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춘선 대성리역에서 한강변을 따라서 걸으며 운길산역 까지 목표를 잡았습니다. 위짜추 패노우 또파파 조단서 씨모우 까토나 여섯명의 지기가 함께 합니다. 하지만 계획은 수정이 불가피하게 되었습니다. 또파파와 패노우의 몸 상태가 발목에 채이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또파파는 2014년 9월 부터 파킨슨(Parkinson) 증상으로 처방약을 복용 중에 있습니다. 그래도 열심히 기회 있을 때 마다 참여를 하고 있습니다. 간혹 손 떨림 현상이 오고 보폭과 걸음걸이도 예전 만 못합니다. 힘들어도 이렇게 찾아오는 친구가 그저 고마울 따름입니다. 오늘의 둘레길 걷기의 대장(隊將)은 당연히 또파파입니다. 체력에 맞게 호흡을 조정할 수 밖에 없습니다. 누구라 할 것 없이 우리네 인생은 아프기 마련입니다. 세월의 틀에서 벗어날 수는 더 더욱 없는 노릇입니다. 70년 이상 혹독하게 사역(使役)을 시킨 내 육체 팔다리 오장육부에게 미안하고 그저 감사할 뿐입니다. 모든 기계도 갈고 닦고 기름치고 부품을 교체해야 합니다. 그 모든 부품들은 고작 10년을 넘기기가 어렵습니다. 70년 80년 인간의 유효기간(有效期間)은 눈부시게 발전하는 의료과학의 덕분이라고 할 수도 있습니다. 생명체 주체의 유전자에 의하여 생활방식에 따라서 길고 짧음의 차이는 있다고 생각됩니다. 강렬한 유월의 햇살은 온 몸을 달구며 발걸음을 더디게 합니다. 길가에 있는 편의점에서 아이스크림을 하나씩 집어 삼키며 열기를 식혀 보지만 별무효과(別無效果)입니다. 두시간여가 지나고 나무 그늘을 찾아서 다리를 뻗습니다. 과일 떡 요구르트 초코렛 얼음물 등으로 떨어진 혈당도 추스립니다. 다시 걸음을 재촉하며 자전거도로로 계속 걸어야 합니다. 한강 바로 옆으로는 개인집들이 장벽을 이루고 있으며 산책로도 제대로 없습니다. 자동차 도로를 거슬러 걷자니 일렁이는 강물이 그립지만 한참을 더 가야지만 강가를 접할 수 있습니다. 바로 머리 위로는 서종대교(西宗大橋)가 북한강을 가르고 있습니다. 서종대교는 경기도 남양주 화도읍과 양평군 서종면을 이어주는 980m의 북한강 다리입니다. 서울 양양고속도로를 구성하는 교량이기도 합니다. 운길산역 까지의 계획은 접어야 하며 더 이상은 진행이 어렵겠으니 말입니다. 아쉬운 마음을 미련없이 저기 저 강물에 흘려 보내야 합니다. 대교 아래에 있는 버스정류장에서 버스에 몸을 싣습니다. 마석역에서 하차하여 전철에 오르고 청량리 맛집으로 찾아듭니다. 청량리역 건너편에 있는 도야지갈비가 오늘의 권주가 파트너입니다. 시원하고 짜릿한 쐬주와 맥주 막걸리의 목넘김이 더위에 지친 노객들의 생명수입니다. 덩달아 계속 되는 권주가의 합창소리가 불판을 흔들고 마음도 몸도 얼큰하게 젖어듭니다. 아쉬움의 뒷풀이는 씨원한 쌩맥으로 보충을 합니다. 오늘도 이처럼 백년지기 노객들의 하루는 삶의 생동감을 재차 확인합니다. 다음을 또 다시 기다리며 가볍고 홀가분하고 즐거운 마음으로 정해진 장소로 각자 귀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