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 일시: 2017년 9월 3일 (일)
o 날씨: 맑음
o 산행경로: 양구두미재 - 1142봉 - 태기산 - 웅장골 - 안흥동
o 산행거리: 6.9km
o 소요시간: 3시간
o 지역: 강원도 평창
o 일행: 햇빛산악회
o 산행정보: 태기산
▼ 산행지도
오늘 산행는 봉평 메밀꽃 축제 구경을 겸한 태기산 산행이다. 태기산은 강원도 횡성군 청일면, 둔내면과 평창군 봉평면의 경계를 이루는 흙산이며, 일명 덕고산이라고 불리는 태기산은 삼한시대 말기 진한의 마지막 왕인 태기왕이 신라군에게 쫓기어 이곳에 성을 쌓고 군사를 길러 신라와 싸웠다는 전설이 전해지고 있다. 이 때문에 태기산 산 자락인 성골 골짜기에는 허물어진 성벽을 비롯해 집터와 샘터등이 수림지대 아래 흩어져 있다. 산행은 경찰전적비가 있는 양구두미재에서 출발~~
▼ 양구두미재 (들머리, 해발 980m)
양구두미재의 해발고도가 980m이기 때문에 태기산 정상(1261m)까지는 완만한 도로를 따라 이어진다. 세팔을 크게 벌린 풍력발전기가 임도 좌우로 도열해 있는 모습이 이색적이고 경사도 완만하고 도로를 따라 걷다보니 산행이라기 보다는 트레킹같은 느낌이다...
▼ 1142봉(?)
1142봉을 지나면 정면 우측으로 보이기 시작하는 태기산 정상부에는 군사시설이 들어서있다. 정상부는 출입통제지역이며, 등산로는 정상부를 둘러싸고 있는 철조망을 따라 좌측 또는 우측으로 우회해야 한다.
▼ 태기산 정상부 모습
1142봉에서 도로를 따라 조금 내려가면 정면으로 철문이 보인다. 이 철문을 넘어 숲속으로 들어가며 숲길을 오르면 태기산 정상부를 둘러싸고 있는 철책선에 닿는다...
▼ 태기산 방향 등산로
등로는 철책선 좌우로 우회해야 하는데, 태기산 정상석이 좌측 언덕 아래에 있기 때문에 좌틀하는 것이 조금 더 짧은 거리다. 정상부에서는 강원도와 멀리 경기도의 고산준령이 멋진 산그리메를 선사해준다...
▼ 갈림길
▼ 내려다 본 지나온 경로
▼ 피닉스파크와 가리왕산(중간 뒤)
앞서가는 산객들을 따라간 우측의 등로는 철책선을 따라 구불구불 이어진다. 그 길 끝으로 멀리 설악에서 태백으로 이어지는 백두대간을 만난다... 아~ 설악이여~~
태기산 정상석은 정상부보다 훨씬 아래 평지에 설치되어 있다. 인증을 하기 위해서는 어쩔수 없이 시멘트포장길을 따라 왕복하는 수고가 불가피하다...
▼ 태기산 정상부 모습
▼ 태기산 정상석(풍력발전기 하단부)으로 가는 길
태기산 정상석은 최근에 새로 설치했다고 하며, 이름처럼 큼직한 자태를 뽐내고 있다. 이곳에서는 치악산 방향의 조망이 좋은데 아직 가시지 않고 있는 여름의 열기때문에 시정이 약간 흐릿한 것이 안타까울 뿐이다...
▼ 태기산 정상석
정상석 인증후 태기산 정상부의 공터로 돌아와 본격적으로 강원도의 지붕격인 이곳의 고산준봉을 탐색하기 시작한다. 남서쪽으로는 치악산의 비로봉에서 시작한 능선이 백덕산으로 이어지고 있고 서쪽에는 멀리 용문산이 흐릿하다. 그리고 북서쪽으로는 경기의 최고봉 화악산도 조망된다. 용문산과 화악산도 태기산과 마찬가지로 정상부에 군사시설(통신탑)이 들어서 있기 때문에 그것으로 어림짐작 정도는 할수 있다...
▼ 치악산
▼ 용문산(중간 구름 아래) 방향
▼ 화악산(중간?)
눈을 크게 뜨고 북동쪽으로 설악을 찾아본다. 우측 앞에는 계방산이 솟아있고 풍력발전기 먼 뒤로 설악산이 남다른 모습으로 다가온다. 느낌으로는 가리봉이나 귀떼기청봉이고 대청봉은 점봉산 뒤로 머리를 조금 내밀고 있는 저 님이 아닐까...
▼ 설악산(중간 좌측 맨뒤)과 계방산(우)
그리고 동쪽으로는 오대산에서 가리왕산으로 이어지는 첩첩산중이 펼쳐진다. 태기산이 크게 유명하지는 않지만 경기도와 강원도의 유명 명산들 중간에 위치하고 있어 이들을 감상하는데는 아주 좋은 곳이라고 생각된다. 특히 하늘 높은 가을이나 겨울에는 멋진 장관이 펼쳐지지 않을까...
▼ 오대산
▼ 황병산(?)
▼ 발왕산, 두타산과 백석산 방향
하산길은 옹장골을 거쳐 안흥동 방향이다. 양구두미재에서 태기산으로 올라간 것보다 안흥동으로 하산하는 길이 훨씬 길고 가파르기 때문에 하산길에서 오늘 산행의 체력을 소모하는 기분이다. 단풍나무 군락지도 지나며 무엇보다도 산죽이 온 산을 뒤덮고 있다...
▼ 쉼터
산죽길을 따라 룰루랄라~~ 곳곳에 멧돼지들이 파헤친 흔적들을 많이 보인다....
▼ 갈림길 (안흥동은 직진)
계절이 바뀐 것인지 아니면 강원도라서 그런지 숲속이 시원하다...
▼ 갈림길 (안흥동은 직진)
산죽길에서 밧줄도 잡아보고...
▼ 안흥동 날머리
[태기산 전설] 태기산의 정상에는 태기산성 성터가 지그도 남아 있고 이와 관련된 전설이 전해지고 있다. 옛날 부족국가 시대 맥(貊)국의 마지막 왕인 태기가 춘천지방에서 다른 부족에게 쫒기어 원주로 옮기고 세력확보를 위해 강릉지방의 예(濊)국과 최후의 전투를 벌였다. 그러나 전력에 밀려 태기산성이 함락되고 급히 피난을 떠났다. 태기왕은 워낙 당황하였는데다 적군의 추격에 급하게 피난하던 중 옥산대(지금의 안흥동)에서 옥새를 잃어 버리고 왕을 호위하던 군사들도 모두 전멸하여 더 이상 어찌할 수 없게되자 삼형제장군은 단산으로 왕을 모시고 백옥포(백의장군이 옥체를 업고 물에 빠졌다하여 백옥포라 부름)에 투신하여 최후를 마쳤다는 전설이 전해지고 있다. (안내판)
트레킹같은 산행을 마치고 날머리에 있는 계곡에서 땀을 씻어낸다. 계곡에 흐르는 물이 이제는 손이 시릴 지경이다... 이렇게 올해도 여름이 가는가 보다...
태기산 산행후 오늘의 메인이벤트인 봉평 메밀꽃 축제장을 찾았다. 축제 이틀째, 메밀꽃 만큼이나 많은 행락객들과 차량들... 그래도 와이프랑 같이 온 덕분에 '홀로구경' 신세는 면했다... 이곳에서 뜻밖에 고향 친구도 만나고...
[2017년도 평창 효석문화제 이모저모]
...."장 선 꼭 이런날 밤이었네. 객줏집 토방이란 무더워서 잠이 들어야지. 밤중이 돼서 혼자 일어나 개울가로 목욕하러 나갔지. 봉평은 지금이나 그제나 마찬가지지. 보이는 곳마다 메밀밭이어서 개울가가 어디없이 하얀 꽃이야. 돌밭에 벗어도 좋을 것을, 달이 너무도 밝은 까닥에 옷을 벗으로 물방앗간으로 들어가지 않았나. 이상한 일도 많지. 거기서 난데없는 성서방네 처녀와 마주쳤단 말이네. 봉평에서 제일가는 일색이었지..."
... 이지러는 졋으나 보름을 갓 지난달은 부드러운 빛을 흐뭇이 흘리고 있다. 대화까지는 팔십리의 밤길, 고개를 둘이나 넘고 개울을 하나 건너고 벌판과 산길을 걸어야 된다. 길은 지금 산허리에 걸려있다. 밤중을 지난 무렵인지 죽은 듯이 고요한 속에서 짐승같은 달의 숨소리가 잡힐 듯이 들리며, 콩포기와 옥수수 잎새가 한층 달에 푸르게 젖었다. 산허리는 온통 메밀밭이어서 피기 시작한 꽃이 소금을 뿌린듯이 흐믓한 달빛에 숨이 막힐 지경이다. 붉은 대궁이 향기같이 애잔하고 나귀들의 걸음도 시원하다. 길이 좁은 까닭에 세사람은 나귀를 타고 외줄로 늘어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