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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주_그대들을 위한 선물_캔버스에 혼합재료_54×76.5cm_2023
[미술여행=윤상길의 중계석] ‘전투기 작가’로 불리는 한미주 작가의 개인전 <세상에 대항하는 방법 - 전투기로 말한다>가 12월 12일에서 21일까지 서울 영등포 ‘LOFT 갤러리’에서 열린다. 지난 2015년 11월 ‘신도림 예술공간 고리’에서의 전시회 이후 8년 만에 갖는 두 번째 ‘전투기 전시회’다.
오랜 시간 하나의 주제로 자신만의 표현 방식을 추구해온 한미주 작가는 전투기로 평화와 희망을 이야기한다.
미술을 전공(숙명여대)했지만 생업으로 광고대행사 CF-PD 등으로 근무하면서, 그동안 부딪치고 느껴왔던 감정을 전투기로 표출하였고, 때로는 전투적인 자세로, 방관자가 아닌 참여자로서 나아가다 보니 전투기는 어느새 작가의 언어가 되었다.
한미주_갤러그의 반란_캔버스에 혼합재료_92×61cm_2023
그는 작품을 통해 “늦은 나이에 그림을 시작했지만 씩씩하고 열정 있게 두 번째 개인전까지 오게 된 자신을 보며 힘을 내라”는 희망의 메시지를 전달한다. 또 무력하고 힘없는 사람들에겐 자신이 그들의 전투기가 되는 것으로 위안을 주려고 한다.
작가는 “내게 자유는 소중한 가치다. 동의하지 않는 것에 타협이나 압력, 굴종을 요구하는 것에 항거해왔다. 그럴 때마다 불의에 타협하지 않아 겪었던 불편함과 고통이 따랐고, 맞설 힘이 부족하다는 것에 무력감을 느꼈다”라고 말한다.
그래서 “권력을 앞세워 옳지 않은 것에 타협을 요구하고 탄압을 하는 자들에 대한 분노와 함께 피해자의 고통에 무감각한 가해자들에게는 폭력을 가하고 싶었다.”라고 설명한다. 그가 전투기를 그리는 이유이다.
한미주_별이 빛나는 밤에_나무에 나전칠기_54×76.5cm_2023
작가는 힘주어 다시 반복한다. “나 스스로가 힘 있는 전투기가 되어 부당한 세력들에 대항하고픈 욕망이 전투기를 소재로 한 작업을 하게 된 이유다”라고.
작가노트에서 그는 “정의는 사라진 지 오래고 지구상의 전쟁은 끝나질 않고 있으며, 약한 사람들은 사람들의 관심이나 기억 속에서 사라지고 외면받은 지 오래다. 더욱이 이제는 SNS 등장으로 사회는 극단적으로 분열되었고, 네트워크로 연결된 인간관계는 숨은 권력자와 패거리들에 의한 드러나지 않는 은밀한 폭력이 사람들을 벼랑 끝으로 내몰기도 한다.”라고 지적한다.
한미주_新歲寒圖 신세한도_나무에 나전칠기_28.5×48.5cm_2017
그는 두 번째 전시에도 첫 개인전의 전시명 <전투기로 말한다!>를 그대로 쓰기로 했다. 두 전시 모두 국내외 정치에 대한 시각과 견해도 담고 있다.
하지만 첫 전시가 직장생활하면서 겪었던 부당한 압력과 부조리함에 대한 저항을 작품에 담고자 했다면, 이번 전시에는 그동안 개인 간의 특히 사회관계망 속에서 겪은 상처의 경험을 담은 작품도 있다.
한미주_매향리의 봄_캔버스에 아크릴채색, 자수, 산화철_23.5×40.5cm_2017
또한, 첫 개인전 때 팔레스타인의 문제를 다루기도 했는데 8년이 지난 현재, 아이러니하게도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의 분쟁을 담은 작품이 지금의 현실과 맞닿아 있다는 것이 놀랍다.
이러한 이유로 작가는 당분간은 계속 전투기를 그려 나갈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작가가 진정 원하는 건 싸움이 아닌 평화다. 그는 “언젠가는 숲이나 구름 속을 나는 자유로운 비행기를 그리고도 싶다”라는 속내를 드러낸다.
한미주_가만히 있으라.(세월호)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53×72.5cm_2015
이번 전시작품은 작가 자신이 전투기가 되어 사회관계망 속에서 겪은 감정이나 생각을 표현하거나, 드론이나 전쟁병기 로봇까지 변화되는 작금의 전쟁 역사,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문제를 담았다.
이밖에도 오랜 기간 미군의 쿠니사격장이 있었던 매향리 이야기를 다룬 작품 등 결국 국가뿐 아니라 개인 간의 문제도 헤게모니에 의한 것이라는 작가의 생각을 담은 작품들이 전시된다.
한미주_팔레스타인의 불꽃놀이Ⅰ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32×40.5cm_2014
페인팅과 나전칠기, 그리고 아두이노 센서를 이용해 전쟁의 소리를 들려주는 등 작품의 메시지 전달을 위한 다양한 실험의 과정을 통해 만들어진 평면 작품 및 설치작품이 전시된다.
끝으로 한미주 작가는 “재료와 표현 방식은 중요하지 않다. 표현 매체 또한 한정을 지으려 하지 않는다. 나의 작업은 앞으로도 실험적으로 재료를 탐구하고, 작품의 내용에 따라 최적의 재료와 표현기법을 선택해 나아갈 것이다. 이번 작품 중 자개 작품이 들어가게 된 것도 그러한 까닭이다”라고 전한다.
한미주_Sing of the BombingⅠ 비처럼 음악처럼Ⅰ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33×24cm
전시회 부대 행사로 관람객이 전투기 도면을 이용해 채색하고, 자신의 메시지를 담아 완성하고 벽면에 전시하는 작가체험 행사인 ‘나도 작가!’, ‘평화를 위한 메시지’를 담은 ‘모두 하나 되어 세상을 향한 발언하기!’, 팔레스타인 난민과 영등포 무료급식소 「토마스의 집」을 돕기 위한 ‘기금 마련 행사’ 등이 펼쳐진다.
자료출처=네오룩 아카이브 한미주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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