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짐보(1961)와 황야의 무법자(1964)
원작 리메이크
세계적인 거장 '구로자와 아키라' 감독의
7인의 사무라이에 이어
그의 또 다른 대표작 요짐보라는
작품을 접하게 되었다.
'구로자와 아키라' 감독의
대표작에 다수 출연한
'미후네 토시로우'가
지금으로 말하자면
보디가드에 가까운 요짐보(호위무사)로
등장하여 벌이는 흥
미로운 이야기였다.
여기에 '세르지오 레오네' 감독이 연출하고
'클린트 이스트우드'가 주연한 영화
황야의 무법자에 대한
이야기도 함께 곁들여볼까 한다.
원작과 리메이크지만
조금은 다른 식의 리메이크로 작품으로
인정받게 된 이유까지도.
요짐보(Yojimbo, 1961)
시대극, 액션, 스릴러, 110분, 15세 관람가
감독 : 구로자와 아키라
출연 : 미후네 토시로우, 나카다이 타츠야
거장 '구로자와 아키라' 감독의 대표작 <요짐보>도 최근에 찾아볼 수 있었다. 그의 대표작들에 거의 빠짐없이 등장하는 '미후네 토시로우'가 주연한 작품으로 두 패로 나뉘어 서로의 세력과 재력을 빼앗기 위해 매일매일이 팽팽한 긴장감으로 가득한 마을을 찾게 된 떠돌이 무사 산쥬로(미후네 토시로우). 그들 두 악인 세력에 기가 죽기보다는 자신의 뛰어난 무술 실력을 보여준 뒤 양쪽 세력을 오가며 돈을 벌기 위한 목적으로 번갈아 가면서 그들의 입맛에 맞는 행동으로 유리한 위치에 올라 행세한다. 한편 요짐보(보디가드 또는 호위무사 정도로) 행세를 하며 이들 두 세력을 와해시키기 위한 계략을 세웠던 계획과는 별도로 위험한 상황에 빠진 한 가족을 구하기 위한 작전을 펴다가 그 사실이 발각되어 잡히게 된 '산쥬로', 모진 고문으로 고생하던 상황을 벗어나게 도와준 술집 주인과 장의사의 도움으로 위기를 모면하고 마지막 결전을 앞둔 싸움을 맞이하게 된다.
뒤에 소개할 <황야의 무법자>처럼 악의 두 세력 사이를 오가며 돈을 벌자는 심정으로 함께한 한 인물이 마음의 변화로 인해 정의로운 편에 멋지게 그려지는 주인공의 모습은 아니었다. 조금은 계략과 눈치 싸움을 통해 자신의 목적을 이루려는 조금은 잔꾀에 능한 인물이라는 점이 나름 매력을 갖게 해주는 요소가 아닐까 싶다. 두 세력의 충돌을 만들기 위한 장치를 통해 대결을 펼치는 넓은 공터에서 펼치는 장면은 웃기면서도 다양한 카메라 구도와 워킹을 통해 감각적인 장면을 보여주기도 했다. 당시로서는 꽤나 색다른 시도처럼 보이는 장면들이 두 세력의 대치 상황을 긴장감 넘치면서도 코믹하게 잘 그려낸 듯 보이기도 했다. <황야의 무법자>가 좀 더 쓸쓸한 장면처럼 그려진 것과 달리.
얼마 전 거의 비슷한 시기에 감상했던 <7인의 사무라이>에 비해서는 확실히 보는 재미만큼이나 주인공 캐릭터의 모습이 정형화되어 있지 않은 모습이 더 흥미롭게 볼 수 있는 부분이었다. 단순히 악과 정의 세력에 맞서 싸우는 대결이 아닌 두 악의 세력 사이에서 그 균형과 긴장감을 요리하며 자신에게 유리한 자리를 잡기 위해 벌이는 주인공의 이야기가 색다른 구도를 통한 재미를 선사해 준 작품처럼 느껴지게 만들었다.
요짐보감독구로사와 아키라출연미후네 도시로, 토우노 에이지로, 후지와라 카마타리개봉2004. 04. 16.
황야의 무법자
(A Fistful of Dollars, 1964)
액션, 서부극, 드라마 / 100분 / 15세 관람가
감독 : 세르지오 레오네
출연 : 클린트 이스트우드(조), 마리안네 코흐(마리솔), 지안 마라아 볼론테(라몬 로조), 볼프강 루크쉬(존 박스터)
외로운 서부의 총잡이처럼 스산하게 등장한 조(클린트 이스트우드), 그가 방문한 마을은 로호家와 벡스터家가 양분하는 마을로 언제 어디서 터질지 모르는 지역이다. 부자가 되지 않으면 죽는 방법밖에 없다는 말하는 마을 사람들, 그러던 어느 날 '조'는 '라몬'이 무기를 팔겠다는 기마대를 죽이고 금을 가로채는 현장을 목격하게 된다. 이제 '조'는 군인 시체 2구를 살아있는 것으로 위장해서 로호가가 벡스터가의 두 세력이 싸우게 만든다. 한편 여기에 이들 두 세력의 싸움과는 별로도 '마리솔'이라는 여인과 그의 남편인 '훌리오'와 아들 사이의 문제에 엮이게 된 조는 오히려 잡히는 신세가 되어 모진 고문까지 받게 되는 상황에 이르게 된다. 이런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간신히 도망을 친 조는 마지막 일격을 앞두고 그들 앞에 나타나게 되는데...
간략하게 줄거리를 소개하면 앞서 소개한 <요짐보>와 거의 같은 줄거리와 사건 등을 겪게 되는 캐릭터로 구성된 작품이다. 꺼져가는 서부극의 부활을 알린 '세르지오 레오네' 감독의 대표작으로 '스파게티 웨스턴' 영화의 시초가 된 작품이기도 하다. 당시 유명 배우들이 거절하던 주인고 조를 연기한 '클린트 이스트우드'는 당시 영화계에서는 무명에 가까웠던 존재였는데 이를 통해 스타로 발돋움하여 <석양의 건맨>, <석양의 무법자> 등의 시리즈 영화로 사랑을 받기도 했다. 다만 이 작품이 <요짐보>라는 영화로부터 정식 판권을 받아 제작된 작품이 아닌 사실이 알려지면서 추후에 새로운 계약을 통해 부가수입을 구로자와 아키라 감독에게 전해졌다고도 한다.
감독과 주인공의 등장만큼이나 강렬한 인상을 주는 휘파람으로 부르는 주제곡은 다름 아니 '엔리오 모리꼬네'의 음악이 확실한 임팩트를 전해주며 시작한다. 한번 들으면 잊히지 않는 그 주제곡은 영화는 보지 못했어도 누구나 한 번쯤 들어봤음직한 바로 그 음악이 이 영화에 등장했던 음악이다.
이 작품이 '스파게티 웨스턴'의 시초로 불리는 또 하나의 이유는 바로 주인공의 캐릭터가 정의를 내세우는 그런 모습의 전형으로 그려진 서부극 속 주인공이 아니라는 사실이다. 영화 속의 조는 어찌 보면 양 세력의 중심에서 그저 돈을 벌기 위한 꾀를 부리는 인물로서 비칠 수도 있는 그런 인물이다. 올바르고 정의롭다기보다는 어쩌다 보니 정의의 편에 서게 된 인물로 대립하는 두 악당 세력을 한꺼번에 무너지게 만들려는 인물로서 봐도 무방할듯싶다. 한편 기존의 서부 영화에서 보여주었던 액션에 비해 다소 거칠고 잔혹한 장면들이 이탈리아의 영화의 느낌을 서부 영화에 접목시켰다는 점에서 그 의미를 찾아볼 수 있는 그런 작품이기도 하다.
스파게티 웨스턴의 시초를 알린 세르지오 레오네 감독의 이름을 알린 작품으로 이후 여러 작품들을 통해 흥행에서도 꽤나 성공한 후속작들을 많이 만들어내기도 했다. 여기에 클린트 이스트우드라는 명배우, 후에는 명감독으로서의 입지를 다지게 되는 작품이기도 했다. <요짐보>라는 영화가 조금은 코믹한 장면들이 눈에 띄었다면 <황야의 무법자>는 좀 더 진지하면서도 수위가 센 장면들로 그려진 서부극의 맛을 느낄 수 있는 그런 차이점을 비교해보셔도 좋을듯하다.
황야의 무법자감독세르지오 레오네출연클린트 이스트우드개봉1966. 04. 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