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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란죄 심리철회
작성자 : 황 남 기
-요약-
내란죄 제외를 요구하는 것은 “동일한 사실”에 대한 적용 법조문의 철회에 불과하므로 “소추사유” 자체를 바꾸는 것이 아니다. 따라서 국회의 재의결이 필요한 소추사유 변경에 해당하지 않는다.
헌법재판소는 탄핵사유가 적시된 사실관계에는 구속되지만, 그 사실관계가 어떤 헌법·법률 조항을 위반하는지는 직권으로 판단할 수 있다.
탄핵심판은 본질적으로 “공직 파면”이라는 징계적 절차로서, 형사재판과 달리 모든 형사범죄 성립 여부를 심리할 필요가 없다.
결론적으로 내란죄 여부를 심리하지 않았다고 해서 헌법재판소가 월권을 행사한 것으로 볼 수 없으며, 이는 직권심리주의와 탄핵심판의 징계적 성격에 부합한다.
Ⅰ. 문제의 소재
최근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심판에서 비상계엄 선포와 집행이 내란죄에 해당한다는 부분에 대한 청구인측의 철회의사는 국회의 재의결이 필요한 부분이라는 주장이 제기되었다. 또한 헌법재판소가 진청 또는 직권으로 탄핵심판의 심사관점을 변경하는 것이 권한의 범위를 넘어가는지 여부가 문제가 되고 있다.
Ⅱ. 국회를 무력화시키는 것이 내란죄에 해당하는지 심리 사항에서 제외하는 것이 국회의 재의결이 필요한지 여부
1. 문제의 소재 : 국민의 힘 주장
2025. 1. 7. 국민의힘 수석대변인 신 동 욱은 다음과 같이 주장하고 있다.
'내란'은 국회에서 통과된 탄핵소추안에 38번이나 나올 정도로 탄핵 심판의 핵심 쟁점이 되는 사안이다. 민주당은 계엄 직후부터 걸핏하면 대통령과 우리 당에 대해 ‘내란 수괴’ ‘내란 동조 집단’ 등 ‘내란 딱지 붙이기’ 행태를 계속 자행해 왔다. 그러다가 슬그머니 내란죄를 탄핵 사유에서 제외하고자 한다. 이런 상태에서는 헌법재판소에서 어떤 결정이 내려지더라도 납득할 국민이 없을 것이고, 정국은 더 큰 혼란에 빠질 것이다. 이제 ‘내란선동’으로 쌓아 올린 탄핵의 탑을 허물어야 한다. 헌법재판소는 졸속적 대통령 탄핵소추안을 즉각 각하해야 한다. 또한 국회는 새로운 탄핵소추문을 작성해서 재의결 절차를 밟는 것이 순리이다.
2. 내란죄 제외가 탄핵소추안 의결의 철회인지 여부
(1) 소추의결서의 소추사유
국회의 소추의결서를 보면 무장 군대와 경찰을 동원해 국회를 무력화하고, 국회의 계엄해제 요구권과 정상적 활동을 차단한 것은 법의 내란죄(형법 제87조, 제91조), 직권남용권리행사죄(형법 제123조), 특수공무집행방해죄(형법 제144조) 등 국민의 생명 및 안전, 국가의 존립과 기능, 국민주권주의, 민주주의와 법치주의를 침해하는 중대한 범죄에 해당한다고 한다.
(2) 국회의 재의결이 필요한 소추사유의 변경
탄핵소추가 지닌 헌법적 의미의 중대성에 비추어 볼 때 탄핵소추는 엄격한 절차적 규율을 지켜야 할 것인데, 기존의 소추사유와 전혀 다른 새로운 소추사유를 추가함에 있어서는 의당 헌법과 국회법에 규정된 발의・의결의 절차와 요건을 준수하여야 한다(헌법재판소법 해설서 675면)
(3) 내란죄 제외가 탄핵소추안 의결의 철회인지 여부
헌법재판소법 해설서에 따르면 ‘소추사유’라 함은 직무집행에 있어서의 헌법・법률 위배가 되는 구체적 사실과 그에 적용되는 법조문을 통일적으로 이르는 것이라 할 것이므로, 동일사실에 대하여 단순히 적용 법조문을 추가・철회 또는 변경하는 것은 ‘소추사유’의 추가・철회・변경에 해당하지 않는다. 이 점에서 적용법조의 추가・철회・변경을 공소장변경의 개념에 포함하는 형사소송법상의 공소장변경제도(형사소송법 제298조)와 다르다할 것이다(헌법재판소법 해설서 674면).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에서 청구인측 주장은 무장 군대와 경찰을 동원해 국회를 무력화하고, 국회의 계엄해제 요구권과 정상적 활동을 차단한 것은 법의 내란죄(형법 제87조, 제91조), 직권남용권리행사죄(형법 제123조), 특수공무집행방해죄(형법 제144조)에 위반여부를 심리에서 제외하고 국민의 생명 및 안전, 국가의 존립과 기능, 국민주권주의, 민주주의와 법치주의를 침해하는 중대한 범죄에 해당하는지 여부만 심리해달라는 주장이다. 이는 동일사실에 대하여 적용법 조문의 철회로 요구하는 것이므로 ‘소추사유’의 추가・철회・변경에 해당하지 않는다.
3. 결론
내란죄에 해당하는지를 제외해달라는 신청은 철회신청이라고 할 수 없으므로 국회의 재의결이 필요한 소추사유의 기본적인 변경에 해당하지 않는다.
Ⅲ. 헌법재판소가 내란죄 해당여부를 심리하지 않은 것이 월권인지 여부
1. 쟁점의 정리
헌법재판소가 소추의결서에 기재된 내란죄 위반여부를 심리하지 않는 것이 헌법재판소의 권한의 범위를 넘는 것인지 여부가 문제가 된다.
2. 헌법재판소의 직권심리주의
(1) 처분권주의와 직권주의의 구별
당사자주의란 형사소송에 있어 소송당사자에게 소송의 주도적 지위를 주어 당사자 상호 간에 공격·방어를 중심으로 심리가 진행되고 법원은 제3자적 입장에서 양당사자의 주장과 입증을 판단하기만 하는 주의를 의미한다.
직권주의란 소송법상 소송에서의 주도적 지위를 법원에게 인정하는 소송구조를 말하는 것으로 이는 당사자주의에 상대되는 개념이다.
(2) 헌법재판소의 직권심리주의
헌법재판소는 심사관점에서는 헌법질서 수호를 목적으로 하므로 직권주의를 취한다. 직권주의에서는 법원이 실체적 진실을 발견하기 위해 검사나 피고인의 주장이나 청구에 구속받지 않고 직권으로 증거를 수집 및 조사해야 하는 직권탐지주의와 소송물은 법원의 지배하에 있으므로 법원이 직권으로 사건을 심리할 것을 요구한다는 직권심리주의가 있다.
민사소송이나 형사소송은 소송당사자의 대립 구조하에서 당사자는 유리한 주장을 하고 이에 대해 법원이 심리하는 구조이다. 헌법재판도 소송당사자 간의 대립 구조라는 틀은 일반 소송과 동일하다. 그러나 헌법재판은 헌법질서를 수호유지라는 기능이 다른 소송보다 훨씬 강조된다. 따라서 헌법재판소는 직권으로 소송당사자가 주장하지 않은 헌법적 관점으로 분쟁을 해결할 수 있다. 당사자가 주장하지 않은 헌법적 관점이 있음에도 이를 심리하지 않은 것은 헌법질서 수호라는 헌법재판의 기능에 역행하기 때문이다.
(3) 위헌법률심판과 헌법소원심판에서의 심사관점
헌법재판소는 심판대상인 법률이 어느 헌법조항에 위반되는지에 대해서는 직권으로 심사할 수 있다고 한다. 즉 심사관점은 헌법재판소가 직권으로 결정할 수 있다고 한다. 자도소주구입명령제도를 규정한 주세법 조항에 대해 위헌제청한 법원은 소주판매업자의 직업행사의 자유를 침해하였다고 주장하였다. 헌법재판소는 소주제조업자의 직업의 자유, 소비자의 자기결정권 관점에서도 자도소주구입명령제도를 규정한 주세법 조항에 대해서도 위헌여부를 심사할 수 있다고 하였다.
관련판례 : 헌법재판소는 위헌법률심판절차에 있어서 규범의 위헌성을 제청법원이나 제청신청인이 주장하는 법적 관점에서만 아니라 심판대상규범의 법적 효과를 고려하여 모든 헌법적 관점에서 심사한다. 법원의 위헌제청을 통하여 제한되는 것은 오로지 심판의 대상인 법률조항이지 위헌심사의 기준이 아니다(헌재 1996.12.26. 96헌가18).
일반소송이라면 당사자가 유리한 주장을 하지 아니한 경우 법원은 이를 심리하지 않는다. 그러나 헌법소원심판에서는 헌법질서를 수호유지하기 위하여 청구인이 주장하지 않은 헌법적 관점에서 심사할 수 있다.
관련판례 : 헌법소원이 단지 주관적인 권리구제절차일 뿐이 아니라 객관적 헌법질서의 수호와 유지에 기여한다는 이중적 성격을 지니고 있으므로, 헌법재판소는 본안판단에 있어서 모든 헌법규범을 심사기준으로 삼음으로써 청구인이 주장한 기본권의 침해 여부에 관한 심사에 한정하지 아니하고 모든 헌법적 관점에서 심판대상의 위헌성을 심사한다(헌재 1997.12.24. 96헌마172 등)
(4) 탄핵심판의 직권심리주의
탄핵심판도 그 목적은 헌법질서 수호유지에 있으므로 국회가 제기한 탄핵소추사유가 어떤 법적 관점에서 심사해야하는 것인가는 헌법재판소의 판단에 맡겨진 문제이다.
헌법재판소는 노무현 대통령과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 사건에서 국회의 탄핵소의결서에 기재된 사유이외의 사유를 심리할 수 없으나 소추사유가 어느 헌법 또는 법률에 위반되는지는 소추의결서에 기재된 사항에 구속되지 않는다고 한 바 있다. 소추사유는 처분권주의에 따르나 심사관점은 직권심리주의를 취하고 있다. 이는 헌법 질서수호유지라는 헌법재판의 기능을 고려하면 당연하다. 소추의결서는 일종의 징계요구서이므로 충분한 또는 정확한 법적 관점을 포섭하지 못할 수 있기 때문에 헌법수호기관으로서 헌법재판소가 직권으로 심사관점을 정할 수 있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관련판례 : 헌법재판소는 원칙적으로 탄핵소추기관인 국회의 탄핵소추의결서에 기재된 소추사유에 구속을 받아 탄핵소추의결서에 기재되지 아니한 소추사유를 판단의 대상으로 삼을 수 없지만, 탄핵소추의결서에서 그 위반을 주장하는 ‘법규정의 판단’에 관하여는 원칙적으로 구속을 받지 않으므로, 청구인이 그 위반을 주장한 법규정 외에 다른 관련 법규정에 근거하여 탄핵의 원인이 된 사실관계를 판단할 수 있다(헌재 2004.5.14. 2004헌나1).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 사건에서도 헌법재판소는 뇌물수수 등 각종 형사법 위반의 문제를 제외한 것을 소추사유 정리로 보았고 소추사유를 어떤 연관관계에서 법적으로 고려할 것인가 하는 것은 전적으로 헌법재판소의 판단에 달려있다고 한 바 있다.
관련판례 : 헌법재판소는 변론준비기일에 양 당사자의 동의 아래 소추사유를 사실관계를 중심으로 ① 비선조직에 따른 인치주의로 국민주권주의와 법치국가원칙 등 위배, ② 대통령의 권한 남용, ③ 언론의 자유 침해, ④ 생명권 보호 의무 위반, ⑤ 뇌물수수 등 각종 형사법 위반의 5가지 유형으로 정리하였다. 그 뒤 변론절차에서 이와 같이 정리된 유형에 따라 청구인과 피청구인의 주장과 증거 제출이 이루어졌다. 청구인은 2017. 2. 1. 제10차 변론기일에 다른 유형과 사실관계가 중복되는 각종 형사법 위반 유형을 제외하고 ① 최○원 등 비선조직에 의한 국정농단에 따른 국민주권주의와 법치주의 위반, ② 대통령의 권한 남용, ③ 언론의 자유 침해, ④ 생명권 보호의무와 직책성실수행의무 위반 등 4가지 15유형으로 소추사유를 다시 정리하였다. 그런데 피청구인은 청구인의 소추사유의 유형별 정리 자체에 대하여는 이의를 제기하지 아니한 채 변론을 진행하다가 2017. 2. 22. 제16차 변론기일에 이르러 이 사건 심판청구가 여러 가지 적법요건을 갖추지 못하였다고 주장하면서 소추사유가 특정되지 않았고 청구인의 소추사유 정리가 위법하다는 취지의 주장을 하기 시작하였다. 그러나 소추의결서에 소추사유의 구체적 사실관계가 기재되어 있어 소추사유를 확정하는 데 어려움이 없고, 이미 변론준비기일에 양 당사자가 소추사유의 유형별 정리에 합의하고 15차례에 걸쳐 변론을 진행해 온 점 등에 비추어 볼 때 소추사유가 특정되지 않았다는 피청구인의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피청구인은 이 사건 소추의결서에 따르면 탄핵사유의 내용과 그에 적용된 헌법 위반 또는 법률 위반 조항이 모두 복합적으로 나열되어 있어서 과연 각 소추사유가 무슨 법령 위반인지 특정할 수 없으므로 부적법하다고 주장한다.
헌법재판소는 원칙적으로 국회의 소추의결서에 기재된 소추사유에 의하여 구속을 받고, 소추의결서에 기재되지 아니한 소추사유를 판단의 대상으로 삼을 수 없다. 그러나 소추의결서에서 그 위반을 주장하는 ‘법규정의 판단’에 관하여 헌법재판소는 원칙적으로 구속을 받지 않으므로, 청구인이 그 위반을 주장한 법규정 외에 다른 관련 법규정에 근거하여 탄핵의 원인이 된 사실관계를 판단할 수 있다. 또 헌법재판소는 소추사유를 판단할 때 국회의 소추의결서에서 분류된 소추사유의 체계에 구속되지 않으므로, 소추사유를 어떤 연관관계에서 법적으로 고려할 것인가 하는 것은 전적으로 헌법재판소의 판단에 달려있다. 따라서 이 부분 피청구인의 주장도 받아들일 수 없다(헌재 2017. 3. 10. 2016헌나1).
3. 징계절차로서의 특징
헌법 제65조 제4항은 탄핵결정은 공직으로부터 파면함에 그친다고 규정하고 있다. 공무원의 징계의 종류는 파면, 해임, 강등, 정직, 감봉, 견책이 있다. 따라서 탄핵결정으로 피청구인은 파면되므로 탄핵심판은 징계절차의 특징을 가진다. 다만 일반 징계절차와는 달리 파면 여부만 결정한다는 점에서 특별한 징계절차로 보는 것이 일반적 견해이다. 따라서 이러한 배경하에서 헌법재판소는 탄핵심판은 고위공직자가 권한을 남용하여 헌법이나 법률을 위반하는 경우 그 권한을 박탈함으로써 헌법질서를 지키는 헌법재판이고, 탄핵결정은 대상자를 공직으로부터 파면함에 그치고 형사상 책임을 면제하지 아니한다(헌법 제65조 제4항)는 점에서 탄핵심판절차는 형사절차나 일반 징계절차와는 성격을 달리한다(헌재 2024. 8. 29. 2023헌나4)고 한 것이다. 형사절차라면 직권남용죄와 내란죄로 기소된 경우 직권남용죄가 유죄라도 내란죄의 범죄성립여부도 법원은 심리하여야 한다. 이에 따라 형량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탄핵심판은 파면여부를 결정하는 심판이다. 2024.12.3. 비상계엄이 헌법 제77조의 비상계엄 선포 요건이 충족되지 않았음에도 법적 근거가 없는 국회에 군대 무단 난입으로 국회의 기능을 무력화하려는 내란행위여서 헌법 제77조에 위반되어 파면하기에 충분하다면 굳이 형법의 위반여부를 심리할 필요가 없다.
4. 결론
소추사유는 소추의결서에 한정하여 심리하여야 하나 어는 법적 관점에 위반하는지는 헌법질서를 수호하기 위하여 헌법재판소가 직권을 결정할 사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