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설 ; 만약 구걸하는 사람이 여러 가지 모습으로 와서 온갖 것을 다 요구하더라도 조금도 싫은 마음이 없고 오히려 늘 친견하고자 했던 큰 선지식을 친견한 듯이 대하는 것이 보살의 마음이다. 환희한 마음으로 무엇이나 다 드리는 것이다. 이 한마디 말로 중생의 아끼고 탐하는 마음을 치유해야 할 것이다.
大悲哀愍하야 思滿其願하며 捨心增長하야 無有休息하며 亦不疲厭하야 隨其所求하며 悉令滿足하야 離貧窮苦하니라
“대비(大悲)로 불쌍하게 생각하고 그의 소원을 만족하게 하며, 보시하는 마음이 증장하여 쉬지도 않고 고달프지도 않으며, 구하는 대로 다 만족케 하여 빈궁한 고통을 여의게 하느니라.”
▶강설 ; 보살이 중생을 어여삐 여기는 마음은 아무리 반복해서 강조하더라도 부족한 것이다. 그러므로 이와 같이 길고 긴 문장으로 거듭 거듭 이렇게 설명하고 저렇게 설명하여 우리들의 의식 속에 깊이 스며들게 하는 것이다.
미혹하고 애착이 많은 중생들은 보시의 가르침이 아무리 많더라도 반복해서 읽고 또 읽어야 할 것이다.
<9> 보살이 칭찬하는 소문을 듣고 기뻐하다
時諸乞者가 心大欣慶하야 轉更稱傳하야 讚揚其德에 美聲遐布하야 悉來歸往이라도 菩薩이 見已하고 歡喜無量이라
“이때에 모든 구걸하는 이들이 마음에 크게 기뻐서 소문을 전하여 칭찬하며 그 덕을 찬탄하여 아름다운 소문이 멀리까지 퍼져서 여러 곳에서 다 돌아오거늘, 보살이 보고는 한량없이 환희하나니라.”
▶강설 ; 구걸하는 사람들이 보시하는 보살에게서 필요한 것을 마음껏 얻고는 곳곳을 다니면서 자랑하여 소문을 퍼뜨린다. 그 소문을 들은 또 많은 사람들이 다시 보시한 보살에게로 돌아와서 구걸하려 한다. 그 사실을 본 보살은 기쁨이 한량이 없다. 그 기쁨을 아래에는 여러 천상의 즐거움과 비교하여 설명하였다.
假使百千億那由他劫에 受帝釋樂하며 無數劫에 受夜摩天樂하며 無量劫에 受兜率陀天樂하며 無邊劫에 受善變化天樂하며 無等劫에 受他化自在天樂하며
“설사 백 천억 나유타 겁(劫)에 제석천의 낙(樂)을 받거나, 무수한 겁에 야마천의 낙을 받거나, 한량없는 겁에 도솔천의 낙을 받거나, 그지없는 겁에 화락천(化樂天)의 낙을 받거나, 비할 데 없는 겁에 타화자재천(他化自在天)의 낙을 받거나,
不可數劫에 受梵王樂하며 不可稱劫에 受轉輪王의 王三千樂하며 不可思劫에 受徧淨天樂하며 不可說劫에 受淨居天樂이라도 悉不能及하야
셀 수 없는 겁에 범천(梵天)의 낙을 받거나, 일컬을 수 없는 겁에 전륜왕이 삼천 국토를 통치[王]하는 낙을 받거나, 생각할 수 없는 겁에 변정천(遍淨天)의 낙을 받거나, 말할 수 없는 겁에 정거천(淨居天)의 낙을 받는 것으로는 미칠 수 없느니라.”
▶강설 ; 일반적으로 가장 즐거운 낙을 누리는 곳을 천상의 낙이라고 한다.
그런데 그 천상의 낙을 하나도 아닌 여러 천상의 낙과 보살이 구걸하는 사람들이 몰려오는 모습을 보고 즐거워하는 낙과는 도저히 비교할 수 없음을 낱낱이 밝혔다. 자신의 소유물을 가지려고 오는 사람들을 보고 이와 같이 기뻐하다니 어찌 이와 같은 일이 있을 수 있으며, 어찌 이와 같은 생각을 할 수 있겠는가. 참으로 감탄과 감탄을 다할 수 없다.
菩薩摩訶薩이 見乞者來에 歡喜愛樂하고 欣慶踊躍하며 信心增長하고 志樂淸淨하며 諸根調順하고 信解成滿하며 乃至增進諸佛菩提니라
“보살마하살이 구걸하는 이가 오는 것을 보고는 환희하여 좋아하고, 기뻐 뛸듯하여 신심(信心)이 증장하고, 생각이 청정하고, 여러 근(根)이 조복되고, 믿고 이해함이 만족하며, 내지 모든 부처님의 보리가 증진하느니라.”
▶강설 ; 보살이 자신의 물건을 구걸하러 오는 것을 보고는 환희하여 좋아하고 나아가서는 자신에게 부처님의 보리까지 증진하게 되었다고 하였다.
보살은 구걸하러 오는 사람의 마음이 만족한 것은 곧 자신의 마음이 만족한 것이다. 이미 나와 남의 차별이 사라져서 혼연일체가 된 경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