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생경(本生經) 남전부 四
동국역경원 발행
불기 2560. 9. 23
제 15 편
五0七. 대유혹(大誘惑)의 전생 이야기 (마하파로바나 · 쟈아타카) [보살 - 왕자]
머 리 말
이 전생 이야기는 부처님이 기원정사에 계실 때,
성자(聖者)의 타락에 대해 말씀하신 것이다.
이 사실은 이미 제263에 자세히 나왔다. 여기서도 부처님은
“비구들이여, 여자란 성자도 타락시키는 것이다.” 하고
그 과거의 일을 말씀하셨다.
본 말
<옛날 바라나시에서> 하고 시작되는 이야기는 제263에 자세히 나와 있다.
그 때 보살은 범천 세계에서 내려와 가시국의 왕자로 태어나 그 이름을 아닛티간다(여자의 향냄새를 싫어한다는 뜻)라 했다.
그 왕자는 여자의 손에 가만히 있지 못하고 젖을 먹일 때도 그 유모는 남복을 입었으며,
언제나 그는 따로 떨어진 선방에 살면서 여자를 보기조차 하지 않았다.
그 사실을 설명하기 위해 부처님은 다음 게송을 외우셨다.
위대한 힘을 가진 신의 아들은
저 범천의 세계에서 내려와
그 모든 욕망을 채울 수 있는
국왕의 아들로 태어났었다.
그가 사는 그 범천 세계에는
애욕도 욕심도 없기 때문에
그것을 깨달은 그 왕자는
애욕도 또한 싫어하였다.
그 왕자 위해 왕궁 안에 준비 된
선정에 잠기는 한 집이 있어
거기 들어앉아 다만 혼자서
깊은 생각에 빠져 있었다.
그처럼 고민하는 아들의 마음
그 아버지 국왕도 탄식했나니
내게 있는 하나 오직 외아들
그는 애욕을 즐길줄 모르는구나.
다음 게송은 그 국왕의 고민을 말한 것이다.
내 아들에게 애욕 불러 일으킬
그 어떤 방법 여기 있는가
해야 할 그 방법 누가 아는가
내 아들 유혹할 이 그 누구인가.
부처님은 다음 게송을 읊으셨다.
여기 한 처녀 있어
아름다운 얼굴에 무용에 노래
그리고 또 관현(管絃)까지 뛰어났는데
그녀는 왕 앞에 나아가 말하였네.
‘만일 이 나를 대왕님께서
왕자의 왕비로 삼아 주시면
나야말로 그의 마음 사로 잡으리’
왕은 그 처녀에게 대답했다.
너는 저 왕자를 유혹하여라
그는 반드시 네 남편 되리.
그리고 또 왕은 하녀들에게
“이 소녀에게 충분한 편의를 주라.”
하고 왕자를 모시게 하기 위해
그 소녀를 보냈다.
그녀는 새벽녁에 비파를 가지고 왕자 침실 가까이 가서 왕자를 유혹하려고 손톱 끝으로 비파를 퉁기면서 부드러운 소리로 노래했다.
이 사실을 설명하기 위해 부처님은 다시 게송을 외우셨다.
그 처녀는 왕궁 안에 들어가
여러 가지로 애정을 담아
그 마음을 흔들고 즐겁게 하는
다정한 소리로 노래 불렀다.
그 처녀의 부르는 노래
그것을 들은 왕자에게는
애욕의 정이 용솟음쳐 올라
그 신신(侍臣)에게 물어보았다.
높고 낮게 갖가지로 부르는 노래
저것은 누구의 노래 소린가
그 가락은 내 마음 어지럽히고
내 귀에 한없이 유쾌하구나.
왕자여, 저이는 나이 젊고
또 애교가 많은 처녀이거니
만일 왕자에게 애교만 있다면
그녀는 더욱 더 사랑스러우리.
그러면 더 가까이 데리고 오라
고요한 이 방에 데리고 들어와
바로 내 앞에서 노래를 불러
그 노랫 소리를 듣도록 하라.
창 밖에서 노래하던 그 처녀는
조금 있다 방으로 들어왔나니
숲에서 코끼리를 잡는 것처럼
차츰 그 왕자를 사로잡았다.
그리하여 애욕에 눈 뜬 왕자는
이내 질투하는 생각이 생겨
어떤 다른 사람도 살려두지 않고
나 혼자만이 저 사랑 독점하자.
그리하여 그는 칼을 들고 일어나
모든 사람들을 죽이려 했나니
‘다만 나 혼자 저 처녀 사랑한다.
그 어떤 사람도 살려 두지 않으리’
그 나라에 사는 사람들
모두 한데 모여 한숨 쉬기를
‘대왕님, 당신의 저 왕자는
죄 없는 사람을 마구 해치네’
그 왕은 윈래 무사이기 때문에
그 왕자를 국외에 추방했나니
‘너는 지금부터 이 뒤로 다시는
내 영토 안에서는 살지 말아라’
그리하여 왕자는 그 아내 데리고
어떤 바닷가에 대이었나니
거기서 하나의 초막을 준비하고
나무 열매 주우려 숲으로 들어갔다.
그 때 한 사람의 선인이 있었는데
그는 신통력으로 바다 위를 날아와
지금 막 식사 때를 기다리고 있는
그 초막으로 날아들어 갔었다.
보라, 이 무슨 나쁜 행실인가
그 아내는 선인까지 유혹하였다
그 선인은 깨끗함 사라지고
신통의 힘마저 잃고 말았다.
조금 있다 밤이 되어 그 왕자는
갖가지로 주워 모은 나무 열매와
또 갖가지 과일을 가지고 돌아와
그 초막 추녀 끝에 걸어 두었다.
그 선인은 왕자의 오는 것을 보고
바닷가를 향하여 도망가면서
공중을 날아가려고 했으나
가엾게도 그는 바다에 떨어졌다.
물속으로 깊이 잠기어 드는
선인을 본 그 왕자는
가여워하는 정이 용솟음쳐 일어나
다음과 같은 게송을 외웠었다.
너는 그 물에 빠지지 않고
그 선술(仙術)에 의해 날아왔었다
그러나 그 여자와 사귐으로써
지금은 그 바다에 빠져들어 가도다.
거짓으로 사내의 마음을 사로잡아
깨끗한 행의 수업을 방해하는
저 여자들은 지옥에 빠지나니
그것을 아는 이는 여자 피한다.
그 말은 상냥하나 찰 줄 모르고
흘러가는 저 강물과 같이
저 여자들은 타락하나니
그것을 아는 이는 여자 피한다.
여자들은 자기의 정욕을 위해
또 황금을 위해 남자를 섬기지만
그는 불꽃이 섶나무 태우는 것처럼
어느새 남자를 다 태워버린다.
왕자의 하는 이 말을 듣고
선인은 거기서 해탈을 얻어
다시 선정의 길에 돌아가
저 하늘 높이 날아갔었다.
이제 그 왕자는 저 하늘 높이
날아가는 그 선인을 바라보면서
무상을 슬퍼하는 그 마음에는
굳게 집 떠나기를 맹세하였다.
그리하여 이 세상을 완전히 벗어난
그 왕자는 애욕을 다 버리고
그 마음은 시원히 청정해져
저 범천 세계에 올라갔었다.
맺 음 말
부처님은 이 법화를 마치고
“이와 같이 비구들이여,
여자를 위해서는 성자도 타락하는 수 있다.”
하고 네 가지 진리를 설명하셨다.
그 때 그 불행한 비구는 아라한과를 얻었다.
부처님은 다시 전생과 금생을 결부시켜
“그때의 그 아닛티간다 왕자는 바로 나였다.”고 말씀하셨다.
득자량 사경 합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