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장 묘음보살이 먼 곳에서 응하다
1.
이때, 일체정광장엄국토 가운데 한 보살이 있
으니 이름이 묘음이라. 오랜 옛날부터 많은
덕의 근본을 심어서 한량없는 백천만억의 여
러 부처님을 공양하고 친근하여 매우 깊은 지
혜를 성취하였고, 묘당상삼매. 법화삼매. 정
덕삼매. 수왕희삼매. 무연삼매. 지인삼매. 해
일체중생어언삼매. 집일체공덕삼매. 청정삼매.
신통유희삼매. 혜거삼매. 장엄왕삼매. 정광명
삼매. 정장삼매. 불공삼매. 일선삼매 둥의 이
와 같은 백천만억 항하의 모래수와 같은 여러
큰 삼매를 얻었다.
2.
석가모니 부처님의 밝은 광명이 그 몸을 비추
시니 묘음보살은 곧 정화수왕지 부처님께 여
쭈었다.
「「세존이시여, 제가 반드시 사바세계에 가서
석가모니 부처님께 예배하고 친근하고 공양하
고, 문수사리법왕자보살과 약왕보살과 용시보
살과 수왕화보살과 상행의보살과 장엄왕보살
과 약상보살을 만나보겠나이다.」」
이때, 정화수왕지 부처님께서 묘음보살에게
말씀하시었다.
「「너는 저 국토를 업신여기거나 하열하다고
생각하지 말라. 선남자야, 저 사바세계는 높은
곳과 낮은 곳이 있어 땅이 평탄하지 않고 흙과
돌이 많은 여러 산에는 더러움과 나쁜 것이 가
득차 있으며, 부처님의 몸은 보잘것 없이 작고
모든 보살들의 몸도 또한 작으니라.
너의 몸은 사만 이천 유순이고 나의 몸은 육
백팔십만 유순이며, 너의 몸은 제일 단정하고
백천만억의 복이 있어 밝은 광명은 특히 뛰어
나게 좋으니라. 그러므로 너는 저 나라에 가더
라도 가볍게 여기거나 또는 그 나라 부처님과
보살과 국토를 하열하다고 업신여기는 생각을
하지마라.」」
묘음보살이 그 부처님께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제가 지금 사바세계에 가는 것
은 다 여래의 힘이오며, 여래의 신통력의 유희
이며, 여래의 공덕과 지혜와 장엄이옵니다.」」
3.
이에 묘음보살이 자리에서 일어나지도 않고
몸을 움직이지도 않고 삼매에 들었으며, 이
삼매의 힘으로 기사굴산의 부처님 법좌에서
거리가 멀지 않은 곳에 팔만 사천의 보배스러
운 연꽃을 신통력으로 만드니, 염부단금으로
줄기가 되고 백은으로 꽃잎이 되고 다이아몬
드로 꽃술이 되고 루비로 꽃받침이 되었다.
4.
이때, 문수사리법왕자는 이 연꽃을 보고 부처
님께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무슨 인연으로 이러한 상서가
나타납니까. 수천만의 연꽃이 있는데, 염부단
금으로 줄기가 되고 백은으로 꽃잎이 되고 다
이아몬드로 꽃술이 되고 루비로 꽃받침이 되었
나이다.」」
5.
이때, 석가모니 부처님께서 문수사리에게 말
씀하시었다.
「「이는 묘음보살마하살이 정화수왕지 부처님
의 국토에서 팔만 사천 보살에게 둘러싸여 함
깨 이 사바세계에 와서 나에게 공양하고 친근
하고 예배하고 또한 <법화경>을 공양하고 들으
려 함이니라.」」
6.
이때, 문수사리가 다시 부처님께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이 보살은 무슨 선근을 심었으
며 무슨 공덕을 닦았기에 이런 큰 신통력이 있
으며 또 무슨 삼매를 행하나이까.
원하옵나니 저희들에게 이 삼매의 이름을 말
씀하여 주옵소서. 저희들도 부지런히 이를 닦
고 행하겠나이다. 이 삼매를 수행하여서 이 보
살의 모습의 크고 작음과 위엄있는 몸가짐과
나아가고 머무름을 보려 하나이다. 오직 원하
옵나니, 세존께서는 신통한 힘으로써 저 보살
이 오는 것을 저희들이 볼 수 있게 하옵소서.」」
7.
이때, 석가모니 부처님께서 문수사리에게 말
씀하시었다.
「「여기 오래 전에 열반하신 다보여래께서 너
희들을 위하여 반드시 묘음보살의 모습을 나타
나게 하시리라.」」
이때, 다보 부처님께서 저 묘음보살에게 말
씀하시었다.
「「선남자야, 어서 오너라. 문수사리법왕자가
너의 몸을 보고자 하노라.」」
8.
이때, 묘음보살이 자기 나라를 떠나 팔만 사
천 보살들과 함께 오니, 지나오는 국토마다
여섯 가지로 진동하고 모두 칠보로 된 연꽃이
비 오듯이 내리며 백천 가지의 하늘풍악과 북
이 저절로 울려 퍼지었다.
이 보살은 눈이 넓고 크기가 푸른 연꽃잎과
같으며 백천만 개의 달을 모아 놓은 것보다도
그 얼굴이 더 단정하며, 몸은 황금빛인데 한량
없는 백천의 공덕으로 장엄하여 그 위세와 덕
망이 훌륭하고 광명이 찬란하게 비치며, 여러
가지 모습을 다 갖추어 하늘의 장사인 나라연
처럼 견고한 몸을 하고 있었다. 칠보로 된 법
상에 앉아 허공에 오르니 땅으로부터 그 높이
가 일곱 다라수라. 여러 보살들의 공경을 받으
며 둘러싸여서 이 사바세계의 기사굴산으로 와
서는, 칠보법상에서 내려와 값이 백천이나 되
는 영락을 가지고 석가모니 부처님 계신 곳에
이르러, 머리를 숙이고 부처님 발을 받들어 예
배하고 그 영락을 부처님께 받들어 올리며 이
렇게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정화수왕지 부처님께서 세존
께 문안하시었나이다.
「병도 없으시고 괴로움도 없나이까. 기거하
시는 일이 편안하시며 즐겁고 기쁘게 생활하시
나이까. 사대육신이 잘 조화되고 세상일이 참
고 견딜만 하나이까. 또 중생을 제도하기가 쉽
나이까.
그 중생은 탐욕과 성냄과 어리석음과 질투와
인색함과 교만함이 많지 않나이까. 부모님에게
불효하고 스님들을 공경하지 않거나 업신여기
는 일은 없나이까. 삿된 소견과 착하지 못한
마음을 가진 이가 없으며 다섯 가지 정욕을 거
두어 들이나이까.
세존이시여, 중생들이 모든 마구니와 원수를
잘 항복시키나이까. 또 오래 전에 열반하신 다
보 부처님께서 칠보탑 속에 계시며 법을 들으
러 오시나이까.」 하시며 또 다보 부처님께 문안
하시기를 「안온하시며 번거로움이 없이 참고 견
디시어 오래 머무시나이까.」 하시었나이다.
세존이시여, 제가 이제 다보 부처님 몸을 친
히 뵙고자 하오니 원컨대 세존께서는 저로 하
여금 친히 뵙도록 하옵소서.」」
이때, 석가모니 부처님께서 다보 부처님께
말씀하시었다.
「「이 묘음보살이 뵙고자 하나이다.」」
이때, 다보 부처님께서 묘음보살에게 말씀하
시었다.
「「착하고 착하다. 그대가 석가모니 부처님을
공양하고 법화경을 듣고 아울러 문수보살을 보
기 위하여 여기 왔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