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막 전지훈련을
끝내고 돌아 온
중등부 육상 코치같았다.
작달막한 키, 햇볕에 심하게
그을린 얼굴, 그리고
되는데로 걸쳐 쓴 야구모자는
검은 테 안경과 함께 그의 나이를 짐작키
어렵게 하였다.
행복쉼터에 갓 들어 온
내가 불편하지
않게 하라는 설립자의 지시로
각종 용품들을 건네고 게임으로 돌아 간
그의 티샷은 파워풀했다.
딱!
파크골프
왕초보인 내게 그의 테크닉은
신기에 가까웠다.
가볍게 톡 건드려도 장타였고,
쉽사리 홀컵으로 빨려 들어갔다.
그러나 그는 게임 운영에는~ 영
확진 19 년 차 회원도 있대서.
오랜 병고로 야위고 탈색되어
종이 인형 모습일거라는~
내 짐작은
전용구장을 들쑤시고 다니며 소리치고 이것저것간섭하는
그앞에서 여지 없이 깨지고
말았다.
비루한 사내의 가래침같은
말이 떠 올랐다.
파킨슨은 10 년을 못 버텨!
겨울마다 재활병원으로 동면을
간다는 그는 뇌졸증 회복중이었다.
누구누구~ 모모,XX 그의 재활병원 동료들은 하나같이 10년 즈음해서~ 죽었단다.
말을 마친 그는 가로수 아래 작은
검불을 향해 카악 가래를 뱉었다.
10 년을 못 넘기고~ 10 년을 못 넘기고..
미처 확진의 충격에서 못 벗어난 내게
길에서 만난 사내의 말은 그가 내뱉은 가래침처럼
ㅡ 한동안 내 머리 속에서 끈적였다.
그리고 어찌어찌 찾아 든 행복쉼터.
그곳의 J는 기 죽어 있던 내게 경이롭게 다가왔다..
19 년차도 저렇게 생기발랄 할 수 있구나. J는 그야말로 천방지축이었다.
채를 한 번 휘두를 때마다 예상 적중 환호나 실패의 탄식은 게임 상대가 누구건 상관없이 괴성이 되어 구장 하늘로 울려 퍼졌고,
순서나 대기의 느긋함은 1도
없는 조급함!
진행형 중인 홀을 버리고 단독으로 다음 홀로 가서 저 혼자 채를 휘둘렀다.
개념도 순서도 없었다. 게다가
게임의 승패보다는
늘 홀인원만을 노려 빽~오비하기 일쑤인
그의 장타는 파트너의 눈흘김감,
그야말로 개 매너, 홀로아리랑이었다.
거기다 그는 구장에서건, 쉼터 건물에서건
모든 일, 어떤 경우든
간섭하고 지적질이었다.
헌데 그런 그의 만행이 밉지가 않았고 나 뿐 아니라 모두들 심지어는 설립자께서도
한 마디 하시려 J씨! 불렀다가
이내 포기하곤 풀썩 웃고 마신다.
미워할 수 없는 순수가 투박함 속에
묘하게 어우러져 왜 그러숑?하는 표정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뛰어난 기량과 장타력을 갖춘 그이지만,
승부 만을 쫒는 게임 대신
늘 장난스러웠고, 가볍게 임했고 그래서
파트너를 제외한(ZZ 아, 오비 좀 내지마라)
상대들에게는 경기 이외의 즐거움을 안겨 주었다.
그리고 구장은 늘 생기를 갖을 수 있었고~
그때쯤엔 파트너도 어이 없는 웃음을 터뜨리고
늘 밝교 활기 찬 그 모습에만 익숙한 내가 또 다른 그를 본 것은
올해 4 월, 쉼터 식구들 모두 함께한 1박 2일 여행에서였다.
각종 프로그램이 끝난 뒤 4명씩
배졍된 방. 그 밤!
이제는 21 년 차가 된 그의 고통과 인내 그리고 동숙인들에 대한 배려를 보았다.
모두 잠든 시각. 소등 하의 방 안.
가볍게 쌕쌕이는 K ,
막무가내 오토바이 달리는
또 다른 K.
자다깨다 반복하는 나,
그 사이에서 쪼그려 앉아
이불로 지지대를 만들어 고통과
싸우고 있던 J.
우리의 단잠을 방해하지 않으려
베개머리에 이마를 짛찍어가며
고통을 참던 그.!
21 년차 베테랑?의 고통과 인내를 입틀막의 배려를 나는
보았다.그의 고통은 오랫동안 계속되었고~
그리고
조금씩 날이 밝아 오는 시각.
동숙인들이 잠에서 깨어나자 아싸,가오리
제 주제가 같은 음악을 틀어 제끼는 J .
방금 전까지의 그 고통으로 일그러진 표정을
감추는 그의 연기를 나는 보았다.
그리고 이내 우울하고 맥 없는
우리를 위해 기꺼이 재롱의 가면을 쓰는 ~
깊이 숨겨 둔 그의 아픔과 익살의 그림자에 나는 어느새 경의를 표하고 있었다.
아픈 상처를 서투르게나마 드레싱하고 서로를 향해 빙그레
웃어 보이는~
확진 21 년차, 19 년차 15 년차,
나 같은 얼치기 3 년차를 포함
하나같이 배려심 많고, 동료애 깊은 이들로
가득한 ~
(게임에선 단돈 백원이라도 더 따 먹으려 기를 쓰지만)
감사합니다,
J 씨 고마워!
첫댓글 그래요
나의 아픈 모습을 감추고
그렿게 밝은 표,정을 지을 수 있을때
까지 얼마나 긴 여정이 필요했을까요?
누구도 드러내고 싶지 않았기에 고통을 참고 견디면서도 내색을 하지
않을 정도로 다른 사림을 배려한다는 것은 상상도 못 할일이거늘 대단한 동료입니다
어쩜 성격이나 행동등을 잘 표현하셨을까요!
나만 미워해 하는 J씨 볼멘 목소리가 들리는듯 합니다
감사합니다
밤실님의 글은 늘 기대를하며 읽게됩니다
저도 10년차가 되다보니
공감가는글에 울컥해서
아침부터 눈물을 쏟고...
그리고 다시 힘을 내봅니다
J님 화이팅!
밤실님 글 잘읽고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