어서 참으로 기쁩니다. 저와 함께 저 멀리서 마산교구와 50년 이상의 자매결연의 역사를 지켜온 오스트리아의 그라츠 교구민들 또한 기뻐하고 있습니다. 마산교구와 맺은 자매결연은 늙어가는 유럽 교회가 전 세계로 창을 열 수 있게 해줍니다.
저는 특별히 오늘 그라츠 교구 출신으로 마산교구에서 활동하시면서 자매결연을 가능하게 해주신 요셉 플랏처(박기홍 몬시뇰)신부님을 기억합니다. 한국에서 교회가 얼마나 성장했는지를 우리가 볼 수 있다는 것, 그리고 우리 그리스도교 신앙이 얼마나 많은 사람에게 감동이 되어 퍼져나갔는지를 느낄 수 있음은 참으로 좋은 일입니다.
저는 리노 주교님께서 마산교구의 많은 이와 기쁨 속에서 신앙을 함께 나누시기를 바랍니다. 여기에 있는 우리뿐만 아니라 오스트리아의 많은 신앙인 특히 슈타이어 마르크주의 그라츠 교구민들이 마산 교구민들과 함께 기뻐하며 기도 안에서 주교님과 하나가 됩니다.
■ 마산교구 사제단 대표 - 최경식(야고보) 신부
오늘은 정말로 기쁘고 감사한 날입니다. 저희 마산교구 신부들에게는 교구장님의 착좌가 더 큰 의미로 다가옵니다. 마산교구 사제들이 기쁜 이유 세 가지를 정리해 봤습니다.
첫째, 2년 반 동안 다른 교구 신부님들이, 만날 때마다 물어왔습니다. “너거 주교님 언제 나노?” 그러면 전 대답했습니다. “나도 모른다.” 오늘은 이런 물음에서 진정으로 해방된 날입니다.
둘째, 2년 반 동안 미사를 봉헌할 적마다 뭔가 허전함을 느꼈습니다. 미사통상문을 읽을 때 “주님, 온세상에 널리 퍼져있는 교회를 생각하시어 교황 프란치스코와 저희 주교…,” 여기에서 항상 머뭇거리며 “교황 프란치스코와 저희 주교들과 성직자와 더불어” 이렇게 기도했습니다. 오늘 이후부터 당당히 씩씩하게 말할 겁니다. “저희 주교 이성효 리노와” 이렇게 말입니다.
셋째, 교구장님의 착좌는 우리 마산교구에 신선한 바람이 불어올 것이라는 기대를 불러일으킵니다. 교구가 새로운 비전을 가지고 새롭게 나아가리라 희망합니다. 앞으로 교구장님으로서 짊어질 삶의 무게는 감히 헤아릴 수 없지만 교구 사제단이 함께 있음을 기억해주시길 바랍니다.
■ 마산교구 평신도 대표 - 이한규(안드레아) 마산교구 평협 회장
가뭄 끝의 단비가 그지없이 반가운 것처럼 오랜 시간 새 교구장님을 기다려온 간절한 저희들 마음 속에, 촉촉한 단비가 스며드는 듯한 오늘은 참으로 기쁘고 행복한 날입니다. 한편으로 오랫동안 함께하신 정든 주교님을 떠나보내는 수원교구 교구민들의 아쉬움이 크시겠습니다만, 그 마음은 하느님께서 더 큰 위로로 갚아 주실 것으로 믿습니다.
주교님께서는 마산교구장 직분을 수락하실 때 조금의 망설임도 없었다고 하셨습니다. 저희는 그 소식을 듣고 가슴 뭉클한 기쁨으로 하루하루 손꼽아 오늘을 기다려왔습니다. 주교님! 고향으로 오신 것을 두 팔 크게 벌려 환영합니다.
이렇게 훌륭하신 목자를 맞이하기 위해 2년 반의 세월을 기다리고 기다렸나 봅니다. 그 시간들이 조금도 아깝지 않습니다. 모든 것을 주관하시는 하느님의 섭리대로 오늘 이렇게 이루어졌기 때문입니다. 저희 모든 교구민은 목자의 음성을 알아듣고 따라가는 주님 목장의 양떼가 되어 하느님 나라를 이루며 살아가겠습니다.
■ 박완수 경상남도 도지사
마산교구 제6대 교구장 이성효 리노 주교님의 착좌를 우리 도민들과 함께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주한 교황대사 조반니 가스파리 대주교님과 주교회의 의장 이용훈 마티아 주교님을 비롯한 훌륭하신 여러 주교님들 그리고 신부님들 감사드립니다.
조금 전 사회자께서 이성효 리노 교구장님 약력을 설명해 주셨습니다. 교구장님께서는 수원가톨릭대학원장을 역임하셨고 2011년 주교 수품 이후 13년 이상을 수원교구 총대리로 재임하시면서 성직자와 신자들로부터 많은 존경을 받아오신 분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학식과 인품을 두루 갖추신 주교님을 우리 지역 마산교구장으로 모시게 된 것은 마산교구와 경남의 신자들에게 큰 축복입니다.
그동안 우리 마산교구는 우리 지역의 사회적 약자를 위해 무료급식소 운영과 같은 다양한 시설을 운영하고 활동하면서 경남 지역사회에 큰 사랑을 전하고 있습니다. 마산교구와 교구장님께서 앞으로 더 큰 역할을 해주시기를 희망합니다. 우리 사회의 큰 빛으로 그리고 큰 어른으로서의 역할을 기대합니다. 다시 한번 마산교구장 착좌를 축하드리며 천주교와 마산교구의 앞날에 큰 발전과 영광이 함께 하기를 기대합니다.
2월 12일 오후 2시 경남 창원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6대 마산교구장 주교 착좌 미사 중 열린 축하식에서 이성효 주교가 답사를 하고 있다. 박원희 기자
□ 이성효 주교 답사
오늘 이 뜻깊은 자리에 함께 해주신 모든 분께 감사드립니다. 무엇보다 저를 마산교구로 보내주신 하느님께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하느님께서는 우리가 예상하지 못한 길로 이끄시지만, 결국 가장 좋은 곳으로 인도하신다는 것을 다시금 깨달았습니다.
우리 마산교구 사제단, 수도자, 교우님들. 2년 반 동안 교구장 기다리느라 고생 많으셨습니다. 교구장의 부재로 자신도 모르게 우리 안에 변한 부분, 멍든 부분이 없지 않을까 우려스럽습니다. 이제 새롭게 시작합시다.
우리는 내년이면 교구 설정 60주년을 맞습니다. 저는 이곳의 문화를 존중하고 사제, 수도자, 교우 여러분과 함께 우리 마산교구의 전통을 이어갈 것입니다. 초대 교구장 김수환 스테파노 추기경님부터 안명옥 프란치스코 하비에르 주교님, 배기현 콘스탄틴 주교님에 이르기까지 우리 교구의 사목 방향과 내용을 공부해서 잘 이어갈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그것이 제가 해야 할 새로운 사목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사목은 함께 걷는 여정입니다. 신부님들의 기쁨과 고민 그리고 슬픔을 함께 나눌 것입니다. 어려운 순간에도 신부님들께 의지하며 함께 걸어가겠습니다. 너무 어렵게 생각하지 마시고 언제든지 편안하게 다가와 주십시오.
따뜻하게 맞아주신 교구민 여러분께도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이제 우리 교구의 한 식구로서 하느님께서 맡기신 이 사명을 신부님들과 함께 최선을 다해 살아가겠습니다.
이나영 기자 lala@catimes.kr
=============================================================
사설
이성효 주교의 마산교구장 착좌를 축하하며
가톨릭신문 발행일 2025-02-23 제 3430호 23면
이성효 주교가 2월 12일 제6대 마산교구장으로 착좌했다. 2년 하고도 6개월, 기다림이 길었던 만큼 모든 마산교구민들의 기쁨 또한 더욱 클 수밖에 없다. 한국교회 모든 구성원들과 함께 마음을 모아 축하 인사를 보낸다.
이 주교는 오랫동안 신학자로서 꾸준히 활동해온 만큼, 시대 흐름을 읽고 그에 따른 교회 역할에 대한 통찰력을 제시하며 교회를 이끌어 줄 것이다. 또한 수원교구 총대리로서의 경험이 풍부한 이 주교이기에, 교구 전반을 잘 챙길 수 있는 이미 준비된 교구장임이 분명하다. 무엇보다 배려심 많고 상대를 존중하는 그의 성품으로 보아, 이 주교가 소외되는 이 없이 모든 교구민을 따스하게 품어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마산교구장 임명 발표 당시 본지와의 인터뷰를 통해 이 주교는 교구민들과 진정으로 소통하기 위해 노력하겠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평소 존경하는 인물로 아우구스티누스 성인을 꼽곤 했던 이 주교는 착좌식 미사에서도 “착한 양들이 있는 곳에는 착한 목자들이 있다”는 성인의 말씀을 인용하며 양들에게서 배워가는 착한 목자의 자세를 강조했다. 교구민들과 소통하려는 이 주교의 진심이 고스란히 전해진다. 마산교구 모든 구성원들 또한 이 주교의 진심을 헤아려 함께 기도하며 한 목자 아래서 한마음으로 나아갈 수 있길 바란다.
이 주교는 망설임 없이 기쁘게 마산교구장직을 받아들이며 순명했지만, 잘 알고 있듯이 그 길에는 무거운 십자가 또한 뒤따를 것이므로, 무엇보다 우리의 끊임없는 기도가 필요하다. 마산교구 공동체를 비롯한 모든 한국교회 구성원들과 함께 기도를 보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