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은님과 한참 얘기한... 후의 그냥 결과물입니다.
1. 수학의 경우
수학 공식의 경우엔 공리(Axiom)이라는 foundation을 가지고, 그 공리를 이용하여 일련의 자명한 논리적 귀결을 통해 도출된 결과입니다. 상상의 산물이므로 무한히 이상적이며, 당연히 똑같은 공리와 논리적 구조를 통하면 누구나 동일한 결과를 얻게 되며, 한번 증명된 공식은 동일한 공리 체계 내에서 반박 불가능합니다.
(물론, 공리 체계 자체를 붕괴시킨다면 새로운 수학 분야가 생기는 것입니다. 원래 공식의 반박이 아니라.)
2. 과학의 경우
과학의 경우엔 약간 달라집니다. 수학과 비슷한 방식의 논리적 귀결을 통한 공식 도출이긴 하지만, 이 경우엔 foundation이 상상의 산물인 공리가 아니라, 현실의 산물인 측정(measurement)입니다. 예컨대, F=ma라는 공식은 몇몇 경우의 가속 운동을 실험해 본 후에 도출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런 경우엔 문제가 생기는데, 수학의 경우엔 본질적으로 연역적이므로 예컨대 대수학의 기본 공식은 어떠한 반례도 허용하지 않으며, 모든 n-order equation은 n개의 근을 갖는다고 기대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과학은 Measurement를 바탕으로 귀납적 방법을 통해 얻은 공식들이기 때문에, 우리는 미소입자에서 뉴턴 역학이 어그러지는 것을 측정할 수 있으며, 그 결과 새로운 체계(아인슈타인 역학)가 생기게 되었습니다. 이와 같이 과학의 경우엔 측정 결과에 따라서 이론이 지속적으로 수정 가능하며, 몇몇 공식은 실험을 통해 얻어낸 결과간의 대략적인 관계를 수식화 시킨 것(Ex, 비오-사바르 법칙)도 있습니다.
3. 인문학의 경우
이 부분은 전공분야가 아니라서 명확히 설명은 힘들지만, 대체로 일반적인 인문학 분야의 경우에 있어서, 어떠한 확고한 법칙에 따라 이동하진 않습니다.(이 경우에 법칙이라는 것을 유한 개의 반례를 가지며, 무한 개에서 성립하는 것이라 정의합니다.) 동일한 사람이 동일한 것을 실험하더라도 정확히 딱 떨어지는 결과를 얻는 것을 힘들며, 동일한 해석을 하는 것을 불가능합니다. 인문학의 일반적 연구 대상은 사회이며, 사회는 변수가 무한하다고 할 정도로 많기 때문에, 사실상 위에 서술한 '쉬운' 학문 분야에 비해서 정리하기 어렵습니다.(수학자가 계산에서 틀리거나, 화학자가 반응을 실수 하진 않지만, 경제학자는 종종 파산합니다.) 따라서, 인문학의 경우에 이론이라는 것을 규정하기가 꽤나 힘들며, 인위적으로 데이터 관측을 위한 조작이라는 것도 현실적으로 불가능합니다. 따라서, 인문학은 대체로 다수설과 소수설로 갈리게 됩니다.
그렇다면, 인문학에서 사실이 되기 위해 갖춰야할 조건은 과연 무엇일까요?
제 생각엔 인문학 사실이 가져야 할 조건은 아까 제가 정의했던 것보다 약간 엄격하게, 소수의 반례를 가지며, common set에서 성립하는 경우를 법칙이라고 정의하고 싶습니다. 모든 데이터에 개인의 사상이 반영되므로 어느 정도씩의 편향이 있는 데이터를 얻게 되기 때문에, common set에서 성립한다면, 그 것이 일단 현재의 사실로 공인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수업 시간 중에 한 10분만에 친 글이라서 글이 개판이군요;;
첫댓글 요약: 1. 수학은 증명의 학문이다. / 2. 과학은 가설의 학문이다. / 3. 인문학은 가치의 학문이다.
뉴턴의 성공 이후 타분야에서 그 방법론을 수입, 적용하려는 시도가 꽤 있었던 걸로 과학사 족에서 본 기억이 있어요.. 화학 분야처럼 물리학과 가까운 분야에선 상당한 성공을, 생물 쪽에선 그보다 못한 성공을, 인문학 분야에서도 도입 시도되었는데 일부의 성공 정도로 그였다고 했던 걸로 기억합니다.. 공학에서는 현실의 세상에서 자잘한 요소들을 떼어내고 추상화, 간략화하는 것을 모델링이라고 합니다. 제 생각엔 수학과 자연과학(물리학 제외)의 차이가 자연과학과 인문학의 차이보다 오히려 크지 않을까 해요.. 왜냐면 인식론에서 중요시하는 추상과 현실 사이, 명제에서 추론으로 나아가는 경계가 수학과 자연과학 사이에 놓여있기
때문이죠.. 자연과학과 사회과학의 차이라면 둘다 학(study)로서 현실을 추상화하여 <인식>하려는 본질은 같은데, 다만 사회과학에서 다루는 대상은 조낸 복잡하여(대우주보다도 더!!) 추상화(또는 공학적 모델링)이 훨씬 어렵고 뉴턴과 같은 거대이론이 (제대로) 성립된 예가 없다는 점이겠지요.. 쓰고 나서 보니 처음부터 인문학보다는 사회과학으로 표현하는 것이 나았겠네요. 제 리플 처음부터 인문학 => 사회과학으로 바꿔읽어주셈..
예전 고등학교1학년시절 수학선생님이 말한게 생각나네요. 선생님曰 "너희들이 수학없이 철학을 할수 있을것 같아?"(애들이 수학시간에 졸아서 수학선생님이 좀 화나신거 같았습니다.) 애들曰 "아니죠. 철학없이 수학을 할수 없는 거죠"(애들도 나름대로 반격하더군요) 님들은 철학이 먼저라고 생각하세요? 아님 수학이 먼저라고 생각하시나요?
철학이 먼저라고 봐야할거예요.. 철학과 수학이 겹치는 부분인 논리 부문이 철학 쪽에서 먼저 정립된 것을 수학에서 도입한 것이고, 수학은 어쩌면 논리학의 수치화라고도 볼 수 있으니가요.
.. 철학이 학문의 왕이라 불리는 이유는 철학이 '생각하는 방법'에 관한 학문이라서이죠 ㅡ,.ㅡ.. 굳이 따지는거랑은 상관이 없는거같은데 (것보다 그 애들도 참 독특하네효. 보통은 '철학 안하는데요?'라고 응답할거같은데.)
철학 자체는... 생각하는 모든 것에 철학이라 이름 붙일 수 있으니... 철학은 넘을 수 없는 벽...=_=;;