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영배는 고대 중국에서 과욕을 경계하기 위해서 하늘에 정성을 드리며 비밀리에 만들었던 '의기(儀器)'에서 유래되었다고 전한다.
제나라 환공은 의기를 옆에 두고 과욕을 경계했는데, 후일 공자가 제환공의 사당을 찾았을 때 그것을 본받아 스스로를 가다듬으며 과욕을 다스렸다고 한다.
계영배는 왜 가득따르면 술이 사라지는 걸까?
그 비밀은 압력에 있다. 계영배 안쪽에는 작은 관이 들어있고, 술잔에는 그 관과 연결된 작은 구멍이 있다.
압력때문에 술을 관의 높이 보다 적게 따를 경우, 잔의 수압이 같아져 술이 새지않지만, 술을 넘치도록 따르면 잔의 수압이 안쪽관의 기압보다 커져 술이 관안으로 빨려들어가 빠져나가버리는 것이다.
이런 원리는 과학적으로 '사이판의 원리'라고 한다.
옮기기 위험하거나 힘든 액체를 기압차이를 이용해 옮기는 연통형 관 이름이 바로 사이판이다.
그러나 과학적 원리보다 더 중요한 것은 이 잔에 담긴 의미이다.
과유불급, 무엇이든 지나치면 미치지 못하는 것과 같다는 원리. 임상옥은 늘 계영배를 옆에 두고 자신이 과욕을 부리지 않도록 경계했다...125 - 128쪽
한국의 유산, KBS한국의 유산 제작팀, 2011년, 상상너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