石坮叢竹(석대 우거진 대밭)
靑靑不老㡬年春 시들지 않고 청청하길 몇 해던가
愛看停車路上人 길손 수레 멈추고 아끼며 구경한다.
盤坐句詩題有價 편한 자리 시구는 쓸 가치 있고
淸陰盃酒酌無巡 시원한 그늘 술잔 따라도 순배 없다.
奇奇氣像從天作 기기한 기상은 하늘이 만들어내고
怪怪形容助鬼神 괴괴한 형용은 귀신에게 힘 빌렸다.
使工畵出屛間得 장인그림 병풍사이 나오게 하려고
問對不閑主客脣 주객 입술 막지 않아도 문답한다.
석대(石坮) : 장흥읍 남외리에 있다. 석대 앞의 들판은 동학농민군의 최대·최후 격전지로 많은 사상자를 발생했다. 전봉준 중심의 농민군 주력과는 별개로 이루어진 전투로 전봉준을 비롯한 지도부가 모두 체포된 이후에도 항전했던 유적지로 동학농민전쟁을 파악하는데 중요한 유적지이며 반외세·반봉건을 지향하는 민족·민주운동을 지향한 역사적인 장소이다. 석대들전적지(사적 제498호)는 정읍황토현전적지(사적 제295호)와 공주 우금치전적지(사적 제387호), 그리고 장성황룡전적지(사적 제406호)와 더불어 동학농민전쟁 4대 전적지로서 역사적, 학술적 가치가 뛰어나고 이미 지정된 전적지와 비교 연구할 수 있는 가치를 지니고 있다
新興暮鍾(신흥사 저녁 종소리)
小寺一鍾乘暮生 작은 절 한 종소리 해거름 울리니
靑山寂寂白雲情 적적한 청산 어버이 생각 일어난다.
前鳴近洞時烟歛 앞 가까운 마을 울려 때론 안개 거두고
遠動富春夜火明 머나먼 부춘 요동해 밤마다 불 밝힌다.
望見應連移聖塔 바라보자 성탑에 전해 이어지고
隔隣亂雜修仁城 난잡한 이웃 수인 산성과는 떨어졌다.
雖日新興依舊態 신흥이라 말하지만 옛 모습 그대로니
七星渡漢半天橫 북두칠성 은하수 건너 반공 가로지른다 .
신흥사(新興寺) : 장흥읍 연산리 89-8에 있다. 송광사의 말사로 창건 연대는 알 수 없으나 300년 전에 창건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신흥사의 정방사명 동종(井方寺銘 銅鐘)은 영조 27년(1751년)에 제조된 것으로 높이 64cm, 구경 43.9cm, 두께 2.7cm의 동종이다. 2009년 12월 31일 전라남도 유형문화재 제304호로 지정됐다. 동종은 고려 종에 비해 구경이 넓고 상대와 유곽 사이에 범자문이 있으며 유곽 사이에 보살 입상이 있고 단아한 몸체와 정교한 문양, 그리고 아름다운 용뉴의 표현은 조선종으로서는 보기 드물게 좋은 작품이다.
汭江漁火(예양강에서 고기 잡는 횃불)
火光照入野人亭 불빛은 농부 정자 파고드니
寒樹在傍白退冥 찬 나무 곁에 있어도 어둠 물리친다.
驚起沙鷗蘆岸白 놀란 물새 날아 갈대언덕 하얗고
換來店酒柳橋靑 주점 불러오자 버들다리 푸르다.
烟消月落山心靜 달 지자 안개 없어 산 중턱 고요하고
露滴風微水面醒 미풍에 이슬방울 수면 파문 일으킨다.
上流看盡中流立 상류 다 보고 중류에 멈추니
天一之間幾点星 온 하늘 떠다니는 별똥별 가깝다.
예강(汭江) : 장흥읍을 관통하는 강이 옛날부터 ‘예양강’이라 불렀다. 그런데 1910년 일제 때 조선총독부에서 영암 궁성산 성터샘에서 사인정까지를 『예양강』유역으로, 영암 월출산에서 발원한 물줄기의 유역은 『탐진강』으로 구별하면서 한 개의 강을 두 구역으로 나눠 불러 왔다. 그러다 수계 상류의 댐을 놓고 다투다 제방은 「장흥댐」으로, 강은 「탐진강」으로 양 지역이 절충하면서 『예양강』이란 이름은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예양강의 또 다른 이름은 ‘수녕천’이다.
鑑湖霽月(감호사의 비갠 후의 달)
月滿雨晴七月秋 비 개자 달 빛 가득한 칠월 가을에
烟火世界聖恩休 밥 짓는 연기 세상 임금 은혜 기쁘다.
光傳山室儒生燭 불빛 깜박이는 산방은 유생 촛불이고
影入族窓客子愁 족창에 그림자 들자 나그네는 시름겹다.
應來前日靑蓮律 응당 전날 온다는 이태백 시율로
倘漏當年赤壁再 아마올해 틈내 적벽에서 두 번 놀았나.
萬區一片誰能主 온 세상 조각달 누가 능히 주인 될까
莫上鑑湖霽後遊 감호에서 비갠 뒤 유람은 말하지 마라.
감호(鑑湖) : 장흥읍 영전리 장리동 산기슭에 자리한 감호사(鑑湖祠, 鑑湖影堂)이다. 감호사는 전녹생(1318~1376)과 전유추(1594~1674)를 모신 사우이다. 1696년(숙종 22)에 창건되어 1869년에 개축됐다.
淵谷炊烟(연곡 밥 짓는 연기)
暮天烟氣宿平阿 저문 하늘 연기 평탄언덕에 자니
這裏人家識少多 이 가운데 인가 많고 적음 알겠다.
山後山前分俗態 앞산 뒷산은 세속 형태 갈리고
溪南溪北析雲河 남녁시내 북녁시내는 은하수 쪼갠다.
合時隱映含蒼竹 때맞춰 포용한 푸른대 은은히 비치니
散處依微濕碧蘿 흩어지며 아스라이 은자 처소 적신다.
嶝接茅亭江隔汭 고갯길 접한 모정 예양강 건너있고
一邊漁笛一樵歌 한편 어부젓대 어느 나뭇꾼 노래할까.
벽라(碧蘿) : 여라(女蘿 소나무겨우살이)라고도 하며 일종의 초록색 기생덩굴식물이다. 보통 은자(隱者)들의 처소를 가리키는 말로 사용된다.
연곡(淵谷) : 장흥읍 원도리 연곡마을이다. 장흥고등학교가 자리하고 있는 언덕이 모정이고 그 뒷 편에 마을이 연곡마을이고, 연곡서원이다.
(144-090-일차 연재에서 계속)
첫댓글 (144-089일차 연재)
(장흥위씨 천년세고선집, 圓山 위정철 저)
89일차에도 '모암재(계철)의 유고'가 밴드에 게재됩니다.
[본문내용- 선조님의 유작]
('모암재' 유고 계속)/ 무곡
모암재의 '석대 우거진 대밭(석대총죽)' 등의
주옥 같은 글들이 이어집니다.
민들래 홀씨 같이 좋은 글들이 삼천리 금수강산은 물론
전세계적으로 퍼졌 나갔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그렇게 되기 위해서는 종친분들이 많이 선조님의 좋은 글들을 음유시인같이
읊었으면 합니다./ 무곡
한시가 토속적인 면이 두드러집니다. 향토시인이라 불러도 손색이 없습니다./ 벽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