쓸쓸하다는 단어는 독특한 어감을 갖는다. 바람이 내 가슴을 쓸고 지나가는 듯한 느낌이 든다. 그것도 두번. 쓸쓸.
쓸이라고 발음할때 목구멍에서 바람이 혓바닥과 입천장의 작은 틈으로 새어 나가는 '쓰'하는 바람소리가 나다가 혀가 입천장에 닫아 바람을 닫으며 '쓸'이 된다.
'쓰' 소리는 바람이 새어나가는 소리로 어두운 느낌을 준다. 하지만 '쓸'하고 정리가 되고 나면 더이상 어둡지만은 않다. '쓸'하고 일단락 되기 전의 단어가 '스산하다' 라면 '쓸쓸하다'는 일단락 된 이후라고 할 수 있겠다.
그래서 '스산하다'는 부정적인 어감으로만 쓰이지만, '쓸쓸하다'는 오로지 부정적이지만은 않다. 일단락 되었기 때문이다. '쓸쓸하다'는 바람이 내 가슴을 쓸고 지나가기 때문에, 어떤 공간과 항상 연결되어 있다. 가장 흔하게 호응되는 단어는 '쓸쓸한 골목길' 인거 같다. 외롭다가 보다 상태를 나타내는 관념적인 단어라면 쓸쓸하다는 항상 장면과 연결된다.
'쓸'이라는 발음을 두번 반복하여 표현되는 우리말의 어떤 분명한 감정이 있다. 쓸쓸함.
쓸쓸하다. 스산하다. 슬프다. 비슷한 감정을 공유하지만 분명 다른 감정들이다. 바람이 새어나가는 느낌과 연결되어 있는 듯 하다.
그런데, '외롭고 쓸쓸하다' 라고는 쓰는데 '쓸쓸하고 외롭다' 라고는 쓰지 않는다. 그냥 발음이 쉬운 운율인가? 아니면 이것도 뭔 뜻이 있을까?
첫댓글 쓸쓸함에 대해서 얘기하는데 왜 “망각”이라는 이전 글과 연결되는지 모르겠다. 아마도… 내가 잊혀짐, 망각의 대상이 될때 가장 쓸끌함을 느끼기 때문인가보다.
망각이라기 보다는 도피라고 고쳐써야겠다. 도피성 망각 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