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랭킹 2위 박정환 9단(오른쪽)이 25위 강승민 6단을 꺾고 제25기 GS칼텍스배 8강에 올랐다. 상대전적은 7전 전승.
제25기 GS칼텍스배 프로기전 16강전
박정환, 강승민 꺾고 6년만에 8강으로
"형과 대국하는 것 자체가 영광으로 생각하지만 10수라도 더 버티고 싶다. 그 전에 150수를 버텼다면 160수까지 버티고 싶다."
박정환 9단과의 16강전이 결정된 직후 강승민 6단이 한 인터뷰다. 대국 전까지 강승민은 박정환을 상대로 6연패. 2015년 바둑리그에서는 계가까지 가며 300수를 넘게 두기도 했지만 2017년 이후의 세 경기에서는 143수, 126수, 164수 만에 물러났다. 비교적 단명국이었다.
▲ 전기 대회에서는 이변의 희생양이 되면서 예선 탈락의 아픔을 겪었던 박정환 9단. 9년 만의 정상 탈환을 노리고 있다.
박정환 9단은 임전 인터뷰에서 "연구실에서 같이 공부하기 때문에 친하고 서로 잘 알지만 두렵기도 하다"면서 "올해는 더 열심히 준비하고 강하게 두어서 상대들의 무릎을 꿇게 하겠다"고 받아쳤다. 최근 바둑도 치열해지고 인터뷰도 세진(?) 느낌이다.
7번째 승부는 143수가 두어졌다. 직전 세 대국의 평균수수와 비슷했다. 박정환 9단의 불계승. 강승민 6단은 74수째에서 상대보다 28분 먼저 초읽기에 몰리는 등 전력을 기울이고 난전을 유도했으나 형세를 리드한 장면은 오지 않았다.
▲ 2시간 42분, 143수를 두었다.
-박정환, 6년 만에 GS칼텍스배 8강
-"결혼 준비 다 됐고 아무때나 좋아"
AI 승률 그래프를 주도한 박정환 9단이 대국을 시작한 지 2시간 42분께 항복을 받아냈다. 바둑판에 비어 있는 공간은 많았지만 싹싹하게 던지는 스타일이기도 한 강승민 6단이 미련을 갖지 않았다.
▲ 랭킹 25위 강승민 6단의 GS칼텍스배 본선은 3연속, 통산 네 번째. 대회 최고 성적인 16강을 이번 시즌에도 넘지 못했다.
"초반에는 어려웠던 것 같고 중반 들어 좌변에서 돌을 버리면서 잘됐다고 생각했다"는 박정환 9단의 국후 감상. 강승민 6단은 "우변을 관통당한 것이 아파서 이미 나쁜 것 같다. 뭐가 잘못된지는 모르겠다"고 말했다.
2012년 첫 만남을 가진 후의 상대전적은 7연승으로 벌렸다. 16기 대회를 우승한 바 있는 박정환 9단이지만 8강은 6년 만이다. 의외다. "매번 1회전에서 탈락했는데 오늘도 실수가 많았다. 바둑이 어지러웠기 때문에 어쩔 수 없었다. 다음에 많은 준비가 필요할 것 같다"는 박정환 9단이다.
▲ "받기만 하기에는 주도권을 빼앗기고 이길 자신이 없다고 생각해서 반발도 하고 공격적으로도 두었다"는 박정환, "시합이 있다는 자체가 준비를 할 수 있어 좋은 것 같고, 떨어졌지만 다른 대회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겠다"는 강승민.
8강 상대는 신민준-류수항의 승자. 랭킹 2위 박정환 9단은 3위 신민준 9단에게는 3승2패로, 44위 류수항 6단에게는 5승으로 앞서 있다.
286명의 프로기사가 참가한 예선에 이어 24강 본선토너먼트, 결승5번기로 우승자를 가리는 제25기 GS칼텍스배의 상금은 우승상금은 7000만원. 제한시간은 1시간, 초읽기는 1분 1회.
▲ 박정환 9단의 올해 전적은 12승7패. 7연승으로 출발했고 4연패를 당하기도 했다.
▲ 박정환의 벽은 변함없이 높아서 7패째를 당했다.
▲ -언제쯤 좋은 소식을 들어볼 수 있을까요?
"준비는 다 된 것 같고 아무때나 하면 될 것 같아요(웃음)."
▲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할 수 있는 기사가 됐으면 좋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