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여름.. 내게 처음으로 사진이란 세상을 알게 해 주었던 카메라. 소니 DSC-F717. 남들은 모두 이놈을 '명기'라 부르더군요..
아직 사진이 무엇인지 전혀 감도 잡지 못하던 그 때, 일년 동안 함께 하며 사진의 맛을 알게 해 주던 녀석입니다.
F717로 찍은 사진들은 참 많은데, 아쉽게도 모닝커피갤러리에는 그때 사진들이 하나도 없군요.
2004년 여름부터 2005년 가을까지.. F717로 찍었던 사진들 중에서 일부를 이곳에 올립니다.
사진을 보니 그 때 기억들이 새록새록 합니다.. ^^
피아노 건반.
대학시절부터 피아노 잘 치는 사람이 정말 부러워서 나도 한번 배워야겠다고 생각은 했는데,
정식으로 배워본 적은 한번도 없어서 완전 내맘대로 칩니다. ^^
교회 본당 방송실. 지금도 자주 올라가는 곳입니다.
2005년 봄. 경주에는 이렇게 눈이 많이 내렸습니다.
그런데 지금껏 경주에 살면서 보니, 경주는 항상 봄에 폭설이 자주 내리네요. 해마다 그런 것 같습니다.
경주는 벚꽃이 참 많습니다.
경주와 벚꽃... 무슨 관계가 있는지 잘 연결되지는 않지만요.^^
덕분에 봄에는 벚꽃, 유채꽃, 이팝꽃, 연꽃 ... 등등 찍사들에게는 아주 좋습니다.
민들레 씨앗. 이제 곧 바람 불면 어디론가 날아가 새로운 삶을 시작하겠죠...
소국. 작지만 정말 아름다운 꽃입니다.
저희 교회 사회봉사관에 걸려있는 십자가 입니다.
원래 조명빛이 저렇게 푸른빛이 돌지 않는데, 이 사진을 찍을 때 화이트밸런스를 잘못 맞췄는지,
전혀 의도하지 않게 저런 사진이 찍혔습니다. ㅎㅎㅎ
이런걸 소 뒷걸음질 친다고 하나요? ㅋㅋ
저희 사무실에 함께 사역하시는 백목사님 기타입니다. 이분.. 정말 음악에는 천부적인 소질이 있으신 분이시죠.
저도 기타 조금은 치는데, 이분 앞에서는 될 수 있으면 안칩니다. ^^
2005년 봄, 경주 황성공원 씨름경기장에서 전교인 친교회가 있었습니다.
흥이 절로 나시죠?
신대원 1학년 때, 정장복 교수님이 직접 목에 걸어주셨던 나무 십자가.
'聖言運搬一念(성언운반일념)'이라고 새겨져 있습니다.
접사도 한번 시도해 본다고 열심히 찍었었지요..
중국 심양에서 연길로 가는 비행기 안에서 찍은 사진입니다.
비행기에서 찍은 해질녘 사진은 이것 한장 뿐이네요.
여기는 중국 연길에 있는 다래생농원입니다. 이곳에서 구워먹는 삼겹살은 정말 맛있죠..
생일. 도대체 몇살인거지???
우리집 식탁 위에 있는 등입니다. 실제 눈으로 보는 것과 사진으로 찍는 게 이렇게 다르다는 걸 실감하던 사진입니다.
중국 집안시에 있는 조선족 학교. 방학 중에도 학교에서 기숙하며 지내는 유치원 아이들이 있더군요.
엄마가 많이 보고 싶은텐데 말입니다...
언제나 힘이 되는 시편 말씀.
2004년 가을. 하루 종일 사진 찍는다며 경주 시내 이곳 저곳을 돌아다니던 기억이 납니다.
구름도 찍고, 과일 열매도 찍고... 그러면서 하루를 보냈죠.
경주제일교회 사회봉사관. 1950년대에 돌로 지어진 건물입니다.
내부는 현대식으로 리모델링을 했지만, 외벽은 지금도 그때 그모습 그대로입니다.
이 사진은 경주 오릉에서 찍었죠.
커다란 나무에서 돋아오른 작은 이파리가 너무 이뻐서 올려다보며 찍었던 기억이 납니다.
비가 그친 후 교회마당에 나갔다가 정말 우연하게 찍었습니다.
나중에 일부러 이렇게 물방울을 찍고 싶어서 시도해 봤지만 제대로 찍어본 적이 없네요.
하여튼 좋은 장면을 놓치지 않으려면 항상 카메라는 손에 들고 다녀야 할 것 같습니다.
첨성대 야경. 그때는 몰랐는데, 이젠 다시 생각하게 됩니다.
야경을 찍을 때는 너무 늦은 시간에 찍는게 좋지 않다는걸요. 하늘이 모두 시커멓게 나와버리거든요.
해지고 불이 켜졌을 때.. 하늘이 짖푸른색으로 어두워질 때.. 구름도 적당하게 있으면 금상첨화일 것 같습니다.
나리꽃에 앉은 잠자리 한마리. 이 사진을 언제 찍은건지 명확하게 생각이 나질 않는데...
아마 2005년 여름 산내 우라교회에서 청년부 수련회를 했는데, 그때 교회마당에서 찍은 것 같습니다.
여긴 감포죠. 경주에서 40분 정도 달려가면 나오는 동해바다.
바로 가까이 바다가 있다는 건 정말 좋습니다. 언제든 마음만 먹으면 바다를 보러 갈 수 있으니까요...
하지만 마음먹기가 쉽진 않네요. ㅋㅋㅋ
교회 앞마당에 있는 벤취입니다. 비 내린 후 반영이 생긴게 보기 좋아 찍었던 사진입니다.
벼는 익을수록 고개를 숙이죠. 이렇게 늘 겸손한 모습으로 살 수 있다면 참 좋을텐데 말이죠...
사진에는 추억이 담겨 있다는 말.. 정말 사실이군요.
잘 나온 사진이든, 못 나온 사진이든... 사진을 찍을 때의 상황과 느낌들이 그 속에 생생히 묻어 있는 것 같습니다.
1년간 함께 했던 F717.
좋은 추억들을 남겨주어서 너무나 고마울 따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