쏟아지는 낙엽비에 갈색추억 새기고
이 광 로
천년 세월
머금은
상림 숲 낙엽의 속삭임
이 가을 낙엽 진 상림 숲 안은 시끌벅적하다
갈바람에 가지 이는 소리
낙엽 뒹굴며 부딪치는 소리
내 발아래 스러진 낙엽 밟히는 소리
이 가을 상림의 숲길은
바람이 불면 낙엽비가 우수수 떨어지며
따스한 사랑이 그리워
우리들 곁으로 낮게 깔려 다가온다
처연한 늦가을의 심연 속에서
낙엽 지는 소리를 듣는 외로움
영원한 휴식을 취하는 것 같은
알 수 없는 공허함에 휩싸이고
발자국마다 긴 사색의 몸짓
화려한 오색단풍잎 떨구고 낙엽 되어 뒹구는 서러움
얼음 속 은어 떼 같은 내 영혼
내 어린 낚시로 그때 얼의 처소를 더듬나니
바람이 불면 그리움이 우수수 떨어진다
낙엽 지는 소리를 듣는 외로움
눈에서 마음으로 마음에서 추억으로
나의 빈 가슴엔 그리움이 벌레 울음소리를 낸다
하늬바람이 세차게 불면 낙엽비가 우수수 쏟아져
발 밑에 수북히 쌓인 그 낙엽을 밟으면
‘바스락 바스락 사그락 시그락’발 밑에서는
시몬의 낙엽 밟는 소리가 처연한 가을 노래처럼 들려오고
알싸한 낙엽 내음과 바스락거리던 낙엽소리가
아직도 몸에 묻어 있다
먼 훗날 처연한 가을빛 낙엽 길을 밟으며
가슴속에 담았던 갈색추억을 다시 꺼내보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