훗날 아카데미 여우 조연과 주연상을 받고 ‘메디슨 카운티 다리’에서 매력을 발산한 메릴 스트립.
'화종구출 (禍從口出)'
총선과 함께 바야흐로 정치의 계절이 돌아왔다.
그러다 보니 정치인들의 말이 많아지면서 언론 매체에도 그들이 한 말이 많이 이슈화되고 있다.
그런데 최근 말 실수로 인해 같은 당 내에서도 비난을 받거나 징계를 받는 경우도 나타난다.
"모든 재앙은 입으로부터 나온다." 는 뜻의 '화종구출 (禍從口出)'이라는 사자성어를 다시 되새겨 보아야 할 시점이다.
세상의 제일 무서운 폭력은 바로 언어(言語)라고 한다.
백 번 좋은 일과 말을 하고도 한마디 말 실수로 그간 따 놓은 좋은 인상과 점수를 홀랑 날리기 십상이다.
둑이 터진 제방에 물을 담을 수 없듯이, 이미 바닥에 쏟아진 물은 다시 담을 수 없듯이 돌이킬 수 없는 게 말 실수다.
사과를 하고 또 사과를 해도 상대의 마음에 가라앉은 앙금까지 거두기는 힘들다.
오죽하면 “말한 입은 삼일 가고, 듣는 귀는 천 년 간다”라는 속담이 있다.
그래서 말의 고수는 말을 잘하는 사람이 아니라, 말을 절제하며 조리 있게 말하되 남의 말을 경청하는 사람이라고 한다.
이른바 말의 고수는 말을 않는 것이 아니고 하여야 할 말만 말을 하는 사람이라는 것이 일반적인 통념이다.
나는 말이 많은 편일까, 아니면 너무 적은 편일까 하는 문제에 봉착하게 된다.
결국 말이 과하면 모자람만 못하다는 경구가 적용되는 곳이 말이다.
수많은 처세가, 인생을 달관한 사람들이 공통으로 지적하는 것이 말을 앞세우지 말고, 품위 있는 말을 하고, 말수를 줄이고, 절제하라는 것이다.
이와 관련 ‘말을 잘하는 것’ 보다 ‘잘 말하는 것’이 중요하고, ‘상대가 원하는 것’을 말하기보다 ‘상대가 싫어하는 말’을 안 하는 것이 상수라고 한다.
최근 SNS 상에서 말 실수 관련 회자되는 스토리가 있다.
영화 제작자의 순간적인 불만 섞인 멘트가 영원히 유명 배우를 놓친 사건이다.
1976년 리메이크 영화 ‘킹콩’ 오디션 현장에 한 젊은 여배우가 오디션을 보러 왔는데, 경력은 연극 무대 뿐, 영화 출연은 전무한 여성이었다.
얼핏 한눈에 봐도 각진 광대뼈에 매부리코, 얼굴 조합이 미인과는 거리가 멀어 보였다.
성격이 불 같은 영화 제작자가 이탈리아어로 불평을 했다.
“저런 미모(얼굴)를 가지고 여긴 왜 온 거야. 누가 저런 여잘 불렀어?”
명문대학 출신인 이 미국 여배우는 공교롭게도 이탈리아어에 능통했다.
“기대만큼 예쁘지 않아 죄송한데요. 그래서 어떻습니까? 보다시피 이게 전부인데.”라며 그녀는 이탈리아어로 또박또박 반문 한 후 문을 쾅 닫고 나가버렸다.
훗날 아카데미 여우 조연과 주연상을 받고 ‘메디슨 카운티 다리’에서 매력을 발산한 메릴 스트립 스토리이다.
그녀는 오스카상 후보 최다 선정 기록까지 지녔다.
제작자가 사과는 했겠지만 두고두고 그녀를 주연으로 캐스팅 할 기회는 놓쳤기에 두고두고 후회되지 않았을까 싶다.
이러한 사례를 보면서 그렇기 때문에 함부로 말을 하거나 상대방이 듣기 싫어하는 말을 하지 말아야 한다.
소설가 이관순의 손 편지 중에 이런 구절이 나온다.
“개에게 물리면 통원 치료로 끝나지만, 사람 말에 물린 사람은 지금도 입원 중”이라는 말이 있다.
"말 한마디로 천 냥 빛을 갚는 다"는 속담도 있다.
그 반대로 입을 잘 못 놀리면 몸을 치는 도끼가 되고 몸을 찌르는 날카로운 칼날이 될 수도 있다.
언어 구사 능력은 그 사람의 품격 (品格)을 좌우한다.
품격은 사람 된 바탕과 타고난 성품을 뜻한다.
품(品)은 입구(口)가 세개 모여 있는 문자이다.
세상 만사 말을 어떻게 구사하는지에 달려 있다.
ㅡ모셔온 글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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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과를 하고 또 사과를 해도 상대의 마음에 가라앉은 앙금까지 거두기는 힘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