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공스님과 경허 스님의 보시에 대한 재미있는 일화가 있다.
어느 날 경허 스님과 만공 스님이 길을 가다가 아이들이 개구리를 잡아서 팔고 있는 것을 보았다. 이것을 본 만공스님이 개구리를 가엾게 여겨 그날 시주 받은 돈을 가지고 개구리를 모두 사서 냇가로 다시 돌려보냈다. 그야말로 만공스님은 훌륭한 일을 했던 것이다. 그런데 문제는 그것이 아니었다.
길을 가다가 만공스님이 경허 스님에게 개구리를 방생한 이야기를 하였다.
“스님, 제가 오늘 아이들이 팔고 있는 개구리를 사서 방생을 하였습니다. 좋은 일을 했지요.”
그런데 경허 스님은 오히려 칭찬을 하기는 커녕 핀잔을 던졌다.
“녀석아. 너는 좋은 일을 하였지만 내게 자랑하는 말을 한 순간 그것은 훌륭한 보시가 아니다.”
만공 스님은 경허 스님의 말씀을 듣고 그 순간 보시에 대한 중요한 것을 또다시 깨달았던 것이다.
『금강경』에 보면 이런 말이 있다. ‘산더미 같은 칠보로 보시를 하더라도 이는 사구 게의 경 하나를 전하는 것만 못하다.’ 또한 대승기신론에는 ‘칠보보시보다 대승기신론을 하루 베고 자는 것이 낫다’는 이야기도 있다.
이것도 보시에 대한 바른 견해를 피력한 것이다. 보시를 함에 있어 많고 적음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보시를 하는 마음이 더 중요하다는 것을 피력하고 있는 것이다. 연기법에 맞게끔 사는 것이 바로 무주상 보시로 공덕장을 펼치는 보살행원이다
출처 : 불교언론 법보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