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라정보＊ [하라]N Y L O N 2월호 - No Sweet 19 blues (인터뷰)

[지기:꿀아]

스무 번 째 생일을 하루 앞둔 구하라를 만났다. 아무로 나미에에 비견되며 팬들에겐 여신으로 불리지만, 안티 리플 하나에도 속상해하는 그녀의 열아홉이 달콤하지만은 않아 보인다. 여신이 특유의 동글동글한 글씨로 서른 개의 질문에 또박또박 답을 채우기 시작했다.
PHOTOGRAPHED MOKE NA JUNG  EDITER JUNG SOO HYUN



“우리는 그녀에게 반했다”는 말로 시작되는 기사가 얼마나 김빠지고 재미없게 느껴지는지 안다. 하지만 이날 모든 스태프가 구하라에게 반했음을 미리 말해두려 한다. 그러니 자칫 기사가 지나친 편애 모드로 흘러도 ‘그들은 구하라를 정말 좋아하나 보다’ 정도로 생각해달라는 거다. 이렇게 시작하기도 전부터 멍석을 까는 건 구하라의 영향도 없지 않다. 중학교 시절부터 아무로 나미에의 팬이었던 에디터는 자연스럽게 인터뷰를 그녀와 닮았다는 이야기로 시작했다. 지난겨울 우연히 보게 된 <프리티 걸> 뮤직비디오에는 아무로 나미에와 하마자키 아유미를 묘하게 합쳐놓은 듯한 소녀가 등장했는데, 남자도 아닌 에디터가 그 소녀에게서 눈을 뗄 수가 없었다. 그때부터 카라의 팬이 된 에디터는 오늘 같은 날을 기다려왔다. 하지만 내 입에서 아무로 이야기가 나오는 순간 그녀의 얼굴에서 미소가 사라졌다. “아… 그런 말 하시면 안 되는데…. 아무로 닮았다는 기사가 나올 때마다 안티들이 얼마나 심한 글을 올리는지 모르시죠.” 스무 살 생일 하루를 앞두고 마냥 행복해야 할 그녀의 얼굴은 더 어두워졌다. 행여 지금 내가 쓰고 있는 이 기사 때문에도 악플이 올라오고, 또 그것 때문에 그들이 괴로워할 수도 있다고 생각하면 피가 통하지 않는 듯 아득해진다. 순간 너무 당황한 에디터는 “악플 같은 거 완전히 무시해버리면 어때요?”라고 별 위로가 되지도 못할 말만 되풀이한 것 같다. 주저리주저리 설명이 길어졌는데 결론은 이 인터뷰가 우리의 애정에서 비롯된 ‘구하라 편애모드 인터뷰’이니 미리 알고 봐달라는 거다.



촬영을 하던 1월 12일은 폭설 후 최고로 기온이 떨어진 날이었다. 약속 시간에 맞춰 스튜디오에 도착한 그녀는 조금 추워 보였고, 또 약간은 피곤해 보였다. 순간 지금까지 그녀가 시도해본 적이 없는, 눈으로 레이저 빔을 쏘아야 할 촬영 시안과 내일은 새벽 5시부터 <청춘불패> 녹화가 있으니 너무 늦어지지 않으면 좋겠다며 매니저가 미리 알려준 말이 떠올라 머릿속이 복잡해졌다. 이런 기운을 감지한 걸까. 그녀는 메이크업 룸으로 들어서며 기특하게도 “저 이런 화보 정말 찍어보고 싶었어요. 오늘 진짜 재미있게 촬영할 수 있을 것 같아요” 라며 에디터를 안심시키려는 듯 활짝 웃어 보였다. 헤어와 메이크업이 끝나고 조명 아래로 나오자 예쁜 이목구비가 더욱 인형처럼 보였고 여기저기에서 남자 스태프의 탄성이 들렸다. “언니, 오늘은 나쁜 아이인 거죠? 더 못된 표정을 지어야 할까요?” <뉴문>의 크리스틴 스튜어트 같은 표정을 지어달라고 주문할까 하다가 그만두기로 했다. 고민하지 않고 그녀의 생각대로 가는 게 더 좋은 사진이 나올 것 같았다. 촬영이 진행될수록 그녀는 점점 더 사악하지만 극도로 아름다운 여신으로 변해갔다(이 페이지에 있는 조그만 사진은 첫 번째 컷으로 아직 완전히 나쁜 아이로 변신하기 전이다). 촬영 막바지가 되자 다른 연예인의 촬영으로 스튜디오는 분주해졌다. 배가 고픈 그녀를 위해 날치알 롤과 연어 샐러드를 챙겨 조용한 구석 테이블에 자리를 잡았다. 가장 고민이라는 주근깨가 다 드러나는 맨얼굴에 ‘똥머리’를 한 여신이 매니저의 펜을 빌려 질문지를 채우기 시작했다. 동그라미에 꼭 맞춘 듯한 각이 없는 귀여운 글씨를 직접 보여주지 못하는 게 아쉬울 따름이다.





Q1. 최근 들어 가장 기분 좋은 칭찬은 너무 재밌다는 말.
예쁘다는 말보다 더 괜찮은 말 같아요. 그런데 은근히 더 재미있고 싶은 욕심이 나요.하하


Q2. 다시 태어난다면 나무로 태어나고 싶다.
누군가의 이름이 나오길 기대하신 거죠? 하지만 어릴 때부터 항상 나무가 되고 싶었어요. 크고, 단단하고, 흔들리지 않고.


Q3. 걸 그룹 중에서 임윤아가 가장 예쁜 것 같다.
소녀시대 윤아 언니 정말 예쁘지 않아요? 특히 얼굴형은 최고로 예쁘고, 어딘지 모르게 사슴 같은 느낌이에요.


Q4. 오래전부터 이효리를 닮고 싶었다.
노래도 스타일도 다 좋아요. 그리고 최고에 자리에 올라서 그 자리를 계속 유지하는 게 대단해요.


Q5. 최근에 내 돈으로 구입한 건 가죽 부츠다.
쇼핑몰에서 산 건데요, 굽 없는 브라운 컬러에  레이스업 디테일이 있는 디자인이에요. 부츠를 굉장히 좋아하거든요(이날도 한쪽에 버클 장식이 8~10개 정도 있는 굽 낮은 블랙 부츠를 신고 왔다).


Q6. 런웨이에 서게 된다면 손정완 선생님의 무대가 좋겠다.
아는 오빠가 디자이너라 쇼를 보러 간 적이 있는데, 사랑스러우면서 독특하고 고급스러운 느낌이 좋았어요.


Q7. <가십걸>에서 가장 좋아하는 스타일은 세레나다.
옷 입는 스타일보다는 자유로우면서 자신감 넘치고 또 가끔 터프한 성격이 맘에 들어요.


Q8. 방송이 아니라면 테일러 맘슨처럼 입고 싶다.
고급스러운 모터사이클 가죽 재킷, 잘빠진 워커, 타이트한 스노 진 등 그녀의 록 시크 스타일이 너무 멋져요.


Q9. 내가 한 가장 심한 사치는 루이 비통 가방이다.
(루이 비통 플랫 슈즈를 썼다가 지우고 다시 쓴다.) 이게 더 비싸거든요. 다미에 라인의 크림 컬러 스피디 3D사이즈 백인데 옛날 스타일 같아서 이제는 안 들어요. 엄마 드려야겠어요.


Q10. 내가 가장 예뻐 보일 때는 메이크업받고 날 때다.
앗, ‘받았을’이라고 써야 했는데. 저는 생얼보다 메이크업한 제 얼굴이 좋아요. 근데 이런 질문엔 다 맨얼굴이 좋다고 대답하던데….


Q11. 가장 큰 피부 고민은 주근깨다.
메이크업해주는 선생님이 커버하는 데 매번 좀 힘겨워 보이거든요.하하.


Q12. 지금 나의 화장대에는 거울, 시세이도 토너와 로션이 있다.
진짜 이거밖에 없어요.


Q13. 중요한 촬영 전날에는 꼭 피부과를 다녀온다.
뭔가 바르거나 마사지를 받는 것보다 이게 더 좋은 것 같아요.


Q14. 절대 포기할 수 없는 뷰티 아이템은 립스틱이다.
브라운 아이드걸스 가인 언니의 아이라인 같은 거죠. 피부가 하얀 편이라 자칫하면 아파 보인대요. 그래서 항상 핑크 계열 립스틱을 바르고 그 위에 립글로즈도 덧바르고 그래요.


Q15. natural 한 메이크업이 나에게 어울린다.
그런데 오늘처럼 강한 화보 메이크업도 괜찮아요.


Q16. 가장 좋아하는 립스틱 컬러는 슈에무라 핑크다.
정확한 컬러 넘버는 기억나지 않지만 슈에무라 루즈 언리미티드의 핑크컬러는 다 예쁜 것 같아요.


Q17. 무대 메이크업은 미키모토 클렌징 오일로 지운다.
한 번에 잘 지워지고, 촉촉하고, 텍스처가 무겁지도 않고요.


Q18. 파우치에 항상 들어 있는 아이템은 바비 브라운 미스트다.
피부가 극도로 건조한 편이에요. 수시로 뿌려줘야 해요.


Q19. 평생 사용하고 싶은 향수는 안나 수이 시크릿위시다.
대부분의 남자들이 좋아하는 향이래요.


Q20. 혼자 할 수 있는 제일 예쁜 헤어스타일은 똥머리다.
(촬영이 끝나자마자 똥머리로 변신했다.)요즘 유행이라 다행이죠.


Q21. 2월에 일본에 가면 마스카라를 사오고 싶다.
일본에는 속눈썹 종류가 정말 다양하잖아요. 제가 언더라인 속눈썹이 많이 없는 편이거든요. 래쉬 캡쳐 브로우래쉬 EX 마스카라를 꼭 사오라고, 메이크업해주는 선생님이 그러더라고요. 짧은 솔이 달린 칫솔 같은 브러시라 저처럼 숱 없는 경우에 좋아요.


Q22. 개미허리를 유지하는 비결은 게으르다는 거다.
게을러서 밥 먹기 귀찮고, 일어나기 싫으면 또 안 먹고, 그러다 보니 마르고 그런 것 같아요. 그리고 개미허리 정도는 아닌데…


Q23. 다이어트 때문에 밀가루 음식, 라면제외(신라면♥)은 먹지 않는다.
사실 저는 밥을 좋아하고요. 피자, 스파게티, 햄버거 종류는 원래 안 좋아해요. 하지만 라면만큼은 좋아하는데, 신라면이 최고예요.


Q24. <강심장>에서 한 ㅅㅎ 고백은 속시원한 일이다.
후회하지 않아요. 인터넷에 말도 안 되는 리플이 계속 떠도는 것보다 직접 말하는 게 낫겠다고 생각했어요.


Q25. 카라가 되지 않았다면 지금 쇼핑몰을 하고 있을 거다.
쇼핑몰 다니면서 예쁜 아이템 찾아내는 걸 워낙 좋아하고, 어울리는 의상끼리 맞춰보고 그런 것도 재미있거든요.


Q26. 지니가 소원을 들어준다면 키가 5CM만…을 말하겠다.
정말 딱 5CM 크면 좋겠어요. 아… 그럼 나보다 더 작은 승연 언니는 어쩌지? 언니도 같이 부탁하면 안 될까요?


Q27. 일본에 진출한다면 <아라시 숙제군><헤이헤이헤이> 중 <아라시 숙제군>에 나갈 수 있다면 좋겠다.
게키단 히토리 씨라고 일본에서 굉장히 유명한 개그맨이 <아라시 숙제군>에 나가서 저희를 좋아하신다고 하셨어요. 저희도 답례로 거기 나가서 “히토리 상 고맙습니다~”라고 할 수 있으면 좋겠죠.


Q28. 연기를 할 수 있다면 <겨울연가>의 최지우가 한 그 역할이 좋겠다.
저는 TV를 잘 보지 않는데요. <겨울연가>는 하나도 안 빼놓고 다 봤어요. 마지막 몇 회는 많이 울면서 봤던 것 같아요.


Q29. 2010년 스캔들이 난다면 황정음♥김용준처럼 나고 싶다.
그 커플 정말 예뻐 보이지 않나요?


Q30. 나를 설명하기 가장 좋은 단어는 COOL이다.
사실 안티 리플 같은 거 무척 신경 쓰이지만, 사람들 앞에서는 ‘나는 쿨한 B형이잖아’라고 말하고 다니거든요. 하하.

출처 : 구하라팬사이트기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