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01. 28.
“광진을 주민 선택도 못 받았으면서...”
민주당 초선 의원 고민정이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 경선에 나선 오세훈에게 이렇게 말하며 그의 (안철수 입당) 조건부 출마론을 비판하자 이 당의 동료 경선 후보 오신환이 “이런 저질 정치인은 처음”이라고 비난했다.
고민정은 방송 아나운서 출신으로 청와대 대변인 김의겸이 부동산 투기 의혹으로 물러난 자리를 이어받았다가 4.15 총선에 ‘소 도살장 끌려가듯’ 차출됐으나 지역구와 코로나 사태 등의 도움으로 오세훈에 의외로 신승, 국회의원이 된 여자다.
신승(辛勝)이란 힘들게 겨우 이긴 승리라는 뜻이다. 2746표, 2.55% 포인트 득표율 차이였다. 고민정이 오세훈에게 “광진을 주민 선택도 못 받았으면서”라고 말할 수 있으려면 표 차가 적어도 10% 포인트는 나야 상식에 맞다.
광진을은 사실 알고 보면 민주당이 지기 어려운 지역구다. 법무부장관 추미애가 이 지역구에서 5선 기록을 세운 것은, 윤석열과의 싸움에서 드러난 그녀의 참모습에서 알 수 있듯이, 추미애라는 인물 이외의 면들이 작용해서였지 않았겠는가?
자양동과 구의동 일부에 (보수 지지층이 많은) 큰 아파트들이 있을 뿐 화양동 등 지역이 대체로 (진보 지지 성향이 강한) 연립/다세대주택들로 구성돼 있고, 건국대와 세종대 학생들도 많이 살아 20~30대 인구가 40% 이상이다. 이들 연령대의 4.15 당시 민주당 지지는 압도적이었다.
그리고 호남 인구도 30%에 달하는 것으로 인터넷 자료에 나와 있다. 2012, 2017년 대선과 2014, 2018년 서울시장 선거, 구청장 선거에서 민주당 후보들이 전승한 곳이 바로 광진을이다. 오세훈은 이렇게 불리한 지형에서 여자로서 인상도 나쁘지 않은 고민정과 대결해 5만표 이상을 얻으며 선전(善戰)한 것이다.
고민정은 지역구 어드밴티지 때문만이 아니고 승자의 아량이란 점에서도 오세훈에게 그렇게 말하면 안 됐다. 운동화가 좋아서 달리기 1등 한 것을 맨발로 뛴 2등 주자보다 실력이 좋았다고 자랑하는, 철없는 부잣집 초등학생 같은 치기(稚氣)를 보인 셈이다.
“오세훈이 저보다 훨씬 훌륭한 후보였다”라고, 마음에 없더라도, 말을 하는 것이 한국 아니라 어느 나라에서도 미덕으로 받아들여진다. 고민정은 오신환의 쓴소리를 가슴에 새기고 앞으로 정적(政敵)을 깎아내려 자신이 올라가려는 어쭙잖은 시도로 동료 여자들을 부끄럽게 하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다.
동료 여자들이 부끄러워한 정도가 아니라 같은 여자인 게 싫은 느낌이 들게 한 여자는 민주당 서울 시장 후보 경선에 출사표를 던진 박영선이다.
그녀는 며칠 전 난데없이 ‘문재인 보유국’을 외치는 문비어천가를 불러 여자, 남자 할 것 없이 사람들의 어안을 벙벙하게 했다. 아첨 수혜자인 대통령 문재인도 박영선의 이 기습적인 찬양에 무척 당황하고 얼굴이 뜨거웠을 것이다.
경쟁 상대인 우상호를 제치고 여권 후보가 되려면 친문 패거리들에게 잘 보여야 하기 때문이었을 것으로 이해는 하지만, 아무리 급해도 그렇지 ‘문재인 보유국’은 잘못 차도 너무 엉뚱한 방향으로 차 버린 아부 똥볼이었다. 봉하마을 충성 참배(參拜)에서 돌아와 보니 비난이 빗발쳐 있자 그녀는 황급히 페이스북 글을 수정, “국민, 시민(서울 시장에 나갈 거니까 시민도 포함했다) 한 분 한 분이 모두 보유국이다”라면서 손흥민, 김연아, 류현진, 봉준호 등의 이름을 정신없이 열거했다.
/ ⓒ데일리안DB, YTN 화면캡처
고민정과 박영선은 대통령과 같은 경희대를 나왔고, 대통령이 선호하는 방송국 아나운서와 기자 출신이다. 그래서 둘은 대통령의 총애를 받았는지 청와대 대변인과 중기부장관을 지냈다. 이런 총애에 대한 답은 국민을 위한 양질의 봉사가 최고이다. 품격 없는 아첨이나 조롱이 아니고...
그러나 이 두 여자보다 대통령과 영부인 찬양을 가장 꾸준히, 꿋꿋하게 잘 해 온 여자 고위공직자는 `달님에게 바치는 노래'의 주인공 진혜원이다. 서울동부지검 부부장검사인 그녀는 문재인 부부를 향한 아첨도 모자라 이젠 집권 세력에 흠집을 내는 사람에게도 야비한 조롱의 칼을 휘두르는 여자 문빠의 모습을 보인다.
진혜원은 “냄새 맡고 싶다”고 한 전 서울시장 박원순의 성추행 사실을 인정한 법원에 ‘기소되지도 않은 사람에 대한 별건 판결로서 극우 테러에 재미를 본 나치 돌격대 수준’이라고 비난하는가 하면 박원순 피해자에게는 ‘꽃뱀은 왜 수틀리면 표변하는가’라는 제목의 글로 비아냥대는, 범죄 수준의 저질 2차 가해를 저지르기도 했다.
4개 여성 단체는 최근 그녀가 일하는(일하는지 SNS 글 쓰는지는 알 길이 없다) 서울동부지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검사 진혜원의 해임을 요구했다. 이들은 “진 검사가 박 전 시장 성추행 사건 피해자와 대한민국 여성에게 되돌릴 수 없는 모욕감을 줬다”고 말했다.
그녀는 전국의 2000여 동료 검사들과 모욕당한 수많은 여자를 대신한 것으로 받아들여졌을 이 해임 요구가 무섭긴 했던 모양이다. 자신을 보호해 줄 장관 추미애도 곧 가고 총장 윤석열이 시퍼렇게 살아 있는 마당에 너무 잘못 나갔다는 느낌이 뒤늦게 들었을까? 진혜원은 정의당 성추행 사건이 보도되자 “장혜영 의원님의 용기를 응원한다”라고, 이미지 상쇄(相殺)를 시도하기도 했다.
하지만, 위 3명이 아무리 여자 망신을 주고 있다 한들 어디 추미애 한 여자를 당할 수 있으랴. 그 방면에 독보적인 그녀가 퇴임을 며칠 앞두고 진보좌파 한 매체와 인터뷰를 했다. 장관으로서는 다시 없을 언론과의 대형 인터뷰 기회를 그녀는 원한 맺힌 여자처럼 윤석열 때리기로 이용했다.
“내가 먼저 사의를 밝히면 윤석열 검찰총장도 그런 정도의 엄중함과 책임감을 가져주리라 기대했다. 국민에 대한 예의 차원에서 총장 스스로 직을 내려놓는 게 옳지 않겠는가 생각했다. 그 정도의 눈치는 있어야 하지 않았느냐.”
윤석열이 눈치도 없고, 눈치를 보지 않는 사람이란 걸 몰랐단 말인가? 추미애는 이 마지막 인터뷰에서조차 거짓말을 하고 있다. 그녀는 아들 황제 휴가 등으로 거짓말을 이미 30차례 가깝게 한 사실이 들통난 여자다. 여자 망신이다,
정기수 / 자유기고가 ksjung7245@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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