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채만식, 「영웅 모집」
◆이해와 감상
이 작품은 세태 풍자가 나타나는 희곡으로, 파고다 공원을 무대로 다양한 인물들이 등장하면서 장면을 형성한다. 극 중에 등장하는 인물들인 소년, 전문학교 학생, 타락한 남녀, 알량한 과부, 병든 노동자, 변절한 지식인, 순사 등의 대화를 통해 1930년대의 병든 현실을 제시하고 있는 것이다. 또 작가는 다양한 인물들에 대해 자신의 감정을 드러내는 피에로를 통해 현실에 대한 비판적 시각을 보여 주고 있다. 작품은 총 10개의 장면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각기 다른 인물들이 등장하는 10개의 장면에 대해 마치 피에로가 관객에게 정리를 해 주는 듯한 설정을 보여 주는 것이 특징이다.
◆주제 : 일제 강점기의 다양한 인간 군상과 그에 대한 비판
◆구성
•장면 1: 깔끔한 의복의 소년 A가 카스텔라를 먹고 있는 것을 보고 행색이 초라한 소년 B가 이를 빼앗으려고 한다. A는 B를 약 올리고 B는 악착같이 카스텔라를 빼앗아 먹는다.
•장면 2: 전문학교 학생 A와 B가 등장하여 고등룸펜이 늘어나는 현실을 개탄한다. 그들은 미래에 대한 불안으로 요행을 바라거나 마작에 대한 관심을 드러내는 등 염세주의적 태도를 보인다.
•장면 3: 매춘부가 어떤 남자를 향해 정조를 흥정한다.
•장면 4: 신사 A가 신사 B에게 파고다 공원을 불하받아서 그곳에 유흥 시설을 만들어 돈을 벌겠다고 말한다.
•장면 5: 과부가 아들, 딸과 함께 공원을 찾았는데 그곳에서 옛 친구를 만난다. 과부는 자식들을 위해 수치를 참아 가며 첩살이를 시작했지만 6개월 만에 쫓겨났다고 한다.
•장면 6: 사흘째 굶은 처자가 있는 병든 노동자가 죽어도 가족과 같이 죽어야겠으니 뚝섬까지 나가야 한다고 순사에게 말한다.
•장면 7: 굶주리고 행색이 초라한 룸펜들이 등장하여 벤치에 걸터앉아 있고, 변절자인 어떤 사람 A와 B가 등장하여 자신들의 변절을 합리화한다. 어떤 사람 B가 담배 토막을 버리자 룸펜들은 그것을 서로 집으려고 야단이 난다.
•장면 8: 북간도로 떠나는 이주민 가족이 서울을 지나던 중 공원의 사리탑을 보며 눈물을 보인다.
•장면 9: 술에 취해 비틀거리는 주정꾼 A, B가 등장한다.
•장면 10: 피에로는 ‘영웅 대모집’이라고 쓴 간판을 들고나와 종을 치며 영웅을 모집한다고 소리치지만 소년들의 놀림만 받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