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변을 둘러싸고 있는 경안천 가 산자락에 위치한 경기도 광주의 영은미술관을 방문했다. 한국문화예술의 창작활동 지원 목적으로 설립된 대유문화재단이 모태가 되어 2000년 개관한 현대미술관이다. 지도에서도 알 수 있듯이, 복잡한 도시로부터 잠시 벗어나 천천히 거닐 수 있는 곳이다.
주차를 하고(주차요금 2,000원) 미술관 건물을 향해 잔디 언덕을 올라가던 중 왼쪽으로 아파트가 보였다. 저곳에 살면 녹색 정원을 머금은 미술관을 산책하며 살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오른쪽 바람개비 처럼 생긴 조각 작품은 박안식 작가의 <The Giving Tree 주는 나무>(2013)이다.
위 사진을 촬영한 자리에서 오른쪽으로 몸을 틀면 영은미술관 건축물이 산을 배경으로 자리한다.
야외 조각공원이 주변에 펼쳐져 있어서 우선 밖을 둘러보고 내부 관람을 하기로 했다. 여러 개의 숟가락들을 잔디 위에 꽂아놓은 형상의 작품은 차재영 작가의 <Nature Story #4>(2013)이다.
정진호 작가의 <Ambition>(2010)이다. 대범한 도전을 하기 위해 날아오르려 하는 매서운 눈의 독수리처럼 보였다. 야망과 탐욕은 한 끗 차이이다. 그냥 단어의 뉘앙스이다. 야망은 긍정적으로 들리고, 탐욕은 부정적으로 느껴지는.
영은미술관에는 야생화밭도 있다. 단체 학생들이 방문하여 체험 학습으로 활용되기도 한다.
미술관 건물 옆으로 피아노 건반으로 된 층계가 있었다. 저 높은 곳을 올라가면 영은 미술관 뒤쪽으로 예술가들이 작업하는 창장 스튜디오가 있는데, 그곳은 미술관 관람의 최종 목적지로 정했다.
다시 미술관 앞마당으로 와서 나머지 조각 공원을 더 둘러보기로 했다. 방유신 작가의 <발레리나>(93)인데, 조각 자체의 비례를 완벽하겠지만, 자세가 무지 불안정해 보인다
김청윤 작가의 <무제>(2018)로, 최근작이다. 예술품을 볼 때, 특별한 이유 없이, 의미 없이, 제목도 없이, 심미적인 이유로 좋은 경우가 있는데이 작품이 나에게 그렇다. 예로 몬드리안 작품들 같은 추상작품 경우이다. 주관적일 수 밖에 없다.
연두색(apple green) 사과라고 생각했는데, 김병진 작가의 <파프리카 - 러브>(2012)이다. 구멍이 숭숭 뚫린 모습을 자세히 보니, 파프리카 맞다. 'LOVE' 라는 알파벳 단어가 파프리카 형상을 만들었다.
김형종 작가의 <순환과 자연>(2001)이다. 유리가 소재인 나무이다. 주변이 산으로 녹음으로 둘러쌓여 있는데, 굳이 인공적인 유리 나무를 만들었네, 하면서도 이것도 심미적으로 예쁘다.
건물이 3동으로 나뉘어 있으며, 가운데는 전면유리이다. 가운데 건물이 정문이고, 오른쪽 1층은 레스토랑 & 카페이다. 총 4개의 전시장을 보유하고 있으며, 제3전시장 영은홀은 200좌석 규모의 극장시설이다.
내부로 들어왔다. 일인당 성인 입장료는 8,000원이다.
2000년 개관한 영은미술관은 현재 개관 20주년 기념 '영은지기, 기억을 잇다' 전시를 진행하고 있다. 내가 방문한 날은 6월 16일로 1부 '진실되게(4.1~6.28)' 전시였고, 향후 2부 전시 '꾸준하게(7.4~9.27)', 3부 전시 '가치있게(10.17~221.1.31)'까지 총 3 단계 콘셉트의 특별기획전이다.
아래 사진의 오른쪽 끝에 뼈를 그린 옷을 입은 유인원도 작품이다. 권오인 작가의 <Allegorille-시선>( 2009)이다.
영은미술관은 최초로 예술가를 지원하는 창작 스튜디오를 운영하고 있는데, 본 전시는 그 동안 이곳을 거쳐간 1기에서 11기까지 총 240여명의 예술가들의 작품들이 주제에 맞게 기획되어 선보인다.
아래 밖의 빛을 받아 선명한 푸른색이 돋보이는 와중에 상승하는 오렌지 색의 길을 표현했다. 작품은 재불화가 방혜자 작가의 <빛의 눈>(2019)이다. 그녀의 작품은 세계문화유산 제1호인 프랑스의 샤르트르대성당 종교 참사회의실 설치되는 것으로 선정되었다.
임지헌 작가 <Tra-la-la>(2009), 캔버스에 유채
작품들이 걸려 있는 공간에 움직이는 작품이 있다. 아래 사진의 직사각형 입체 모형은 계속 빙글빙글 돌고 있다. 강영민 작가의 <하루의 단편 Slice>(2009)이다. 우리는 매순간 움직인다. 다시는 돌아갈 수 없는 그 단편(slice)를 형상화 해놓은 듯하다.
위 사진의 움직이는 작품 <하루의 단편 Slice>를 반대쪽에서 촬영한 것이다.
이진혁 작가의 <Traffic Trouble>(2007), 차들이 서로 엉겨붙어 있는 숨막히는 모습이다.
이한수 작가 <The Unknown Strikes Back2>(2005)
박용식 작가 <On the Borderline>(2007). '경계선'은 어디에도 속하지 않는 상황이다. 작년 개봉작 스웨덴, 덴마크 합작의 영화 <경계선 Border>(2018)이라는 영화가 있다. 31회 유럽영화상을 받은 작품으로 호평을 받았다.
나진숙 작가 <The Silver Wave-flower2>(2008)
제1전시실을 나와 2층으로 올라가려는데, 그 막간에 작품이 설치되어 있었다. 층계 위에 놓여 있는 기워서 만든 공과 나뭇가지 작품은 한기창 작가의 <징후>(2014)이고, 양 옆으로 벽에 그려진 층계 그림도 작품이다. 홍유영 작가의 <파편화된 공간>(2010)이다.
2층으로 올라왔다. 영은미술관은 전시 뿐 아니라 대중과 예술을 잇는 역할을 위해 다양한 연령층을 대상으로 교육프로그램도 진행한다.
제2전시실은 영은미술관의 연혁과 전시기록물, 그리고 건축가 황일인이 만든 영은미술관 모형이 놓여 있다.
지하전시실로 내려왔다. 넓은 방안에 의자 하나가 덩그러니 놓여 있다. 우습게도 나는 이것이 현대예술의 어떤 퍼포먼스인줄 알았다. 무엇이든 예술이 가능하다는 일종의 편견이다^^ 알고 보니, 며칠 전까지 진행된 영은창작스튜디오 11기 김진욱 작가의 '은둔 Hermittude'전시회가 있었던 곳이다. 그 작가의 작품 엽서가 아래 사진이다. 근데 내려와 순간적으로 뻥 뚫린 공간에 의자 하나 보고, 뭔가 있는 예술이라고 생각했다는^^
박용식 작가의 <그곳을 기억하다>(2010)이다. 책상 위에 소주 한병과, 강아지 인형이 들어 있는 가방이 있고, 위의 사진들을 보면 이곳 저곳 작가의 기억이 머무는 장소에서 그 강아지가 소주병과 함께 널부러져 있다.
'장소의 선정이 개인의 역사적 흔적에 의해 진행되어졌지만,그곳에서 모습의 개인보단 우리 시대의 모습을 반영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박용식 작가노트에서-
아트샵에 방혜자 작가의 작품이 1,800만원이라고 판매 금액이 적혀 있다.
내부 전시 관람을 마치고 밖으로 나왔다. 아래 건물과 건물 사이 층계 참에 놓여 있는 작품은 도흥록 작가의 <Flower_'16>(2016)이다.
메인 전시 건축물 뒤쪽으로 예술가들이 창작을 펼치는 공간이 있다.
2000년 9월 시작된 창작 스튜디오 프로그램(Artist-in-Residence Program)은 국내 작가 뿐 아니라, 해외 초청작가들을 대상으로도 운영된다.
국내외 신진 작가들과 더불어 중견, 원로작가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작가들을 대상으로 하는 프로그램이다. 짧게는 1~6개월에서 장기는 년까지 운영된다.
창작 스튜디오에서 바라본 미술관 정원의 모습이다.
영은미술관은 날씨 좋은 날 천천히 거닐면서, 예술을 즐길 수 있는 공간으로 안성맞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