잉여
태초이래 사람은 일을 열심히 하지 않았다. 한끼.하루 그저 살아가면 그뿐.
음식보관용 토기가 생기면서 잉여품을 저장하고 좋은 터전을 찾아 다니다 영토를 두고 싸움이 시작되었다.그러다 전기가 발명되고 냉장고에 많은 음식을 보관하면서 잉여의 재미는 더해지고 은행이 생기면서 화폐는 생존의 무기가 되었다.무기는 때론 욕심.욕구.욕망의 산물로 편리를 넘어 편안을 준다.
오남저수지에서 라떼 한 잔 시켜놓고 멍하게 있으니 멍의 정점에 *오늘 같은 밤* 노래가 나온다. *그대와 영원토록~~*
잉여가 있기에 즐기는 여유.남음과 넉넉함.
우둔한 내가 선택한 몇 가지 중 잘한 것이 있다면 국가장학금과 일정액의 잉여금외에는 경제활동을 하지 말자고 한계를 설정한 것이다.
잉여가 분쟁의 씨앗이지만 잉여가 있기에 호수의 물오리를 물끄러미 쳐다 보고 쑥이 쑥 자란 것도 보고 스피커에서 흘러나오는 노랫가락에 흥얼 거리기도 한다.
잉여가 분쟁의 출발점이지만 일상의 여유로 와 닿으니 결코 싫어 할 것은 아니다.
눈 앞에는 사람들이 끊임없이 걷고, 이야기를 나누며 그들의 잉여, 여유를 즐기는 것 같다.
오늘 같은 밤 노래가 한 번 더 흘러 나오기를 바란다면 나쁜 잉여이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