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자리(성좌)와 신화
“내가 마게도냐로 갈 때에 너를 권하여 에베소에 머물라 한 것은 어떤 사람들을 명하여 다른 교훈(敎訓)을 가르치지 말며 신화(神話)와 끝없는 족보에 착념치 말게 하려 함이라....”(딤전1:3-4).
“망령되고 허탄한 신화(神話)를 버리고 오직 경건에 이르기를 연습하라 ”(딤전4:7).
밤하늘의 빛난 별들
밤하늘의 빛난 별들, 그 중에서도 유난히 밝은 별들은 고대인들에게 있어서는 계절(season)이나 시각(time) 그리고 방위(direction) 등을 식별하는데 매우 중요한 표지(mark)였다.
그래서 그러한 별들의 위치를 쉽게 찾아내는데 편리하도록 하기 위하여 그 근처의 몇몇 밝은 별들을 여기 저기 한묶음씩 묶어놓고, 그것을 그들의 신화(mythology)에 등장하는 남녀 신들이나 영웅들 그리고 동물들을 선정해 두었던 것이 오늘날의 별자리(성좌)의 기원이다.
별자리를 영어로 “콘스텔레이션”(constellation)이라고 하는데 이는 라틴어(Latin語)의 별을 뜻하는 “스텔라”(stella)라는 낱말과 “함께”(with) 있다는 뜻의 “콘”(con)이라는 접두어, 이 둘의 合成語에서 유래한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별자리”에 대한 최초의 이야기들은 古代 Mesopotamia 사람들로부터 시작한 것이다. 그들은 특별히 해와 달 그리고 다섯 “행성”(行星-수성, 금성, 화성, 목성 그리고 토성)들을 유심히 관찰하는 중에 이 별들이 움직이는 것을 알고서는 눈으로 보이는 神(god)으로 미혹(迷惑)되어 숭배하게 되면서, 그것들을 “혹성신”(惑星神-planetary-god)으로 모시게 되었다.
그래서 필자는 여기서 그것들(planets)을 “행성”(行星)이라 하지 않고 “혹성”(惑星)으로 표기하고자 한다.
우리는 이러한 사실들을 고고학자들에 의해 Susa에서 발굴된 B.C. 1200년 경의 메리쉬파르크 2세(Melishipark Ⅱ, 1186-1182 B.C.)의 경계석 구두루(line stone Kudurru)와 느부갓세살 1세(Nebuchadnezzar Ⅰ, 1124-1103 B.C)의 지표석 구두루(boundary stone Kudurru) 등등에서 찾아볼 수 있다. 이러한 “구두루”들에는 惑星神인 金星 “인난나”(Innana-Sem語로 Ishtar) 女神과 月神인 달 “난나르”(Nannar-Sem語로 Sin), 그리고 太陽神 “우투”(Utu 또는 Babar-Sem語로 Shamash)와 함께 또 “바다 뱀 자리”, “궁수 자리” 그리고 “전갈자리”가 아주 선명하게 새겨져 있다. 바로 이 Mesopotamia 사람들이 “황도 십이궁”(Twelve Signs of Zodiac)이라고 지칭하는 12 별 자리의 천체도를 최초로 정밀하게 표기하여 사용해 왔었다.
별자리와 계절, 그리고 점성술의 기원
Mesopotamia 하류 지역에서 일찍 자리잡고 살아왔던 Sumeria 사람들은 오랜 세월 동안 별들을 관찰하면서 알게 된 몇몇 천문적 법칙을 발견했다. 그 중의 하나가 계절의 변화 징후였다. 그래서 닥쳐올지도 모를 각종 재난과 전쟁의 징후를 별을 통해서 미리 예견하려 했다. 그리고 사람들의 운명을 별들과 연관지어 생각하기 시작했다. 즉 어느 별 아래서 태어났으면 어떻게 되는 것일까 하는 것 등이다.
그래서 태양 “우투”와 달 “난나르” 그리고 그들이 발견한 다섯 혹성들의 운행 궤도와 황도 십이 궁상에서의 위치와 방위 및 그들의 색도들을 열심히 관찰하고 그것들을 점토판에 기록해 두었다. 이런 관찰을 반복하면서 이미 B.C. 2500여년 전부터 그들은
① 황소자리(Tarus)-“테-테”(Te-te)의 오른 쪽 눈에 해당하는 “알데바란”(Aldebaran),
② 사자자리(Leo)-“아-루”(A-ru)의 앞발로 표시된 “레굴루스” (Regulus),
③ 전갈자리(Scorpio)-“아크랍”(Akrab)의 심장으로 표기된 “안테레스”(Anteres) 그리고
④ 남쪽 물고기자리(Pisces)-“눈누”(Nunu 또는 Zib)의 입 부위에서 빛나는 “포말하우트”(Fomalhaut) 같은 一等星 별들을 春夏秋冬의 분기점(divergence)으로 삼았던 것이다.
이 네 개의 으뜸(α) 별들 중에서도 사자자리의 일등성 별 “레굴루스”(Regulus-‘지배자’)는 “왕의 별”(Royal Star)로 생각했기에 이 별 아래서 태어난 사람은 부와 명예 그리고 권력을 모두 갖게 된다고 믿었다. 그런데 그 모든 별 자리들 곧 성좌들은 고정되어 움직이지 않는 별들인데 반하여 그 별자리 사이를 떠돌아 다니듯이 조금씩 움직이는 별이 몇 개 있는 것을 발견하였을 뿐만 아니라 심심찮게 밤 하늘을 가르듯이 지나가는 혜성들도 보았다.
Sumer 사람들은 이 별들을 “길잃은 양”이라고 불렀다. 그들이 밤마다 이 “길잃은 양”을 관찰하다 보니, 전술한 바와 같이 모두 다섯 개나 된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그것들의 위치와 색도를 열심히 기록해서 보관하였다.
한 나라와 이웃 나라 사이의 전쟁이 발생했던 때의 그 혹성들의 위치와 색도; 천변이나 재난이 발생했을 때도 역시 그 혹성들의 용상들을 탐구하였고, 전쟁이나 재난이 이 떠돌이 혹성들과 어떤 관련이 있는 것으로 나름대로 생각하게 되면서 이 “길잃은 양”들이야 말로 육안으로 볼 수 있는 神의 化身으로 믿게 되었다.
그리하여 낮과 밤에 명확히 움직이는 해와 달, 그리고 천천히 움직이는 떠돌이 별 수성에서부터 매우 느리게 천천히 움직이는 토성에 이르기까지 모두 일곱 혹성들-거리에 따라 토, 목, 화, 일, 금, 수, 월-을 일곱 혹성신(the planelary gods)으로 섬기게 되었다.
이렇게 혹성들을 관찰하면서 인생의 운명과 국가의 장래를 점치기 시작하여 “점성술”(Astrology)이 발달하게 되었다.
지배층인 도시 국가의 “루갈”(Lugal-“큰 사람”)은 점성술사들을 앞다투어 기용하게 되었다. 이렇게 해서 천문학(Astronomy)의 여명은 밝아오게 되었다.
실제로 Babylonia의 종교 지도자들인 사제들은 천문학자이면서 점성술사들이었다. 그리고 왕실 점성관으로서 최고 권력층으로 군림하였다. 이들은 전쟁의 시기와 개전이나 화전 여부를 결정했다.
빛은 동방에서
이처럼 Mesopotamia에서 시작한 이 별자리들과 관련시킨 神話나 占星術은 Anatolia의 Phrygia인들, Tracia의 Etruscans인들에게도 전해졌다. 특별히 지중해를 무대로 활약하고 있던 Phoenicia인들은 이 Babylonia 사람들로부터 배운 이 神話와 얽힌 별 자리들과 그 방위에 대한 지식을 야간 항해에 응용하게 되면서 보다 멀리 항해할 수 있는 새로운 항로를 개척하게 되어 최초로 지중해를 무대로 한 해상 무역을 통해 부강한 해양국이 되었다. 그들은 북Africa에 식민 도시 Carthago를 건설하여 이곳을 거점으로 해서 대서양에까지 진출하였다. 이렇게 지중해 연안국들과 교역하는 과정에서 Hellas 사람들과 Egypt인들에게 이 Babylonia의 신화와 별 자리의 이야기 그리고 점성술을 포함해서 많은 지식을 전해 주었다. 그리하여 결국은 Phoenicia인들은 동방의 지식을 서방에 전달하는 매개적인 역할을 했던 것이다.
Greece인들은 그것들을 받아들여 자신들의 神話에 등장하는 Hellas 男女神들과 영웅들의 이름으로 고쳐 사용하면서 특히 占星術을 통해 天文的인 지식을 개발하여 天文學에 공헌하였다. 그리고 Roma 사람들은 Hellas 사람들에게서 직접 그 신화와 점성술을 배우게 되었지만 또한 Italia에 새로 이주하여 정착하는 Etruscans인들로부터도 많은 것들을 배웠다. 그래서 Latin 사람들은 그것들을 받아들여서 Roma 사람들의 신화에 등장하는 男女 신들과 영웅들의 이름으로 바꾸거나 덧붙여서 널리 보급했던 것이 오늘에 와서는 우리들에게 “그리이스-로마 神話”(Græco-Roman Mythology)로 전해오고 있다.
천문 시집 “페노메나”
B.C. 270년 경에 그리이스의 詩人 아라투스(Aratus of Solis, ca. 315-245 B.C.)에 의하여 기록된 “페노메나”(Phenomena-[하늘의] 현상)라는 天文詩集을 Roma의 키케로(Marcus Cicero, 106-43 B.C.)가 Latin語로 번역해서 “파에노메나”(Phaenomena)라는 표제로 출간하였다. 그 당시 이 출판물은 대중으로부터 크게 호평받아 널리 보급되었다.
이 천문시집 “페노메나”에는 “황도 12궁”은 물론 오리온(Orion), 플레이아데스(Pleiades-Hyades), 카시오피아(Cassiopeia), 페르세우스(Perseus), 페가수스(Pegasus), 그리고 안드로메다(Andromeda) 성좌 등등을 포함해서 44개의 별자리 이름들이 실려있다.
별자리와 얽힌 이 “그리이스-로마 신화”(the Græco-Roman Mythology)는 매우 일찍부터 그것을 素材로 詩를 썼던 文人들 뿐만 아니라, 화가나 조각가 즉 시각적 예술가들(visual artists)에게도 작품 창작의 소재들을 많이 제공해 주었다.
그리하여 Roma 사회에서는 Hella 사람들이 전해 준 별자리와 얽힌 Babylonia 사람들의 신화와 점성술이 오래 전부터 生活文化의 양식(pattern)으로 자리잡고 있었으며, 시민들의 의식구조 속에 뿌리가 깊숙히 내린지 오래 되었다.
그후 시기적으로 훨씬 후에 들어온 기독교의 복음은 이러한 여러 가지 신화와 점성술 그리고 각종 미신으로 뒤범벅 된 사회적, 종교적 환경의 틈새에 침투해 왔지만 이미 한발 뒤늦은 셈이다.
그러한 악조건에다가 한 술 더하여, 기독교가 전하는 공적 예배일인 “안식일”(the Sabbath)은 Roma 사람들에게는 그 날을 “성일”로 받아들이기가 몹시 어려웠다. 그리이스-로마 신화에서나 점성술에서는 기독교에서 가르치는 안식일인 “토요일”은 “토성신의 날”(dies Saturnius)로서, 이 날은 가장 “흉칙한 날” 곧 “흉일”(an evil day)이요 “불길한 날”(“nefasta”-dies nefatus-unlucky day)이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오히려 그것 때문에 박해가 더 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