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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은
무슨 목적으로 어디를 가는 가에 따라서
의미가 꽤 달라 진다.
누구는 무척이나 활동적이라 모험적이고 엑티비티한 여행을 즐긴다.
누구는 박물관이나 유적지 탐방을 무척이도 즐긴다.
또 누구는 삶의 모습을 보고 싶어 뒷골목이나
시장통을 돌기를 좋아한다.
성지순례를 좋아하는 사람.
로마의 수도시설을 따라 서유럽과 동유럽을 떠돌아 다니는 사람.
또 더러는 아무 목적도 없이 그저 떠돌아 다니는 사람도 꽤 있다.
어린이날도 지나고
어버이 날도 지나고
다시 완전한 홀로로운 시간으로 돌아 왔다
아이들과 함께 지내느라
야채와 과일을 제대로 먹지 못한 것 같아
오늘 아침은 온전히 과일과 야채로 상을 거나하게 차렸다.
간만에 먹는 과일과 야채가 반갑고 맛나다.
식사를 하자마자 바깥으로 나와 카페부터 들렀다.
집에서 커피 한 잔을 하고 나올까 하다가
그래도 분위기를 내며 마셔야 더 기분이 업 될 것 같다.
매일 바깥에서 마시는 커피 한 잔.
아주 적은 돈은 아니지만
그래도 카페에서 마시는 차 한 잔은 아무래도 가심비가 있다.
분위기와 여유로움.
그리고 무엇보다 나 자신에게 나누어 주는
아주 작은 선물 같은 거 다..
커피를 마시고 찾아 온 곳은 이중섭 거리 미술관이다.
지하철 좌천동 역과 범일동 역 그 어디 쯤.
그가 부산항 부두 노동자로 고단한 삶을 살며 그림을 그리던 마을.
제주도 서귀포에는 화가로서의 이중섭의 작품들이 많다면
부산의 산복도로 마을에는 인간 이중섭의 삶과 일상생활이
고스란히 묻어 있다.
때문에 아내와 아들에 대한 그리움을 고스란히 드러내 놓고 산 곳도
이 곳 산복 마을이다.
그래서 이 곳
인간 이중섭이 살던 마을에 오면 언제나
오래된 박물관을 찾아 오듯이
그가 살던 흔적들을 하나 하나 되짚어 가기도 하고
그의 작품들을 세심히 살펴 보기도 한다.
그리고 더욱 오랫동안
그가 일본에 사는 가족에 대한 그리움을 담은 손편지를 읽으며
그의 외로움의 한 켠으로 찾아 가 보기도 한다.
인간 이중섭의 고독과 외로움
그리고 삶의 고단함을 가장 잘 알 수 있는 그의 손편지.
나도 오늘은 아주 잠시 잠깐이나마
그런 이중섭이 되어 본다.
그가 부둣가에서 힘겨운 노동을 하며
오르내리던 가파른 계단 가운 데 어디 쯤에서.
갑자기 오래 된 다방 커피가 생각 난다.
찾아 가서 옛날 커피 한 잔 마시고 싶다.
떨어져 있을 때
더욱 소중하게 다가 오는 가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